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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제 이름은 어떻게 아시는 거죠?”

허태준이 물었다.

“그리고 저희가 전에 알던 사이였나요? 제 아내는 또 누구고요?”

심유진은 멍해졌다. 그녀는 허태준을 빤히 쳐다보며 진짜 기억을 잃은 건지 아니면 그런 척하는 건지 알아보려 했다. 허태준의 눈빛이 정말 당황한 사람 같았다.

심유진은 시선을 거두고 담담히 얘기했다.

“CY 그룹 대표님이시잖아요. 한번 뵌 적이 있는 것 같아 이름이 기억났어요. 그리고 아까는 제가 말실수했네요. 저희는 아무 사이도 아니고요, 그냥 결혼하셨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서 아내분이 오해하실까 봐 한 얘기예요.”

허태준은 한마디도 안 하며 심유진을 바라보기만 했다. 심유진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 더 이상 그와 함께 있기가 힘들었다.

“하여튼 따라오지 마세요.”

심유진은 거의 뛰다시피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잠그고 나서야 미친 듯이 뛰던 심장도 점점 진정이 되는 것 같았다.

별이는 거실에서 책을 읽다가 다급히 뛰여 들어온 심유진을 보고 걱정하며 물었다.

“엄마, 왜 그래?”

”아니야, 아무것도.”

심유진이 억지로 웃어 보이며 장바구니를 들어 보였다.

“엄마가 우리 별이 좋아하는 스테이크랑 간식들 잔뜩 사 왔어.”

“오예!”

별이가 신나서 냉큼 달려와 간식들을 가져갔다. 평소에 간식을 잘 사주지 않지만

몸이 안 좋으니 특별히 사 온 것들이었다. 심유진은 별이가 간식을 다 챙겨가고 난 뒤에야 점심을 만들기 위해 주방으로 갔다.

하지만 음식을 만드는 내내 허태준의 얼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형민이 허태준은 여전히 병원에 누워있다고 얘기했었다. 그리고 어쩌면 평생을 병원에서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고까지 말했었는데 의식을 되찾은 데다 기억까지 잃은 상태였다. 이런 결말이 허태준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심유진에게는 좋은 점이 많았다. 적어도 앞으로 만났을 때 어색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심유진은 왠지 모르게 속상한 감정이 들었다.

손가락에 아릿한 통증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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