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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여형민은 허태준과 안지 몇십 년이 되었지만 허태준의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 그의 기억 속에 허태준은 늘 침착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여형민도 당연히 어르신이 허태준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고 허태준이 지금 어떤 심정일지도 이해가 갔다. 여형민은 더 이상 허태준을 말리지 않았다. 그저 허태준이 취해서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허태준이 몸집이 큰 데다가 완전히 의식을 잃어버리니 여형민도 그를 움직이기 힘들었다. 여형민은 직원에게 부탁해서 허태준을 연회장 내부의 소파에 눕혀 하룻밤 재웠다.

큰 충격을 받은 탓인지 허태준은 새벽에 열이 펄펄 끓었고 헛소리까지 했다. 할아버지를 부르다가 심유진을 부르기도 하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눈물까지 흘렸다.

여형민은 허태준이 걱정되어 잠을 설쳤다. 그런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면서도 무력감이 몰려왔다. 친구가 저렇게 힘들어하는데 자신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이 비참했다.

허태준을 병원에 데려갈 수도 없었다. 만약 병원에 데려간다면 허태준 집안사람들이 또 뭔가를 알아낼지도 모른다. 여형민은 직원에게 해열제와 얼음물을 부탁했다. 그리고 허태준에게 해열제를 먹이고 얼음물에 적신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줬다.

새벽 네다섯 시가 되여서야 허태준은 깊게 잠들었다. 여형민도 지쳐서 주저앉았다.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왔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여형민은 아는 의사에게 연락했다. 지금 허태준의 상황을 봐서는 진료를 받아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허태준은 아무리 취했어도 어김없이 아침 여덟 시에 눈을 떴다. 머리는 깨질 것처럼 아팠고 몸은 불덩이 같았다. 손에 수액바늘이 꽂혀있는 것이 보였다.

여형민은 한시도 허태준 곁을 떠나지 않다가 허태준이 일어난 것을 보고 급히 말했다.

“일어나지 마. 바늘 뽑히면 어떡해.”

허태준이 다시 눕더니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나 어떻게 된 거야?”

어젯밤에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목이 불타는듯한 느낌이어서 말하기도 힘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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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reo2477
그러니까 심유진 그렇게 예뻐하던 할아버지가 하루 아침에 왜 싸악 변했냐구요... 그 만두 빚어준다해서??? 허태준도 그날부터 180도 바뀐 걸로 기억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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