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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이율은 머리를 숙이고 휴대전화를 바라봤다. 그녀는 출발 전에 구의범에게 문자를 보냈었다.

안예지는 잠깐 기다리다가 말했다.

"아니면 저희 먼저 둘러볼까요? 구의범 씨는 도착한 다음 합류하면 되잖아요."

이율은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

"그래요."

이율은 구의범에게 문자를 보내고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배가 고팠던 이율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왔고 자리에 앉자마자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의범 씨 진짜 안 나올 생각인 것 같아요. 나오기 싫으면 그냥 거절하지 약속을 어기는 건 너무 했잖아요."

그녀는 메뉴판을 펼치며 계속해서 말했다.

"역시 잘생긴 남자는 믿을 게 못 돼요. 흥!"

안예지는 피식 웃었다.

"괜찮아요. 저희 둘이 놀면 되죠."

"그건 그래요. 진짜 좋은 인연이 곧 나타날 수도 있고."

이율은 금방 화가 풀린 모양이었다. 안예지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고 이율은 휴대전화를 만지작댔다.

"블랙 리스트에 넣어야겠어요."

"네?"

안예지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율은 휴대전화를 내려놓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간단한 약속도 못 지키는 남자는 믿을 게 못 돼요. 어쩌면 지금쯤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저희를 우습게 여길지도 모르죠. 제가 너무 얼빠라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속고 말았네요."

안예지는 미간을 찌푸렸다.

"제 생각에는... 고의가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혹시 다른 일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반 시간 동안 문자 한 번 답장 안 하는 게 어떻게 고의가 아니에요?"

이율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됐어요. 이미 블랙 리스트에 넣었으니까 신경 쓰지 말자고요."

안예지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머리를 숙이고 그릇 안의 음식만 물끄러미 바라봤다. 이때 그녀의 휴대전화가 진동하기 시작했고 낯선 번호가 보였다.

안예지는 수락 버튼을 누르고 전화를 받았다. 휴대전화 건너편에서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구분이 저를 차단했는지 연락이 안 돼서요. 지금 어디에 있어요?"

안예지는 전화번호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귀가에 댔다.

"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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