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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7화

판사가 다시 피고 측 변호인에게 질문했을 때 피고 측 변호인은 변호를 포기했다. 수연은 법정에서 판결받는 순간, 영혼을 빼앗긴 사람처럼 끌려 나갈 때 발걸음이 불안정했다.

강성연과 반지훈도 법원에서 나왔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증거를 찾은 거예요?”

강성연도 놀랐다.

반지훈은 손을 들어 강성연의 콧등을 긁었다.

“네 아들 덕분이야.”

강시언은 수연의 저택에서 증거인 회중시계를 찾았다.

회중시계에는 수연의 아버지와 한 여자가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 있었는데 사진 속 여자는 수지와 수연의 생모였고 동시에 수연의 아버지가 수씨 집안을 몇 년 동안 떠난 이유도 증명할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강성연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수연의 아버지는 수지와 수연의 어머니를 만나 사랑에 빠졌을 것이다.

비록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했지만 함께 할 수는 없었다. 수연의 아버지는 아내가 있었고 비록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도 그녀를 불쌍히 여겼었다.

그들은 그저 전통적인 결혼 관념에 속박된 것뿐이었다. 심영은 수연의 아버지의 사촌동생이었는데 자기 사촌 동생과 결혼해야 한다는 건 당시 수연의 아버지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결혼했고 딱 한 번 관계를 가졌다. 심영이 아이를 낳은 뒤 수연의 아버지는 곧바로 출장을 갔다.

사실 수연의 아버지는 심영을 불쌍히 여겼다. 정략결혼만 아니었어도 심영은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고 원만한 가정을 꾸렸을 것이다. 또 심영은 효성스럽고 철이 들어 그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기에 수연의 아버지는 그런 그녀를 잘 챙겨줬다.

출장을 다녀오면 아이와 아내를 위해 선물을 준비했고 아이를 보고 안아주며 남편으로서 아내를 관심해 주기도 했다. 해외에서 그의 마음을 흔든 여자를 만났어도 심영에게 이혼하자는 얘기는 한 적이 없다.

결혼과 사랑에서 그는 전자를 선택했다. 그가 결혼을 선택한 이유는 책임 때문이지 사랑과는 아무 상관 없었다. 안타깝지만 잘못된 타이밍에 맞는 사람을 만난 것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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