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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한지욱은 심호흡하며 잠깐 생각하더니 머리도 돌리지 않고 유혜선과 함께 멀어져갔다.

"한지욱!"

한수찬은 고함을 질렀다. 그는 가슴을 움켜쥐더니 갑자기 피를 토하기 시작했다.

한 부인은 깜짝 놀라며 손을 뻗어 그를 부축해 줬다.

"여보!"

결혼식에서 신랑이 다른 여자와 도망가고 신부 혼자 남게 되자 사람들은 동정의 마음을 품었다.

윤진은 어쩔 수 없이 나서서 분위기를 환기했다. 하지만 여전히 밥도 먹지 않고 떠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구세호도 마찬가지다. 그는 구의범이 몸을 일으키지 않는 것을 보고 재촉까지 했다.

"결혼식도 끝난 모양이니 얼른 가자."

"저를 데리고 올 때는 언제고 또 데리고 가려는 거예요? 이번에는 가려면 혼자 가세요."

구의범이 단호하게 말했다.

"너..."

구세호는 화가 나기는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 했다.

윤티파니는 치마를 들고 휴게실로 돌아갔다. 안예지도 따라 가면서 말했다.

"티파티 씨."

윤티파니는 귀걸이를 벗다 말고 머리를 돌려 안예지를 바라봤다. 그녀는 안예지가 누군지 바로 알아봤다.

"만약 위로하러 왔다면 필요 없어요."

안예지는 시선을 떨구며 말했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예요. 분명 붙잡을 수 있었는데 왜 다른 여자랑 떠나도록 내버려 둔 거예요?"

안예지는 어쩌면 한지욱이 떠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했다. 만약 윤티파니가 붙잡았었더라면 말이다.

윤티파니는 피식 웃더니 립스틱을 닦으며 말했다.

"빌어서 하는 결혼이 뭐가 좋다고 제가 붙잡아야 하나요?"

"빌어서 하는 결혼이요?"

안예지는 의아한 표정이었다.

윤티파니는 몸을 일으켜 그녀를 향해 걸어오더니 말했다.

"맞잖아요. 서울에 어떤 남자가 저처럼 명성이 바닥난 여자와 결혼하겠어요. 지욱 씨와의 결혼은 제 아버지가 꿈에서 바라던 거예요. 그리고 저같이 더러운 여자는 좋은 남자를 바라지도 못해요."

안예지는 잠깐 멈칫하다가 윤티파니를 바라보며 말했다.

"티파니 씨, 그렇게 말하지 마요."

"티파니 씨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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