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찬은 일부로 목소리를 낮췄는데 뚜렷한 침통을 띠고 있었다.그러나 수현은 이 소식을 듣는 순간 몸을 끊임없이 떨기 시작했다.그녀는 결국 이 소식을 들었고, 수현의 이상을 느낀 은수는 재빨리 그녀의 정서를 달래려 했다.하지만 수현은 귀를 막고 중얼거렸다."다 내 잘못이야...... 내가 굳이 이때 그를 혼자 떠나게 강요하지 않았다면, 그는 사고가 나지 않았을 텐데!"수현은 말하면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겼다. 그녀는 힘이 작지 않아서 즉시 몇 가닥의 긴 머리카락을 뜯었고 보기에 매우 섬뜩했다.하지만 수현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듯 계속 힘을 주었다.은수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고 걱정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수현아, 헛소리 하지 마. 이 일은 당신 잘못이 아니야. 당신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미루지 마...."다만, 수현은 은수의 말을 듣지 않았고, 그녀는 이미 그 산과 같은 죄책감에 짓눌려 무너질 것 같았다."다 내 잘못이야, 나만 아니었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거야!" 수현의 목소리는 또 높아지더니 심지어 귀에 거슬렸다.수현이 이미 미칠 지경에 이른 것을 보고 은수는 즉시 윤찬더러 의사를 불러오라고 했다.의사는 진정제를 가지고 도착했고, 은수의 지휘하에 재빨리 수현에게 주사를 놓았다.진정제를 맞은 수현의 몸은 서서히 나른해졌고 은수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어깨를 껴안고 그녀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올려놓았다.침대 위의 여자는 비록 잠이 들었지만 눈가에는 여전히 눈물이 남아 있었고, 윤찬이 언급한 그 소식을 생각하니 은수의 마음도 점차 무거워졌다."나가서 말해."두 사람이 병실을 나서자 은수는 갑자기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병원에 있었기에 그는 억지로 참았다."소식은 확인했어? 그는...... 정말 그 비행기에 있었다고?" 비록 은수와 은서의 감정은 수현 때문에 많이 소원해졌지만 결국 두 사람은 혈연 관계가 있는 숙질로서 전에 그들도 사이좋은 형제처럼 지냈기에 그가 갑자기 이런 의외의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와 동시, 외국에 있는 은비와 진수도 미친 듯이 은서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그날 화재 현장에서 그들은 오랫동안 은서를 찾았지만 줄곧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연회 주최 측도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으니 은서는 혼란을 틈타 떠날 가능성이 높았다.은비는 사람을 파견하여 사방으로 은서의 행방을 찾았다. 그는 휴대폰도, 돈도 없었으니 도망갈 리가 없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랫동안 수색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결과도 없었다.필경 진수 일가는 이곳에 쫓겨났고, 할 수 있는 일에도 한계가 있었다.어쩔 수 없었던 은비는 어르신에게 연락하여 은서가 실종된 일을 그에게 알려주었고, 조사해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어르신은 은서가 실종됐다는 것을 알고 자연히 자신의 손자를 걱정해서 즉시 사람을 파견하여 조사하게 하였다.그 결과, 그들은 은서가 뜻밖에도 비행기 사고에 부딪혀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소식을 알아냈다.이 소식을 듣고 아무리 카리스마 넘치는 어르신도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제자리에서 기절할 뻔했다.그것도 집사가 그를 부축해서 별일 없었다. 어르신은 안색이 굳어졌다."모든 대가를 치러서라도 생존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찾아내. 그리고, 진수 그들 부부 모두 불러와!"진수 부부는 과거의 여러 가지 행위 때문에 어르신에 의해 직접 국외로 오랫동안 유배되었다. 어르신은 줄곧 그들이 다시 한국 땅을 밟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러나 이번에 이런 일이 생겼으니 그들은 부모로서 반드시 현장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르신도 모처럼 입을 열었다.어르신이 귀국하라는 소식을 듣고 은비는 기뻐하긴커녕 오히려 불안한 감정이 갈수록 심해졌다.......병실 안끝없는 어둠 속에서 수현은 자신의 몸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을 느꼈고, 생각은 점차 분리되어 흐릿해져 종잡을 수 없게 되었다.다만, 이때 눈 앞의 어둠은 흩어졌고, 수현의 시선에는 점점 빛이 생기더니 그 후 모든 것이 뚜렷해졌다.‘여기는... S시 공항?’수현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미친 듯이 은
수현은 최선을 다해 비명을 질렀고 눈을 떴는데 앞은 무척 어두웠다.희미한 가운데 그녀는 침대 앞에 한 남자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고 그 느낌은 매우 따뜻했다.수현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를 불렀다. "은서야?"은수의 눈빛은 어두워졌고 그의 손은 잠시 경직되었으며 마음속은 복잡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수현이 잠든 후부터 그는 줄곧 곁에서 그녀를 지켰는데, 그녀가 깨어났을 때 다시 자신을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웠다.뜻밖에도 그녀는 은서의 이름을 부르며 깨어났다.방금 그녀는 그를 꿈꿨던 것일까?마음속으로는 무척 섭섭했지만 은수는 결국 참고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야, 수현아."이 소리를 듣고 수현은 천천히 정신을 차렸다. 이는 은수였고, 은서의 목소리는 그보다 좀 더 부드러워 듣기만 해도 느긋한 느낌이 든다.은은한 소독수 냄새는 수현에게 이곳은 병원이란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그녀는 방금, 단지 꿈을 꾸었을 뿐이다.그녀는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저 비극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은수는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일어나 커튼을 열어젖혔다.따뜻하고 부드러운 햇빛이 방에 쏟아졌지만, 수현은 조금의 따뜻함도 느낄 수 없었다."그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나요?"수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은수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온씨와 합작한 구조대는 가장 좋은 설비로 비행기가 사고를 당한 해역에서 오래동안 인양하였지만 아쉽게도 비행기의 잔해만 찾았을 뿐 아무런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수현은 오랫동안 잠을 잤기 때문에 구조의 황금 24시간은 이미 지났고, 계속 찾아도 아무런 결과가 없을 것이다.그러나 온가네의 견지하에 구조대는 여전히 철수하지 않았다. 비록 희망이 막막하지만 그들은 이대로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수현은 은수의 표정을 보고 손을 천천히 꽉 쥐었고 눈은 시큰시큰했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방금 꾼 그 꿈을 생각했다.은서는 그녀에게 자신을 잘 돌보고 그를 걱정하게 하지 말라고 했다. 이것
그러나 그는 자신이 강제로 여기에 남아 있으면 수현의 정서를 더욱 붕괴시킬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수현아, 난 나갈 수 있지만 간호사더러 여기에 남아 있으라고 할게. 무슨 일 있으면 꼭 도움을 청해. 나는 당신이 매우 슬프다는 것을 알지만, 당신은 당신의 어머니, 그리고 유담이가 있다는 거 잊지마. 그들은 모두 당신이 필요해."유담과 어머니란 말에 수현은 몸을 떨었고 결국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은수는 천천히 방에서 걸어 나갔다.그는 즉시 간호사 한 명을 불러 수현을 잘 돌보라고 했고 만약 무슨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그를 부르라고 했다.간호사가 들어온 후, 그냥 한쪽에 앉아 수현을 바라보았다.수현은 천장을 보고 멍을 때리며 은서의 일을 생각하며 또 유담과 어머니를 생각하고 있었다.은서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있어 이미 가족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녀는 이미 그를 자신의 아들로 여겼는데 만약 이 소식을 알았다면 또 어찌 견딜 수 있겠는가.그리고 유담이……, 그는 어릴 때부터 은서의 뒤를 따라 그를 은서 아빠라 불렀지만 앞으로 더 이상 이렇게 부를 수가 없었다.......은수는 병실에서 나온 후 복도의 의자에 앉아 앞을 바라보았는데 무척 공허하고 막막했다.방금 수현의 반응을 보면, 그와 그녀 사이에는 영원히 은서의 죽음이란 사실이 가로막혀 있을 것이고, 이는 메울 수도, 영원히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은수처럼 총명한 사람이라도 어떻게 해야만 수현의 마음속의 고통을 줄일 수 있을지 몰랐다.마침 은수의 휴대폰이 울렸고, 온가네의 전화였다."은수야, 너 지금 어디야? 집에 이렇게 큰 일이 생겼으니 당장 돌아와."어르신의 말투는 침통과 피로를 띠고 있었고, 은서가 사고 났다는 소식을 알게 된 후부터 그는 잠도 자지 않고 소식을 기다리며 기적이 나타나기를 바랐다.그러나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자 그도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비록 무척 슬펐지만 반드시 은서의 뒷일을 처리해야 한다. 은수는 필경 은서의 작은아버지였기에
은비의 말에 은수는 눈살을 더욱 세게 찌푸렸고 표정이 차가워졌다."이 일은 그녀와 무관하니 말 좀 주의해줘요.»은비는 지금 또 어떻게 그의 말을 들을 수 있겠는가? 그녀는 은서가 이렇게 급하게 귀국한 것은 수현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유일한 아들을 잃었는데, 어떻게 수현에게 화풀이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녀와 상관없다면 누구와 상관있는데? 너?"어르신은 두 사람이 싸우려는 것을 보고 지팡이로 바닥을 세게 두드렸다.어르신은 은서를 무척 아끼고 사랑했다. 비록 그는 자신의 안배에 따라 가업을 계승하지 않았지만 철이 든 좋은 아이이기도 했다.지금 이런 비극이 생겼으니 어르신은 이미 심신이 고달팠고, 또 한 집안의 가주의 위엄을 지탱해야 했다. 적어도 은서의 장례를 잘 치르기 전에 그는 절대 쓰러져서는 안 된다.그어나 은비와 은수는 지금도 말다툼을 하고 있었으니 그는 짜증이 났다."모두들 조용히 해!"커다란 소리에 두 사람은 모두 멈추었다.어르신은 은수를 쳐다보았다."차수현이랑 무관하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어르신은 이를 악물었는데, 이 여자 때문에 자신이 아끼는 손자가 죽었다고 생각하니, 비록 그녀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또한 밀접한 관계가 있었으니 그는 어떻게 조금의 원망도 없을 수 있겠는가.그러나 유담이 그 아이도 온가네의 혈육이라고 생각하면, 수현은 어디까지나 그의 친어머니였고 그들 가문도 확실히 그들 모자에게 빚진 게 있으니 어르신도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하기 어려웠다.그러나 어쨌든 그는 더 이상 온가네 사람들이 더 이상 수현과 관련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이 여자는 그야말로 화근이었다. 은수를 다치게 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 은서까지 죽였으니, 그녀를 남겨두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이 일로 그녀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은수, 오늘 이후로, 나는 네가 그녀를 만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너희들 사이에는 더 이상 어떤 일이 있어서도 안 돼!"은수는 안색이
"만약 이것이 아버지의 생각이라면, 저는..."남자는 입술을 움직여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려 했지만 미자는 더는 지켜볼 수 없어 재빨리 앞으로 나가 은수의 입을 막았다."됐어, 더 이상 말하지 마!"미자는 어르신의 성질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말한 이상 결코 만회할 여지가 없다.은수가 이미 온씨의 직권을 대부분 장악했다고 해도 그들이 정말 다투려면 은수의 승산은 50%로 없었다.하물며 미자에게 있어, 은수와 수현이 이 일로 더 이상 만나지 않는 것도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었기에 그녀는 자연히 그로 하여금 이렇게 어리석은 일을 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은수는 전에 부상을 입었으니 난 그를 데리고 가서 상처 좀 싸맬게요. 이쪽은 먼저들 상의하고 있어요. 우리는 이따가 다시 돌아올 거예요."미자는 은수를 끌고 떠나려 했지만 은수는 제자리에 서서 떠나려 하지 않았다.미자는 그를 잡아당기지 못했기에 화가 났다. 설마 그는 정말 그런 여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겠단 말인가? 그는 설마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는가?"이리 와서 도와줘!" 미자는 은수가 가지 않는 것을 보고 집에 있는 경호원 두 명을 불렀다.은수는 몸에 상처가 있었고, 두 키가 큰 경비원에게 잡힌데다 미자까지 필사적으로 그를 끌어당겼으니 발버둥칠 수가 없어 비록 원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끌려갔다.어르신은 그가 끌려가는 것을 보고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방금 비록 충동적으로 말했지만 은수는 뜻밖에도 정말 승낙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니. 어르신도 몰래 식은땀을 흘렸다.지금 은서가 사고를 당했으니, 만약 정말 은수의 후계자 자리를 박탈하면 그는 적절한 후임자조차 찾을 수 없다.진수는 어르신의 표정을 보고 마음속의 불만이 더욱 커졌다. 그는 어르신이 비록 이렇게 말했지만 결국 마음은 은수의 편을 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다만, 그들은 아들을 잃은 고통을 받고 있었으니 어떻게 은수를 가만히 둘 수 있겠는가."아버지, 어쨌든, 이 일은 반드시 결정을 내리셔야 합니다. 비록 차
은비는 구실을 찾아 나가서 바람을 쐬겠다고 했다. 어르신은 그녀가 아들을 잃은 고통을 겪어서 기분이 틀림없이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은비가 막 나가려고 했고, 그중 한 방을 지날 때 은수와 미자의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미자는 은수를 방으로 데려간 후 직접 사람을 찾아와 그의 상처를 처리했는데 그의 팔에 또 맞아서 멍이 든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아팠으며 동시에 또 그가 한심하다고 생각했다."비록 네 아버지는 손찌검을 좀 심하게 했지만, 말은 틀리지 않았어. 그 여자, 너도 가능한 한 빨리 깨끗하게 헤어져. 너한테 나쁠 거 없으니까.""아마도, 그러지 못할 거 같네요."은수는 눈살을 찌푸리고 하인이 다친 팔에 약을 바르는 것을 보았지만 말투는 양보할 의사가 없었다."너 미친 거 아냐, 그런 여자를 위해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걸 포기하겠다니?" 미자는 눈을 부릅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은수를 바라보았다."만약 이렇게 해서 어머니와 아버지로 하여금 그녀의 존재를 받아들이게 한다면, 포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말이 끝나자마자 미자는 은수의 얼굴을 때렸다. 남자의 정교한 얼굴에는 즉시 뚜렷한 손바닥자국이 나타났다.은수가 크면서 이렇게 맞은 것은 처음이다.은수의 얼굴은 옆으로 돌렸고, 몇가닥의 머리카락은 그의 눈을 가려 그의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없게 했다."정말 미쳤나 봐, 날 너무 실망시키는구나..."은수의 눈빛은 차분하게 미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런 결과일 줄 알았지만 이 뺨은 여전히 그의 마음을 섭섭하게 했다."어쩌면 저 미쳤을지도 모르지만, 이 결정은 결코 후회하지 않아요. 지난 날, 저는 줄곧 모든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죠. 어머니의 아들, 가문의 업무, 합격된 상속인. 저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가 된 것 같네요. 결국, 사람은 일생이 짧고 또 취약하니 만약 단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미자는 눈을 크게 뜨고 은수의
그녀가 은서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그렇게 냉혹하고 조금도 온정이 없었지만, 그녀의 꿈속에서 그 남자는 여전히 이렇게 부드러웠다."하하......"수현은 처참하게 웃었다. 이 세상에서 그녀에게 가장 잘해준 사람이 그녀 때문에 죽었다.그녀는 아무리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었다.수현은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그녀가 깊은 자책에 빠져 헤쳐나오기 어려울 때 한쪽에 놓여 있던 휴대전화가 울렸다.소리를 듣자 수현은 여전히 약간 무덤덤했지만 그 벨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그녀는 더 이상 멍을 때릴 수 없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가져와 받을 수밖에 없었다.전화를 받자 은비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차수현, 너 지금 어디야? 내가 볼 일이 좀 있어."수현은 지금 뜻밖에도 은비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다."무슨 일 있으면 직접 말해요.""은서의 유품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겠지? 당장 내놔. 장례식에 쓸 거야."유품과 장례식이라는 두 단어는 수현의 마음을 떨게 했다.원래 그녀는 한 가닥 환상을 품고 기적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결국 무모한 환상인 것 같다."그의 물건은 모두 외국에 있어서, 난...""그럼 당장 나를 데리고 가봐. 난 너랑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은비가 재촉하자 수현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알았어요."그녀는 은비의 심정을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은비였다면 이보다 더 분노할 수도 있었다.수현이 일어나서 막 나가려고 하자 옆에 있던 경호원이 얼른 그녀를 막았다."아가씨, 어디 가려는 겁니까? 도련님께서 함부로 나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처리해야 할 아주 중요한 일이 있으니, 좀 나가게 해줘요.""이건...... 도련님의 명령이 없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수현은 간절하게 말했지만 경호원도 매우 난처했다. 만약 수현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도 이 책임을 지지 못했을 것이다."정말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나와 함께 나가요." 수현은 마음이 급했다. 경호원은 그녀가 정말 절박한 것 같다는 것을 보고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