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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구의범은 미간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율이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고 열정적으로 요청한 탓에 차마 거절하지 못했던 거다.

오늘 이율의 행동을 보면 의도적으로 그와 안예지를 엮어주려는 것 같았다. 안예지의 뜻인지, 아니면 이율 스스로의 행동인지 알 수 없었다.

한성연 사건이 있은 뒤로 구의범은 여자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었다. 두 번째 “한성연”이 나타나지 않으리라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

병원.

한 부인은 병실 곁에 앉아 한수찬에게 죽을 먹여주고 있었다. 한수찬은 며칠 전에 수술을 했고 아직 회복 기간이라 침대에 누워있어야 했다. 일어나려면 전동 침대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한지욱이 들어오자 한수찬은 그를 흘깃 보더니 하려던 말을 도로 삼키고 고개를 돌렸다.

“지욱아.”

한 부인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아버지는 조금 전에 깨어나셨어. 시간 있을 때 자주 와.”

한지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수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죽만 먹었다.

죽을 모두 먹은 후 한 부인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난 먼저 돌아가서 저녁을 준비할게.”

그녀는 자동 침대를 원래 위치로 조정하고 이불을 여며준 다음에야 나갔다.

한 부인이 떠난 후 병실에는 두 부자만 남았다. 한수찬은 눈을 감고 끝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수찬이 말을 하지 않자 한지욱도 침묵을 지켰다.

한지욱은 병실에서 아버지와 함께 두 시간 있었고, 아버지는 일찍 잠들었다. 그는 마음이 어수선해져 비상통로로 가서 담배를 피웠다.

그가 담배를 몇 대 피웠을 때 유혜선이 또 문자를 보냈다. 퇴원해도 되니 집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한지욱은 담배 연기 때문인지 눈을 가늘게 떴고 바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날 밤 그는 돌아가지 않고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

늦은 저녁, 윤티파니는 휴대폰 벨에 깨어났다.

그녀는 더듬더듬 휴대폰을 찾아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한지욱 도련님 약혼녀 되십니까? 한지욱 도련님께서 취하셔서 데리러 오시라고 합니다.”

윤티파니는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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