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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허아리가 얼른 말을 보탰다.

“우리 반 별이라는 애가 그랬어요. 저 맨날 괴롭혀요.”

허태준은 살짝 움찔했지만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허태준은 딱히 이 화제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정소월이 이를 악물었다.

“맞아. 반 애들은 선동해서 우리 딸을 따돌린대. 그래서 우리 딸은 친구도 없다고 하더라고. 그 애 엄마를 찾아갔는데 왕따를 당하는 건 자기 아들이랑 상관없는 일이고 다 아리가 잘못한 거라고 그러더라.”

“그럼 유치원을 옮기자.”

허태준이 고민도 안 하고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정소월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그냥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현재 가장 급한 건 허태준이 심유진에게 손을 대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과 딸을 허태준이 받아들이는 것이 첫 순서였다.

허태준이 둘을 거실로 들였다. 허아리가 소파에 앉으려는데 허태준이 막았다.

“너...”

허태준이 정소월에게 말했다.

“애를 안고 앉아.”

정소월은 내키지 앉았지만 허아리를 무릎에 앉혔다. 허아리는 5살밖에 안 됐지만 이미 몸무게가 70근은 나갔다. 또래 아이들의 두 배는 되는 몸무게였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정소월은 다리가 아팠다. 하지만 허태준 앞에서 화를 낼 수도 없으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 허태준은 물을 한잔씩 내주고 그 옆에 앉았다.

“이왕 왔으니까 나도 할 말 다 할게.”

진지한 허태준의 표정에 정소월은 불안 해났다.

“뭔데?”

“난 예전의 기억을 잃었어. 근데 어머니가 우리 둘은 결혼한 적도 없고 너도 내 아내가 아니라고 하더라.”

정소월은 심장이 덜컹했지만 억지로 웃었다.

“사고가 나기 전에 결혼을 준비하던 사이였어. 이미 부부나 다름없는 관계였다고. 그리고 우리 사이에 애도 있는데...”

허태준이 말을 끊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결혼은 안 했다는 거야. 전에 어떤 상황이였든 간에 지금 난 너한테 아무런 감정도 없어. 솔직히 사랑하지 않아. 그래서 남편의 신분으로 너랑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아. 낯선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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