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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사실 메이드는 휴대전화를 화분에 숨겼는데 이야기를 마치고 밀어 넣었을 때 엄혜정이 무의식중에 보았다.

그녀는 몰래 원유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침대에 앉자마자 탁자 위에 놓은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번호를 보자 육성현의 번호였다.

“여보세요."

“뭐해?”

“그냥 방에 있어요.”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밥을 먹지 않으니까 안 기다려도 돼.”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아내를 위해 특별히 먼저 연락하는 남편 같았다. 하지만 엄혜정은 종래로 그를 기다리지 않았으며 언제 돌아오는가 하는 것은 더더욱 개의치 않았다.가능하다면 육성현이 영영 나타나지 않는 것을 바랐다. 다만 그런 생각은 비현실적이었다.

"알았어요."

저녁에 엄혜정은 혼자 먹었는데, 다 먹고 나서 푸딩이를 안고 방으로 돌아갔다.

9시까지 육성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룸에서 다른 사람이랑 술을 마시고 있던 육성현은 엄혜정에게서 걸려 온 전화임을 확인하고 순간 멈칫했다. 그리곤 일어서서 전화 받으러 갔다.

“나 보고 싶어?”

“밖에 딴 여자 있는 거 아니겠지? 다른 여자 생기면 날 좀 보내줘.”

엄혜정이 말했다.

“벌써 집착하는 거야?”

육성현은 엄혜정이 사랑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사람 시켜서 널 데리러 갈게. 겸사겸사 새로운 구경 해봐.”

전화를 끊은 후 육성현은 룸으로 돌아와 앉았다.

빡빡이 머리를 하는 이덕이 물었다.

“형님, 바쁘세요?”

또 다른 털털해 보이는 남자 최광영이가 말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너, 우리 형님 옆으로 가!”

여자는 일어서서 허리를 비틀어 육성현 쪽으로 갔다.

“이 천한 계집애를 봐라, 형님 곁으로 가고 싶어서 안달 났지?”

최광영이가 퉤 소리를 내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웃기 시작했다.

여자는 배시시 웃으면서 앉으려고 했는데 채 앉기도 전에 육성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꺼져, 필요 없어."

“형님, 왜요? 관심 없어요?”

“아, 다른 곳에서 이미 놀다 오셨구나, 하하하!”

“좀 이따가 너희 형수님이 올 거야.”

육성현이 말했다. 그는 손에 담배를 끼고 코 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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