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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진도하는 왠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방금 말을 했던 몇 사람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소리치던 도박에 눈이 시뻘게 진 중년 남자가 바로 진서희의 아빠이자 자신의 큰 아버지인 진용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진용문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얼굴이 창백했으며 머리카락도 헝클어져 있었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눈동자에 약간의 광기가 스며들어 있었고 꼭 하고야 말겠다는 고집이 명확히 보였다.

진용문은 도박에 완전히 빠졌을 뿐만 아니라 도박 자금과 교환하기 위해 딸을 담보로 내놓겠다고 아우성치고 있었다.

진도하는 진서희에게 좋은 감정은 없지만, 큰아버지가 항상 자신의 부모님을 많이 돌봐주었기에 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강유진에게 말할 겨를도 없이 진도하는 빠른 걸음으로 진용문의 옆으로 갔다.

“큰아버지, 그만하십시오.”

진용문은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보더니 넋을 잃은 듯 물었다.

“네가 왜 여기에 왔어?”

진도하가 대답하기도 전에 진용문은 웃으며 말했다.

“조카, 돈 있어? 나 좀 빌려줘.”

이런 상황에 진도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도박 열 판에 아홉 판은 속임수라고 말한 후, 진용문을 설득하여 이곳을 빠져나가려고 진용문 옆에 가까이 와서 말을 걸었는데, 도리어 자신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묻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만약 다른 일 때문에 빌려달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줄 수 있다.

하지만… 도박용이라면 일전 한 푼도 빌려줄 수 없다.

여기까지 생각한 진도하는 진용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진도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자 진용문은 심란한 듯 말했다.

“돈도 없으면서 왜 끼는 거야!”

그리고는 다시 관리인들을 보며 말했다.

“빨리 담보 계약서를 준비해. 바로 서명할 테니.”

관리인들도 예상했던 일인듯 미리 준비한 계약서를 진용문 앞으로 던졌다.

진용문은 계약서를 제대로 읽어 보지도 않고 바로 서명하고 지장을 찍었다.

그리고 계약서를 관리인에게 주며 말했다.

“빨리… 내 돈 가지고 와.”

관리인은 계약서를 받아 문제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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