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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허아리는 손이 작았지만 심유진은 허아리가 친 손이 너무 아파 인상을 찌푸렸다.

“딸!”

멀지 않은 곳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심유진은 미처 일어날 틈도 없이 그 여성에게 밀쳐져 다시 바닥에 주저앉았다.

“누구신데 저희 딸을 괴롭혀요?”

심유진은 얼굴을 확인하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괴팍한 여인이 정소월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엄마!”

별이가 얼른 심유진은 부축하고 나서 정소월을 노려봤다.

“왜 저희 엄마를 미세요? 엄마가 괴롭힌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사과하세요!”

“얜 또 뭐야?”

정소월은 가소롭다는 듯 별이를 쳐다봤다.

“안 본 사이 많이 변했네요.”

심유진이 차갑게 웃었다. 정소월은 그제야 심유진의 얼굴을 확인했다.

“유진 씨?”

정소월은 꽤나 놀란 것 같았다.

“돌아오신 거예요?”

정소월이 믿기 어렵다는 듯 별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유진 씨 아들이에요?”

“네.”

심유진이 별이의 손을 꽉 잡았다.

“제 아들이고 소월 씨 딸이랑 같은 반 친구예요. 전에 따님이 저희 아들을 물었다고 하길래 전화드렸었고요.”

정소월은 그 일이 생각났는지 표정이 부자연스러워졌다.

“죄송해요.”

정소월의 말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당시 기분이 안 좋아서 전화를 끊었었는데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이런 모습은 예전과 똑같았다. 허위적이고 가식적인 모습. 심유진은 그제야 정소월에게서 익숙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 딸을 대신해서 아드님께 사과할게요.”

정소월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아직도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딸을 일으켜세웠다.

“저희는 이만 집으로 돌아가려고요. 다음에 또 봐요.”

정소월은 집으로 간다고 하며 허태준이 사는 쪽으로 걸어갔다. 심유진은 그 두 모녀를 보며 가슴이 바늘로 찔린 것처럼 아려왔다.

정소월은 고개를 돌리자마자 표정이 싹 바뀌었다. 눈빛이 증오로 가득했다. 어째서 허태준에게 버림받고도 심유진은 저렇게 잘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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