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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허태준은 아무 표정 없이 고개만 끄덕이며 기계처럼 위로를 건넸다.

“명복을 빕니다.”

그 냉담함이 허태준의 어머니를 슬프게 했다. 어머니는 뭔가 말하려는 듯하다가 결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준이 왔니?”

삼촌 두 분이 가족들을 데리고 왔다. 다들 얼굴에 옅은 웃음기가 있었다. 슬픔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둘째 삼촌이 허태준의 어머니를 책망했다.

“제가 호상이라고 했잖아요. 어르신 편안하게 가셨는데 이렇게 우시면 황천길도 편하게 못 가실 거예요.”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허태준의 손을 더 꼭 잡을 뿐이었다. 허태준은 참지 않고 받아쳤다.

“가족이 돌아가셨을 때는 슬퍼하는 게 당연한 거죠. 근데 이렇게 좋아하시는 건 호상이어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곧 재산을 상속받을 생각에 기뻐서 그러시는 건가요?”

“너!”

삼촌이 눈을 부릅떴다.

“어디 어른한테 못 하는 소리가 없어!”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허태준 아버지가 허태준을 말렸다.

“일이 바쁘다며. 여기서 이러고 있지 말고 먼저 돌아가.”

허태준은 가기 싫었지만, 삼촌들 얼굴이 보기 싫었다.

“네.”

허태준은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떴다. 허태준이 떠나자, 삼촌네 가족들은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살아생전에 쟤를 그렇게 이뻐했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래. 돌아가시니 장례식장도 안 지키려는 것 봐.”

목소리가 결코 작지 않았기에 어머니는 그 대화를 다 들을 수 있었다. 어머니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 아버지가 말리는데도 그들에게 달려가 울면서 소리쳤다.

“태준이가 이렇게 된 게 누구 때문인데! 그때 그 일이 있을 때 너희 중 누구 한 명이라도 관심해 준 적 있어? 다들 뒤에서 사실은 좋아하고 있는 거 우리가 모를 것 같아? 우린 너희들이랑 아버님 재산으로 다툴 생각 없어. 너희 같은 쓰레기들이랑 다르게 우리 태준이는 엄청 대단하거든. 근데 너희는 남 등골 빼먹는 것 빼고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어?”

화가 나서 뱉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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