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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오면 오는 거지 내가 뭐 준비라도 해야 해?”

여자는 잔뜩 화가 난 말투로 얘기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당신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안 봐도 알겠어. 술이나 같이 먹는 술친구겠지. 굳이 출근까지 하지 않으면서 우리 집에 초대해 밥까지 준비할 필요 있어? 왜 그 친구가 당신을 초대하지 않는데?”

그러자 남자는 살짝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희정아, 내 친구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

이 말에 유희정은 더욱 화를 내며 소리쳤다.

“감히 나에게 큰소리를 내? 당신이 뭔데 큰소리치냐고? 나와 같이 있기 싫어? 싫으면 우리 헤어져. 세상에 남자는 많고 나를 쫓아다니는 사람도 많아. 당신은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거야. 나 같은 사람도 만나고. 정말 만족할 줄 모르네.”

“그런 뜻이 아니잖아…”

남자는 다시 주눅이 든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뜻이 아니면? 무슨 뜻인데?”

유희정이 소리치며 말했다.

“내 친구 남편은 월수입이 적어도 600만 원이야. 그리고 집도 차도 다 있어. 하지만 당신은? 겨우 한 달에 100에서 120만 원이나 받고, 아르바이트까지 해도 겨우 160에서 180만 원밖에 안 되잖아.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데? 옷은 물론이고 나에게 화장품도 못 사주잖아. 말해봐. 무슨 체면으로 휴식도 하고 친구까지 초대해 집에서 놀려고 하는데?”

집 안은 잠시 조용해졌다.

진도하는 계단에 선 채 들어갈지 말지 망설였다. 남자의 목소리가 절친 한준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여자인 희정이라는 사람은 아마도 한준우의 여자친구일 것이다. 그러나 이 여자친구는 진도하의 방문을 반기지 않는 것 같다.

진도하가 망설이고 있을 때 마침 문이 열렸다.

한 여자가 하이힐을 신고 “딱딱” 소리를 내며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 뒤에서 한준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희정아, 어디 가?”

유희정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

“어디 가든 뭔 상관이야? 내가 어디 가는 것까지 당신에게 보고해야 해?”

그렇게 말한 유희정은 현관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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