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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이 모든 것을 목격한 수현은 머리가 텅 비어 이불로 자신의 몸을 덮을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수현은 고개를 들어 은수의 눈빛이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남자의 눈빛에는 분노가 있었지만 더 많은 것은 의혹과 고통, 심지어 말할 수 없는 막막함도 있었다.

수현은 입을 벌려 설명하려 했지만 목이 쉬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녀 자신도 잘 모르는데 또 무엇을 말하겠는가?

그래서 온갖 복잡한 말은 결국 씁쓸한 한숨으로 변했다.

수현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은수의 마음은 천만 개의 날카로운 검에 뚫린 것 같았고, 가슴은 찢어진 것 같았다. 그녀의 침묵은 그의 눈에서 일종의 도피 같았다.

쥐 죽은 듯한 고요함이 이렇게 큰 방에서 만연하다가 잠시 후 기자를 데리고 나간 사람이 들어왔다.

"그 사람들의 카메라를 이미 검사했는데, 모두 삭제했습니다. 메모리 카드도 이미 가져와 폐기했습니다."

"도련님, 전 먼저 이 남자를 데리고 돌아가겠습니다. 잠시 후 심문하실 거 같아서요."

은수는 눈을 드리우며 묵인한 셈이다.

윤찬은 피범벅인데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은택을 데리고 떠났다.

떠나기 전에 은택은 고개를 돌려 수현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미안해."

수현은 그의 눈에 비친 죄책감을 보면서 즉시 깨달았다. 원래 은택은 이 모든 일에 참여했던 것이다.

그녀는 뜻밖에도 일찍 이 정성스럽게 꾸민 함정에 빠져 한 걸음 한 걸음 지금의 지경에 이르렀다니.

사람들이 모두 떠나자, 방안에는 수현과 은수 두 사람만 남았는데, 그들은 눈을 마주쳤다.

"당신은 설명하지도 않으려는 거야?"

은수는 억지로 웃었지만 우는 것보다 더 보기 흉했다.

그는 이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필이면 수현을 마주하면 그는 때리거나 욕할 수도 없었다. 그는 그녀에게 어떻게 할 수가 없어 화가 나도 스스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

정말 찌질했다.

"나는 당신을 배신하지 않았어요."

수현은 쉰 목소리로 어렵게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모래를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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