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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심유진은 갑자기 귀찮아졌다. 그래서 담요를 그에게 던지다 싶이 하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허태준의 웃음소리가 생생히 그녀의 귀에 들렸다.

그는 입술을 그녀의 얼굴에 갖다 댔다. 조금 더 가까이 댔으면 그녀의 귓방울에 입을 맞출 수 있는 지경이었다.

“질투나?”

그의 콧김은 전부 그녀의 말랑한 피부에 닿았다. 그녀의 체온은 삽시간에 또 상승하였다.

심유진의 마음은 짜릿해 났다. 그녀는 그를 노려보고는 그의 추측을 부정하였다.

“누가 질투하나요? 상상하지 마세요!”

“그래.”

허태준은 이럴 때만큼은 자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심유진은 입술을 깨물고는 백팩에서 야구모자와 안대를 꺼내고 자신을 전신 무장시켰다. 이어폰을 끼고는 음량을 제일 높게까지 올렸다. 그와 교류할 수 없게 말이다.

허태준은 더욱 크게 웃었다.

그의 눈 안에 따스한 빛은 주변 승객들의 주의를 끌었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핸드폰을 들어 셔터를 누르려 했다. 하지만 누르기도 전에 허태준의 경고 어린 차가운 눈빛을 받았다.

승객은 손이 떨려 핸드폰을 도로 내려다 놓았다.

**

심유진은 원래 자는 척 하였으나 중도에 아예 잠이 들어버렸다. 허태준이 비행기가 착륙하기 전에 심유진을 깨웠다.

그들의 맞잡은 손은 떨어진 적이 없었다.

비행기에서 내릴 때 심유진은 부끄러워 손을 빼내려 하였으나 허태준이 그렇게 두지 않았다.

나중에 한 손으로 카트를 끄는 것이 불편하여 어쩔 수 없이 손을 놓았을 뿐이다.

경주시 로열에서 심유진을 마중 나온 사람은 없었다. 총지배인은 그녀더러 택시를 타고 가라고 했다. 영수증은 대구에서 처리하여야 했다.

그녀는 허태준과 같이 탑승하려 하였으나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차 번호가 4개의 8로 이루어진 검은색 마이바흐 차량이 급정거하여 그들의 앞에 멈춰 섰다.

심유진은 이 차 번호를 기억하고 있다. 저번에 허태준이 심씨가에 몰고 간 차량이 바로 이 차량이었다.

운전자석에서 정장을 입은 젊은 남성이 내려와 허태준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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