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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싸늘한 공기가 들어와 집안의 온도는 내려갔다. 기름진 냄새도 조금 빠졌다.

여형민은 결벽이 없었다.

하지만 결벽이 없다 해도 다른 사람이 먹다 남은 쓰레기를 치우기 싫었다.

친한 친구면 모를까 하필이면 그가 혐오하는 정소월이었다.

“안치워.”

그는 쇼파에 털썩 앉고는 편안하게 말했다.

“정소월 보고 직접 치우라고 해.”

허태준은 그를 노려보았지만 강요하지는 않았다.

정소월은 옷만 갈아입는다고 했는데 그녀가 안방에서 나올 때는 머리도 말렸고 화장도 완성 었다.

여형민은 그녀가 왜 한시간 반이나 나오지 않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무장을 마치자 정소월은 아까 보다 더 진정되었고 더 자신이 있어졌다.

하지만 탁자위의 쓰레기를 보자 그녀는 또 당황했다. 그리고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빠른 속도로 쓰레기를 처리하고 쓰레기통에 버렸다.

다른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시름을 놓고 허태준의 옆에 앉았다.

“태준씨!”

그녀는 애교를 부리면서 불렀다. 말투에는 탓하는 기색이 있었다.

”이제 오면 미리 전화라도 줘요! 치우기라도 하게요! 아니면 창피하잖아요!”

허태준은 담담히 대답했다.

“그래.”

정소월의 시선은 여형민한테 갔다.

“변호사님은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그녀는 웃으면서 물었다.

여형민은 대답했다.

”여 변호사입니다.”

친절하지도 차지도 않았다.

정소월은 “네.”하고 오른손으로 자연스럽게 허태준의 다리에 놓여진 왼손을 잡았다.

”태준씨한테서 들었어요. 여 변호사님은 이혼전문 변호사라면서요. 패한 적 한번도 없었다구요?”

여형민은 맞잡은 두 손을 적나라하게 바라보았다. 욕이 나올 뻔한것을 참았다.

이 여자는 담도 크지!

하지만...

그는 슬쩍 허태준을 바라보았다. 태연한 척하는 얼굴을 보니 흐뭇해졌다.

뿌리는 대로 거둔다더니 속이 다 후련했다!

“허대표님이 과찬을 해주셨네요.”

여형민은 손사레를 쳤다.

”진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운이 좋게 이긴 사례가 좀 많긴 하죠.”

“그렇다니 다행이네요.”

정소월은 시름을 놓은 것 같았다.

”솔직히 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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