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경의 낯색은 더욱 차겁게 변해만 갔다. 당연 이런 쌀쌀맞은 얼굴을 반이덕도 읽어내고 있었다.그러기에 반이덕은 더이상 쓸데없는 소리는 삼가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자신의 용건을 밝혔다.그는 옆에 있는 담비강이랑 진시우를 보고 물었다.“여기는 담대표님 되시죠? 소문이 자자 하던데요...?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근데 그 옆에 이분은 누구죠? 낯선 얼굴인데.”소천경은 여전히 쌀쌀맞은 태도로 답했다.“이분은 그쪽이 절대 건드려서는 않되는 인물입니다. 그건 그렇고 용건이 대체 뭡니까?”반이덕도 더이상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문뜩 건드려서는 않되는 사람이란 말에 오기가 났는지 말투에는 자만이 섞이기 시작했다.구미, 이 작디작은 곳에서 녕씨 가문, 태씨 가문, 그리고 선락거나 원양기업 등 세력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와중에 그들 빼고 감히 넘볼수 없는 세력이 누가 더 있을가? 겨우 소천경이랑 엮여있는 주제에 건드릴수 없을 정도라...?진정으로 큰 인물이라면 애당초 계약파기같은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반이덕은 태연자약한 모습으로 소천경을 보며 물었다.“소 대표님,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 약재 필요하죠? 내가 제공해 줄수 있습니다, 모두 상급 약재로요.”반이덕의 뻔뻔스러움에 소천경은 절로 헛웃음이 나왔다.“갑자기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거죠?”“나를 믿거나 말거나에요~ 차피 나 말고는 더이상 약재를 공급해줄 사람도 없는거 아네요?”“서울의 약재 공급시스템에서 나 반이덕이 40프로를 먹고 있는거 모릅니까?”“솔직히 현동초 약장에 공급되는 양질의 약재들도 상당수가 나한테서 받아가는거 맞잖아요?!”반이덕은 이미 승리자로 자처하여 낄낄 웃음을 보였다.“소대표, 나 아니면 현동초 약장도 어려워~”틀린 말은 아니였다. 현동초 약장은 해마다 상당한 양의 약재를 반이덕한테 제공받고 있는데 이 것이 바로 반이덕이 이처럼 건방지게 나올수 있는 근자감의 래원이였다.만약 양질의 약재들이 없다면 현동초 약장도 그 아무리 좋은 명성을 가지고 있다
“제일 많아봤자 3배까지입니다.”그러나 반이덕은 코방귀한번 뀌더니 꿋꿋이 자신의 주견을 세웠다.“5배! 더이상 얘기할 여지는 없습니다.”소천경은 물론 담비강도 거의 입에서 화염을 토할 기세였다. 완전 날강도가 따로 없었다.“가격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나도 어쩔수가 없는 겁니다.”반이덕은 앉아서 편하게 얘기를 나눴다. 전혀 꿀릴데도 없고 두려운 것도 없었다.이말에 소천경과 담비강은 다시한번 폭발하기 직전의 분노를 겨우겨우 억눌렀다.방법이 없었다. 만약 타협을 택하지 않는다면 회사가 설립된 초기에 벌써부터 부도위기에 빠지는 거니 반이덕 말대로 별수가 없는 거다.그렇게 소천경이 수긍하려고 입을 열려는 찰나 진시우가 먼저 앞서 얘기했다.“호해평이 지시한 겁니까? 아니면 책유춘?”진시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그의 말속에는 어떠한 분노나 두려움도 보아낼수 없었다.반이덕은 아직 새파랗게 젊은 진시우를 아니꼽게 쏘아보며 대꾸했다.“거기 젊은이, 여긴 젊은이가 끼여들 데가 아니야. 썩 물러가지 못해?!”이말에 소천경과 담비강은 이구동성으로 언성을 높혔다.“진 선생님한테 무례하게 대하지 마세요. 살아서 약장에서 나가고 싶다면.”반이덕은 이런 둘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5배란 가격으로 날강도짓할때로 이처럼 큰 반응을 보이지 않더니만 겨우 진시우한테 무례하게 대했다고 버럭버럭 대고 있는거니 의아할만도 했다.그러나 진시우는 손을 가볍게 들어 둘을 제지하고는 말을 이어나갔다.“그만 가보세요. 그리고 호해평한테 전하도록, 계속 나랑 해보겠으면 어디 해봐라고. 누가 끝까지 살아남는지 한번 기대해봅시다.”반이덕은 경의로운 눈빛으로 진시우를 보더니 답했다.“호회장의 이름을 함부로 거론하다니, 이자식, 당덤이가 단단히 부었군.”“꺼져...!”진시우도 더이상 질척거리기 싫었다. 그는 짜증스레 웨치며 손을 휘릭 저었다.순간 강력한 강기의 바람이 반이덕을 향해 불더니 이윽고 그를 멀리 쳐내버리였다.“케케켓... 감히 내 몸에 손을대?”반이덕은 문밖으로
소천경은 그말에 눈에 광택이 돌았다.“이제보니 그렇네요! 하도 분통이 터져서 이생각을 못했군요!”담비강도 진시우말에 절망중에 희망이 보이는 거 같았다. 하지만 이내 냉소한번 하더니 쓸쓸하게 말했다.“그러면 저 약재들은 어떻하지? 진 선생님이 준 처방에는 죄다 중약성분들로만 되여 있는데, 저 약재들이 필요하단 말이야.”소천경의 광택이 돌았던 눈빛도 이내 암담해지기 시작했다. 지금 고작 저런 희소식에 흥분할때가 아니였다. 먼저 발등에 떨어진 급한 불부터 방법을 대서 꺼야 했다.“내가 다 방법이 있어요.”진시우는 씨익 웃더니 말을 이었다.“진 선생님, 비록 아까 반이덕이 괘씸하게 굴었기는 했지만 틀린 말 하나 없었어요. 서울에서 많은 부분의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자가 바로 반이덕이란 말이죠.”“지금 그랑 철저히 절교한 상황에서 더이상의 수는 없을거 같습니다. 다른 소규모의 공급업체들도 반이덕의 눈치를 보고 우리한테 약재를 감히 제공하려 하지 않을거고요.”진시우는 별거 아니라는듯 답했다.“그러면 다른 성시에 가서 물건을 들이면 되는거 아닙니까? 아무리 원양제약이라 해도 기타 성시의 공급망도 통제하고 있지는 않겠죠?”“사실 그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인건데 기타 성시의 연락처가 없군요.”“게다가 설사 연락처가 있다 해도 서로서로 공급업체들끼리 연계가 있어서 그리 호락호락하게 내주지 않을수도 있는겁니다.”진시우는 여전히 전혀 문제가 될거 없다는 눈빛이였다.“그러면 좀 특수한 신분을 지니고 있는 사람한테 부탁하면 되는일 아니겠어요~”소천경과 담비강은 진시의 태연자약한 모습에 감탄을 자아낼수밖에 없었다.도대체 진시우의 인맥이 어디까지 닿아았기에 저리도 두려움없이 언뜻언뜻 내뱉는거지, 하고 생각했다.진시우는 곧장 휴대폰을 꺼내 김종명의 전화번호를 눌렀다.소천경은 진시우가 휴대폰에서 “김 어르신”이라는 호칭을 들었을때 대략 짐작이 가는 인물이 한명 있었지만 속으로 은근 의심하고 있었다. 진시우가 진정으로 그런 큰 인물과 친분이 있기는 만무했기 때문이다.
“진 선생님, 정말 놀랍습니다. 김종명 선생님이랑 친분이 있을줄은 상상도 못했네요.”진시우는 소천경의 말에 담담한 미소로 답했다.“네, 안심하고 김 어르신의 전화나 기다립시다.”“김 어르신이 공급망의 문제를 잘 해결할 겁니다. 그나저나 계약을 파기한 업체들의 연락처나 나한테 주세요.”비록 소천경은 진시우가 그 명단을 가져서 뭐할지 몰랐지만 그냥 순순히 건네주었다. 만약 진시우가 그 공급업체들을 한바탕 처리해 놓는다면 그만큼 통쾌한 일은 없을 거다.반시간뒤 김종명이 다시 회의실로 되돌아 왔다.“소대표님, 내가 이미 다 얘기놓았으니 이제 다시 소대표님한테 연락이 갈겁니다.”“그리고 여기 여분으로 다른 약재를 도매하는 업체들의 연락처도 드리겠으니 필요하면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볼수도 있습니다.”소천경은 그말에 흥분을 감출수 없었다. 김종명이 이정도로 배려해줄줄은 몰랐다.“정말입니까?!”이건 아예 약재들을 원천에서부터 사가는거니 자기절로 공급망의 기반을 다져놓을수 있는거나 다름이 없었다. 원가절감은 물론 더욱 안전하고 쉽게 다른 사람한테 휘둘리지 않을거다.“네, 정말입니다. 이게 뭐 그리 큰 대수라고... 이미 얘기를 다 해놓은 상태이기에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면 되는 겁니다.”진시우가 앞에서 받쳐주니 김종명은 스스럼없이 자신의 자원을 소천경과 공유하였다.“대단히 감사합니다!”소천경은 허릴 굽신거리며 감사하다고 했다.“진 신의님, 한가지 더 언급할 부분이 있다면 계약을 함부로 파기했던 그 업체들 말입니다. 원한다면 그 업체들의 원료공급도 제가 끊어 버릴수 있습니다.”“오? 그래요?”“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 업체들도 완전히 자급자족은 아닌바 충분히 골머리를 앓게 할수 있습니다.”진시우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그러면 그 신의를 저버린 사람들을 죄다 바꿔버리는 쪽으로 신경써 주세요.”“네, 3일안으로 해결하겠습니다.”그렇게 진시우는 김종명과 몇마디 더 운운하다 둘은 같이 약장을 떠났다. 벙쩌져있는 소천경과 담비강을 뒤로 한채.
반이덕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공급측에서 상당한 점유률을 자랑하던 자신이 하루아침에 모든 수요측에서 제명당했다는게 무슨 상황인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뭐, 이 병원 약국들이 하루아침에 몽땅 부도가 난거야 뭐야?! 그러나 적어선 전화저쪽에서 얘기하는 내용이 사실인거 만큼은 확신하기에 뭔가가 단단히 잘못되였음을 점점 감지하기 시작했다.“됐고, 어떻게 된건지나 알아봐, 나도 사람 한명 시켜서 알아봐아겠어.”지금 이저런 추측을 할때가 아니였다. 반이덕은 자기 손으로 얼굴을 탁탁 치더니 이내 부하한테 명령을 내렸다.“낱낱히 조사해서 보고올려. 그리고... 그 공급을 거부한 가계나 병원들도 하나하나 다 열거해서 통계하도록!”항상 공급측에서 쥐락펴락하며 갑질하던 반이덕은 하루아침에 이사태를 맞이하다 보니 화보다는 당황함이 앞섰다. 그는 속으로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이제 어떻게 보복할지나 고안하고 있었다.이윽고 옷을 주어 입고 곧장 호해평한테 전화를 걸었다.“호 회장님, 혹시 들어셨어요?”호해평은 음침한 목소리로 잔잔히 말했다.“들었습니다, 반 대표님, 이거 이거 큰일 났군요. 서울 갖곳에서 대표님의 약재를 거부한다면서요?”“별거 없습니다, 근데 이거 하나만은 잊지 말아주세요. 나야말로 원자재 경로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이 인간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나랑 걸고 넘어지는데, 나 가만히 있지 않을겁니다.”호해평은 근자감이 넘쳐있는 반이덕의 말에 잠시 멈칫하더니 그제서야 말했다.“아니면 내 회사에 와서 직접 면대면으로 얘기 나눌가요?”반이덕은 호해평과 하루이틀 만난 사이도 아니였기에 크게 경계심을 가지지 않고 곧장 원양제약으로 달려갔다. 가보니 호해평이 이미 마중까지 나와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까 명력했던 조사결과도 보게 되였다. 부하들은 반이덕의 요구에 빠릿하게 조사해서 금새 결과보고서를 내와 전달해 주었다.“음...? 다른 공급업체들을 찾았다고? 이게... 어떻게 가능한거지? 이미 여러 사람들과 얘기가 다 끝난 걸로 알고 있는데?”하지
반이덕은 그즉시로 동강에 있는 공급업체들한테 전화를 쏴갈겼다. 그러나 도통 전화를 받은이가 없었다. 모두 피하는 눈치였다.그제서야 궁지에 몰려버렸다는걸 감지한 반이덕은 이마에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우왕좌왕해 나기 시작했다. 소천경이 새롭게 공급망을 구축한 시점에서 그의 노력은 모두 수포로 되돌아 갔을 뿐만 아니라 이제 더 큰 문제들을 닥치게 될걸 미리 예감한 거다.호해평도 속이 착잡하기는 반이덕 못지 않았다. 본의는 형동초 약장까지 한꺼번에 작살낼 생각이였는데 이렇게 되면 아무런 좋은점도 건지지 못하게 될거니. 진시우한테 골탕먹이려들었던 거는 막론하고 새로운 화장품 출시로 시장에 꽤나 큰 타격을 줄게 뻔했다. 비지니스는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순간의 하락이 금새 몰락으로 번지기 일쑤였는바 일단 싹이 보일때 잘라버려야지 그렇지 않으면 금새 먹히게 될 거다.“호 회장님, 저... 어쩌면 될가요?”반이덕은 울상이 되여 읍소했다.“소천경은 그렇다 치고 지금 각 업체에서 저희쪽의 약재를 거부하는데 이거... 어떻게 처리해 버리죠?”성내에서 각 약방이랑 병원에서 모두 손사래를 치고있는 와중에 이 약재들을 팔아 넘겨버리지 못한다면 손실이 막강했다. 반이덕의 휴대폰은 이미 각종 수입거부 메세지로 가득차 있는 상태였다. 각측에서 벼락같이 쏟아지는 메세지에 벌써부터 숨통이 조여왔다.“서 대표님...”전화저쪽에서는 벌써부터 하소연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반이덕, 도대체 뭘 어떻게 한거야?! 왜 다들 거절하는거지?”“아까 금방 보내버린 물건들도 다 거부당해서 지금 모조리 다시 되돌아 왔어! 무슨 다른 공급업체를 찾았다며 지금 난리도 아니야.”반이덕은 부들부들 떨며 답했다.“네, 제가 금방 처리하겠습니다. 먼저 조급해 하지 마세요.”“제발 잘 처리해, 알겠지? 아니면 너죽고 나죽고 하는거야, 잘 명기해둬?!”반이덕은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비단 서 대표뿐만이 아니였다. 기타 비지니스메이트들 한테도 막 전화가 쏟아져 내렸다.반이덕은 애처로운 눈
반이덕은 은근 화가 도졌지만 결코 겉에 드러내지는 않았다.일단 호해평부터 잘못 들먹였다는 서울에서 철저히 퇴출당할수 있기 때문이였다.호해평은 여전히 가식적인 웃음을 얼굴에 걸고 말했다.“반 대표, 내 입장도 좀 이해해 줘요. 우리 원양제약도 반 대표 그 약재가 필요한 거는 아니잖아요.”“사실 나도 일이 이렇게 될줄은 몰랐어요. 우리한테 필요한거는 그냥 그 몇몇 약재들이지 나머지는 우리도 따로 처리할 방도를 대야 하는거에요.”“나도 이 많은 약재들을 한꺼번에 구입했으니 따로 이사회의 동의도 거쳐야 하고, 이만저만이 아네요.”반이덕도 떨리는 어조로 말을 더듬었다.“아무리 그래도 30%는 좀... 이건 나한테도 막대한 손실이에요, 호 회장님.”“난 이미 최대한 양보한 겁니다. 나도 별수 있습니까? 내 혼자의 회사도 아니고...”반이덕은 분노였는지 두려움이였는지 몸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목에 핏대를 세우며 대꾸했다.“나 원래 이렇게까지 말하려 하지 않았는데... 호해평, 당신이 나보고 소천경을 도발하라고 했을때는 이런 태도가 아니였어!”그는 이미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다.그러나 호해평도 맘속이 복잡한지라 반이덕의 소란을 그냥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위에서도 말했듯 비지니스는 전쟁터와 별반 다른게 없었다. 이익적인 충돌이 생긴다면 아무리 친한 사이였다 해도 적인 거다.우정? 우스운 소리지.팍!호해평도 화김에 책상을 내리쳤다. 그리고는 냉냉하게 뱉었다.“반이덕, 자네 완전 위아래가 없구만! 왜? 내가 고분고분 얘기를 들어주니 완전 호구로 보나본데, 다시한번 그딴 식이면 얄짤없을줄 알아.”“소천경한테 물어줄 거액의 위약금은 누가 물어준 거야? 나야, 나!”그랬다. 그많은 위약금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급업체들이 소천경한테 등을 돌린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반이덕 혼자만 해도 이미10억이 넘어가는 위약금인데 여러 업체들을 다 포함하면 100억은 족히 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였다.그러니깐 이 돈들은 모두 호해평이 낸 거였다.먼저 위약금을
“그래요.”호해평은 흡족한듯 고개를 끄덕이였다.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걸려있었다.둘은 계약을 체결한뒤 계약 위배시 위약금도 10억 가량으로 정해놓았다.한시간도 되지 않아 계약체결을 완성하였다.비록 소천경 일행을 골탕먹이지는 못했지만 일이 꼬여서 되려 엄청 낮은 가격에 원자재를 채입하게 되니 호해평에 있어 꼭 낭패라고 하기는 어려웠다.하지만 반이덕은 완전 정반대였다. 그는 이제 호해평을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났다. 자신의 사정을 이해해 주리라 생각했지만 자기 속내만 채우는 호해평한테 철저히 실망하였다. 그는 더이상 호해평의 사무실에 앉아있기도 싫었다.“난 그만 일이 있어 가보겠습니다. 이제 또 봅시다.”호해평은 안색이 어두워진 반이덕에 대해 한치의 미안함도 없이 미소로 배웅해주었다. 반이덕은 그런 호해평이 더 꼴 뵈기 싫었다.반이덕이 간뒤 호해평은 곧장 회사의 개발팀에게 연락해 개발팀의 책임자를 불러왔다.원양제약은 큰 회사로서 많은 전문적인 개발팀을 소유하고 있었다. 각종 약품과 제품개발을 담담하고 있으며 매년 들어가는 경비만 해도 어마어마했다.이내 30~40대 정도 되보이는 중년 남성이 안경을 쓰고 걸어들어 왔다. 다소 약한 체구에 하얀 연구복을 입고 있었다.이름은 장우승, 현재 개발팀에서 총책임을 맡고 있었다. 호해평한테 깊은 신임을 받고 있는 장우승은 호해평을 보자마자 인사부터 올렸다.“장 부장, 저번에 건네준 그 심풀, 어떻게 됐어? 성분검사는 완료된거야?”진시우가 걱정하던대로 확실히 령양제약의 회사 제품이 호해평손으로 흘러들어갔던 거다. 호해평도 친히 그 제품의 효력을 확인해 보았기에 급급히 개발팀을 불러 성분검사를 의뢰하고 자기들만의 제품을 만들어 내오려는 것이였다.미래에 적으로 성장할 모든 존재들은 미리 압살해버려야 했다.장우승한테 심플을 보내주고 성분을 검출해내 역으로 제품을 만들어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였다. 장우승은 호해평의 물음에 자신만만하게 답했다.“호 회장님, 한시간만 더 기다려 주세요. 금방이면 최종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