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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8화

...

며칠 뒤, 수연의 재판 결과는 사형이었다.

강성연은 감옥에서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났다. 경찰은 수연을 창구로 데려왔다. 수연은 여전히 침착하고 태연했다. 자신을 사형수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수연은 자리에 앉은 뒤 수화기를 들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우습네요. 절 보러 온 사람이 당신이라니.”

강성연은 수연을 바라봤다.

“후회하지 않아요?”

“후회요?”

수연은 웃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무심했다.

“제가 왜 후회해야 하죠? 잘못한 사람이 저인가요? 잘못한 건 이 불공평한 세상이죠.”

강성연의 미간이 구겨졌다.

“당신의 처지는 동정할 만하지만 그것이 당신이 사람을 죽이고 복수할 이유가 될 수는 없어요.”

“당신이 뭘 알겠어요? 당신이 그 일들을 겪어 봤어요?”

수연의 안색이 삽시에 차가워지며 음산해졌다.

“당시 제가 얼마나 어렸었는데요. 겨우 여섯 살짜리 여자아이가 그렇게 고통스럽고 역겨운 일을 당했어요. 날 침범한 그 남자는 마음이 따뜻하다는 이유로, 또 그의 선한 행위 덕분에 좋은 사람이라고 정의됐죠. 그는 두세 마디 말로 경찰과 이웃들의 신뢰를 얻었어요. 저희 어머니도 그를 믿었죠. 반대로 여섯 살짜리 여자아이였던 제가 한 말은 거짓말이 되었고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어요. 절 침범한 사람이 예의 바르고 겸손한 좋은 사람이란 이유로요.”

수연의 눈동자에 감춰져 있던 증오가 점차 드러났다.

“그 일을 겪은 건 저예요. 그리고 제 어머니는 절 혐오했죠. 수지는 아무것도 겪지 않아 백지장 같은 사람이었고 저는 더러웠으니까요.”

말을 마친 뒤 수연은 음산하게 웃었다.

“제가 약을 먹였을 때, 그리고 수지가 불에 타 죽은 사실을 얘기했을 때 어머니는 울면서 제게 사과했어요.”

“그만 해요.”

강성연은 수연을 애처롭게 바라봤다.

“당신 어머니가 정말 당신을 믿지 않아서 당신을 냉대하고 싫어한 거라고 생각해요? 아뇨. 당신은 틀렸어요. 당신 어머니는 당신을 믿지 않은 게 아니라 무력했을 뿐이에요.”

“미혼모인 그녀는 타향에서 두 아이를 먹여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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