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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허태준이 걸어가 초코를 안았다.

정소월은 긴장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초코가 많이 보고 싶어 했나 봐.”

초코의 어색한 모습에 적절한 핑계를 찾으려 했다.

“그런가 봐.”

허태준은 초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거짓말은 눈치채지 못한 듯 표정은 여전히 평온했다.

정소월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허태준의 품에 안겨 인형처럼 고분고분 해진 초코는 솜털같이 보들보들한 머리로 그의 손바닥에 비벼댔다. 울음소리도 평소와 같았고 애교를 부리는 듯했다.

허태준은 고양이를 안고 소파에 다시 앉았고 정소월도 그 뒤를 따라갔다.

여형민은 두 사람과 잘 모르는 사이였기에 눈치 없이 끼어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한쪽에 조용히 앉아 허태준이 일을 끝내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나쁜 놈!”

정소월은 허태준의 어깨에 기댄 채 검지를 내밀어 초코를 꾸짖기라도 하는 듯 이마를 콕 찔렀다.

그녀가 손을 거두기도 전에 초코가 발톱을 드러냈다.

그러자 정소월은 처량한 비명소리를 질렀다.

“악!”

그녀의 손은 재빨리 움츠러들었고 허태준이 머리를 숙여 보니 그녀의 손등에는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초코의 품종은 랙돌 품종이었기에 천성적으로 애교가 많고 사람을 잘 따랐다. 사람과 놀기 좋아했지만 장난기 많은 도메스틱 고양이처럼 사람을 할퀴거나 물지는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허태준은 가슴이 철렁했다.

그는 평소 초코에게 심한 장난도 많이 쳤지만 늘 그에게 달라붙었고 마치 앙심을 품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가끔 초코가 너무 둔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초코가 정소월을 이렇게 대한다는 건...

이틀 동안 정소월이 초코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허태준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태준아...”

정소월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억울하다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그의 품에 안겨 위로를 받고 싶었지만 그의 다리에 엎드려 경계하는 초코 때문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허테준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관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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