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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심유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별이를 품에 안고 최대한 빨리 유치원에서 나와 차에 올랐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병원에 도착해서 소아과로 예약을 했다. 언제나 사람이 많은 병원인만큼 소아과 역시 사람으로 가득했다.

별이는 어릴 때부터 잘 아프지 않는 건강한 아이였다. 아파봤자 며칠 동안 약만 먹으면 낫는 가벼운 감기 정도였기에 병원에 간 적도 몇 번 없었고 병원에서 순서를 기다릴 때의 초조함 역시 겪어본 적이 없었다.

자기가 아픈 거면 모를까 아이가 아프니 심유진은 더욱 초조해져서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1초라도 늦으면 별이의 병이 더 심각해질 것만 같았다.

심유진은 계단을 마주하고 있는 자리에 앉아 오고 가는 환자들을 살펴보며 자기 차례가 오기를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렸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진료실로 쳐들어가고 싶었지만 모두가 자신과 같은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에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다렸다.

그때 한 사람이 심유진의 눈길을 끌었다. 분명 여름인데 긴팔 긴바지에 외투를 걸치고 모자와 마스크까지 착용한 채 아주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었다. 체형으로 봐서는 여성일 것 같았다. 그 여성은 목을 움츠린 채 바닥만 쳐다보며 한 번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마침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기에 심유진이 앉은자리에서 그 여성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비록 눈만 밖에 내놓은 상태였지만 심유진은 그 여성이 심연희라는 걸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심유진은 심연희가 자신을 알아볼까 봐 얼른 고개를 숙이고 별이의 얼굴도 가렸다. 하지만 심연희는 그 누구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은 채 다급하게 계단을 내려갔다.

심연희가 시야에서 사라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별이가 진찰받을 순서가 왔다. 사실 의사의 시선에서는 수두가 그렇게 심각한 병이 아니었기에 2분도 안 되는 사이에 진찰은 끝이 났고 약을 처방받고 나서 집에 갈 수 있었다.

심유진은 별이를 안은 채 겨우 집까지 도착했다. 옷을 벗기고 샤워를 시키려는데 아까보다 몸에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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