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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89 화

영은은 화장실 벽에 기대어 섰다. 말을 듣지 않는 고양이 때문에 화가 나 죽을 지경이었다.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통조림으로 아무리 유혹해도 고양이는 내려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귀신 같은 놈!’

하지만, 영은은 반드시 고양이에게 주사를 놓아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다음 계획을 실천할 수 없었다.

영은은 하이힐을 벗고 맨발로 세면대 위로 올라갔다. 고양이를 안아서 내리려는 목적이었다.

뜻밖에도, 그 새하얀 페르시안 고양이는 그녀의 의도를 짐작한 것 같았다. 영은이 세면대 위로 올라가자마자 바닥을 향해 뛰어내렸다.

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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