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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보니 은비가 이번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신호까지 차단했으니 문 앞에도 누군가가 지키고 있을 것이다. 만약 위장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 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

도망간 후 그녀는 은수에게 잘 설명할 것이고, 일이 긴급했으니 그도 시비를 가리지 않고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 네 말대로 하자."

수현이 승낙한 것을 보고, 또 그녀의 눈에 가득 찬 믿음을 보고, 은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좀 무거웠지만, 곧 그 망설임과 양심의 가책을 숨겼다.

"그럼 나는 바깥의 동정을 주의하고 있을 테니까 잠시 후 넌 나와 함께 나가면 돼. 절대 들키지 마."

"알았어."

수현은 긴장해서 죽을 지경이었고, 밖의 동정을 주의하고 있었기에 방금 은택의 표정이 부자연스러웠다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두 사람은 잠시 기다렸다가 밖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자 수현은 은택의 말에 따라 그의 옷을 입고 그의 품에 꼭 안긴 채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의 체형 차이가 좀 컸기 때문에 수현은 그의 외투를 입으니 원래 입었던 옷을 거의 다 가린 데다 마스크를 쓰고 또 얼굴을 남자의 품에 숨겼기 때문에 오히려 순조로운 편이었다.

그렇게 백화점의 정문까지 걸어가니 수현은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긴장한 기색의 남자 몇 명이 드나드는 사람들을 주시하며 관찰하고 있었는데, 출구에서 직접 그녀를 잡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수현은 얼른 고개를 숙였고 은택은 이를 보고 그녀의 어깨를 힘껏 안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긴장해하며 앞을 지나갔다.

다행히 이 시간에 상가를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 두 사람의 차림새는 다소 이상했지만 그들의 의심을 받지 않았다.

은택은 수현을 끌어안고 주차장에 도착했고,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손을 놓았다.

“이제 안전할 거야. 여기는 그들의 사람이 없을 거야.”

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거 같아. 고마워. 네가 없었다면 나는 도망가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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