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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심유진이 조금 버거워하자 허태준이 얼른 일어나 별이를 받아 안았다.

“별아...”

허태준은 별이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 목이 메었다.

“삼촌.”

허태준은 별이 앞에서 눈빛에 어린 살기를 감추려 노력했다. 자신의 아들을 건드린 정소월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허태준은 별이를 자신의 무릎에 앉혔다.

“아직도 아파?”

허태준이 별이의 눈물을 닦아주며 자상하게 물었다. 여형민은 그 모습을 보면서 입을 삐죽거렸다. 부자간의 정은 무시 못 한다더니 결벽증이 그토록 심한 허태준도 이 순간만큼은 결벽증을 극복한 것 같았다.

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방 안에 있는 세 명의 어른 모두 주먹을 꽉 쥐었다. 허태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울분을 감췄다.

“삼촌이 상처 좀 봐도 될까?”

허태준이 조심스레 묻자 별이가 또 고개를 끄덕였다. 허태준은 떨리는 손으로 별이의 옷을 들췄다. 허리와 등에 모두 멍이 가득했다. 허태준의 눈빛에 한기가 흘렀다. 옆에 앉아있던 여형민마저도 그 모습을 보며 표정이 굳었다. 허태준은 그 상처들을 만져보려다가 혹시 별이가 아파할까 봐 그만뒀다.

“미안해.”

허태준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사실 그는 아빠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정소월이 미웠지만 자기 자신이 더욱 증오스러웠다. 심유진은 허태준의 슬픔과 분노가 느껴졌다. 하지만 그가 왜 이토록 분노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별이와는 고작 몇 번 만난 것이 다인데 아무리 정이 들었다고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식사 준비는 다 됐어요?”

심유진의 시선을 느낀 여형민이 물었다.

“제가 도와드릴까요?”

심유진은 그제야 하다 만 요리가 떠올랐다.

“아니요, 별이랑 잠시만 놀아주세요.”

심유진이 얼른 주방으로 들어갔다. 심유진이 간 뒤에야 허태준은 마음 놓고 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출 수 있었다. 아직도 눈물이 고여있는 눈으로 허태준을 바라보며 별이가 말했다.

“삼촌은 아빠 같아요.”

허태준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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