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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4화

"난 엽씨 가문의 엽천도라고 하네."

늙은이는 전혀 긴장하는 구석이 없이 늠름하게 말을 이었다. 얼굴에는 되려 미소까지 품으며.

"난 엽씨 가문을 대표하지. 그래서 말하는데 우리 엽씨 일가의 일원이 되지 않을 텐가?"

"엽씨로 성을 고치고 같이 엽씨 가문의 한명이 되여준다면 내 그 입지를 톡톡히 쳐주지."

"음~?!"

진시우는 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말투를 들어보니 나같이 외부인한테 그정도의 대우를 해줄수 있으니 감지덕지 하라는 그런 소리로 들리는 데요?"

엽천도는 진시우의 말뜻을 금새 알아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굳이 거절을 해도 상관은 없는거지. 여기서 죽어도 상관은 없다는거...!"

"내가 서울에서 쌓아온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누군가에게 꿀꺽할거 같은데, 나보고 동의하라는 말씀인지요?"

"인정도 다 갚지 못했는데, 이렇게 또 쳐들어 오면 어쩌자는 겁니까? 조씨 가문의 사람도 그쪽이 시킨 거죠? 이번에는 또 이렇게 친히 오시고."

진시우는 눈빛이 썰렁하여 말을 계속했다.

"내 앞을 가로 막는 이들은 모조리 적으로 취급할 거니 그런줄로 아세요."

허나 엽천도는 여전히 표정이 굳어서 차분하게 얘기했다.

"자네가 서울에서 당최 뭘 쌓았다는 거지? 겨우 그까짓 거? 너무 자고자대하지 말게나, 우리 엽씨 가문이 침투하지 못하는데는 없어!"

"겨우 서울가지고 우리 엽씨의 사람들을 쳐낼수 있을거라 생각한거 같은데, 어림도 없지. 왜? 태문세가 지지해주니 눈에 뵈는게 없나 보지?"

"그런데 이건 아나? 태문세의 입지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할걸? 우리 교토에 말이야, 태문세급 되는 사람이 한둘이여야 하지. 그만큼 별거 없다는 거야."

"게다가 이미 늙어서 래일 모레면 황천길에 오를 사람이 뭐가 그리 미덥다고 이리 날뛰는지... 게다가 엄청 명철보신이던데 자네를 정녕 끝까지 밀어 줄거 같나?"

"그래요?"

진시우는 냉소하였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요?"

이때 서서히 정신이 되돌아온 엽방야는 머리를 잡으면서 둘의 대화에 끼여들었다.

"이런 빌어먹을 녀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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