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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2화

안예지의 얼굴형은 아주 갸름했고 움직임도 적어서 시끄러운 인파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하객이 전부 입장하고 결혼식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사회자가 입장 멘트를 시작하고 현장의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졌다. 그리고 결혼 행진곡과 함께 사람들은 머리를 돌려 입장하는 신부를 바라봤다.

윤티파니는 예쁜 드레스를 입고 아버지 윤진의 손을 잡은 채로 천천히 걸어왔다. 한지욱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조명이 어두운 탓에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윤진이 윤티파니의 손을 한지욱에게 건네줬다. 한지욱은 그녀의 손을 잡은 채로 주례 앞으로 섰다. 기나긴 주례사가 끝나고 예비부부에게 동의를 구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이 결혼을 동의할 수 없어요!"

사람들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갑자기 나타난 단발머리 여자를 바라봤다. 그녀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한수찬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호텔 지배인과 경비를 불렀다.

여자는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 위로 올라왔고 한지욱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미쳤어?"

"너도 이 결혼을 원하지 않는 걸 알아. 넌 이 여자를 사랑하지 않잖아!"

여자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그리고 나랑 절대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약속했잖아."

"선아, 넌 일단 돌아가."

한지욱은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때 경비가 달려와서 여자를 끌어내리려 했다. 하지만 여자는 끝까지 기를 쓰며 고집을 부렸다.

"나 안 가!"

경비가 힘을 쓰자 여자는 철퍼덕 넘어졌다. 그녀는 마지막 발악이라도 하려는 듯 소리를 질렀다.

"나 임신했어!"

이 말을 들은 경비는 더 이상 가까이 가지 못했다. 한수찬과 한지욱은 깜짝 놀란 표정이었고 윤진 부부도 표정이 좋지 못했다.

"헐, 이게 무슨 일이야?"

"결혼이 장난도 아니고 임신한 여자를 두고 다른 여자랑 결혼한단 말이야?"

"가문의 불행이군."

하객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한 것을 보고 한수찬이 참다못해 경비에게 말했다.

"당장 이 여자를 끌어내요!"

경비는 여자를 억지로 일으키려고 했다. 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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