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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정소월은 허태준이 닫은 문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두 손은 주먹을 쥐었고 이빨이 부서질 듯 꽉 깨물었다.

여형민은 그녀의 이런 행동을 보았다. 하지만 얼굴은 평온한 척하고 아무것도 못본 척하였다.

“정 아가씨. 허 대표님이 아가씨께서 심한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하던데요?”

그는 화제를 계속하려고 했다.

“네.”

허태준이 가자마자 정소월이 여형민에 대한 태도는 삽시간에 싸늘해졌다. 말할 때는 여형민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여형민은 그녀의 행동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불편했으나 정소월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에 받아들이도록 했다.

그는 생각했다. 정소월이 언젠가 그와 허태준이 제일 친한 친구라는 것을 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전 변호사한테 제출했던 자료를 저한테도 주시겠어요?”

여형민은 물었다.

“지금은 저도 없는데요.”

정소월은 바로 거절을 했다.

”자료가 필요하시면 허 대표님을 찾으세요.”

그리고는 여형민이 무슨 반응을 하건 일어나서 손님을 보냈다.

”여 변호사님, 제가 지금 피곤해서 그러는데 다른 일이 없으시면 먼저 나가주세요. 이혼에 관해서 나중에 시간을 잡아 얘기하도록 하죠.”

프로 변호사다운 이미지가 아니었으면 여형민은 바로 반박을 했을 것이다.

피곤해?

매일 하는 것도 없이 소파에 누워 티비나 보고 배달이나 시켜 먹는 사람이 피곤하면 얼마나 피곤하다고?

그는 마음속으로 욕을 했지만 얼굴에는 딱 좋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그래요. 그럼 먼저 가볼게요.”

그는 명함을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정 아가씨께서 이혼에 관해 얘기하고 싶거든 저한테 전화로 예약을 해주시면 됩니다.”

“네.”

정소월은 대충 얼버무렸다.

여형민이 떠나려고 하는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조용하고 나른한 목소리가 딱 애기 고양이 목소리였다.

갑자기 그는 허태준의 집에서 본 그 랙돌 고양이가 생각났다.

“아가씨도 고양이를 기르시나요?”

그는 놀라웠다.

“네.”

정소월은 이마를 찌푸렸다. 거실을 한바퀴 돌아보아도 고양이의 흔적을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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