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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심유진은 전처럼 여형민을 열정적으로 반겨주지 않았다. 그녀는 입구에 선 채 여형민을 집안으로 들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긴 왜 왔어요?”

여형민은 당당하게 말했다.

“별이가 초대해서요.”

심유진은 바로 몸을 돌려 그 스파이를 바라봤다. 별이는 여형민의 목소리를 듣고는 신나서 달려왔다.

“삼촌!”

별이는 심유진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여형민의 손을 잡고 집안으로 들였다. 여형민은 어쩔 수 없이 들어오는 척하며 심유진을 바라봤다. 왠지 우쭐대는 것 같은 그 눈빛에 심유진은 화가 났지만 별이가 이렇게까지 좋아하는데 실망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차마 여형민을 내쫓지 못했다.

여형민은 사양하지 않고 쏘파에 앉아 별이를 자신의 무릎에 앉혔다. 여형민의 별이의 얼굴을 살피며 말했다.

“어쩌다 이런 병에 걸렸어. 힘들어서 어떡해.”

별이가 고개를 저었다.

“조금 가려운 것 빼고는 괜찮아요.”

별이가 이렇게 말하며 심유진의 눈치를 살폈다. 심유진은 별이가 자신이 걱정할까봐 일부러 그렇게 말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심유진은 별이의 마음이 따뜻해져 여형민에 대한 태도도 조금 누그러졌다.

“뭐 좀 마실래요?”

심유진이 여형민에게 물었다.

“주스랑 커피 있는데.”

“따뜻한 물 한잔만 주세요.”

여형민이 자신의 목을 잡으며 인상을 쓰고는 말했다.

“요즘따라 목이 아프네요.”

심유진은 귀찮았지만 거절하지 않았다.

“물 끓여 올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요.”

심유진이 주방에 들어가자마자 여형민은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별이를 찍었다. 얼굴과 목, 팔 쪽에 난 수포까지 모두 찍은 여형민은 그 사진들을 어딘가로 전송하더니 바로 다시 삭제해 버렸다. 별이는 여형민의 이런 이상한 행동들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을 심유진에게 얘기하면 안 된다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심유진이 따뜻한 물을 들고나왔을 때 거실에서 두 사람은 열심히 블록 놀이를 하고있었다. 블록은 못 보던 것이었고 금방 뜯어낸 포장지가 바닥에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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