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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유혜선은 표정이 굳었다.

"지욱아, 나... 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유혜선은 손목의 상처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황급히 일어나 설명했다.

"네가 계속 전화를 안 받으니까 무서워서 그랬어. 의사 말로는 임신 때문에 호르몬이 불안정해서 이럴 수도 있대. 나... 진짜 너무 무서워."

한지욱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너 내 아버지가 오늘 뇌출혈 수술한 거 알아?"

유혜선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나 어제 하루 종일 아버지 병원에 있었어. 그 전날 너랑 같이 있어 준 거로 모자라? 아버지가 죽든 말든 그냥 너랑 같이 있을까?"

"미안해... 지욱아, 내가 잘못했어."

유혜선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나 몰랐어..."

한지욱은 마른세수를 하며 말했다.

"유혜선, 나 진짜 피곤해."

남자가 말한 '피곤'은 두 가지 의미가 있었다. 하나는 몸이 피곤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이 피곤한 것이다.

한지욱은 유혜선에게 무언가를 암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못 알아듣는 척하며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나는 몰랐잖아. 미안해, 지욱아. 너도 그냥 나한테 얘기하지 그랬어. 네가 얘기를 안 하니까 내가 이상한 생각을 하지."

유혜선은 한지욱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난 네가 떠날까 봐 그랬어. 나한테 남은 건 너랑 아이뿐이야. 나 앞으로 절대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을게."

한지욱은 유혜선을 밀어냈다. 그녀의 손목에서는 또 피가 흐르고 있었다.

"상처가 아물지 않았으면 가만히 있어."

"그럼 나를 용서해 주는 거야?"

유혜선은 어깨를 흠칫 떨며 물었다.

한지욱은 말없이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히더니 간호사를 불러와 상처를 소독했다.

유혜선은 침대에 누워서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지욱아, 나 용서하는 거 맞지?"

한지욱은 간호사가 붕대를 감는 모습을 바라보며 성의 없이 짧게 답했다.

...

강성연과 반지훈은 진성에서 며칠 보내다가 서울로 돌아왔다. 두 사람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레스토랑으로 왔다. 강성연은 잡지를 펼치며 한씨, 윤씨 집안의 파혼 소식을 알게 되었다.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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