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메이드는 휴대전화를 화분에 숨겼는데 이야기를 마치고 밀어 넣었을 때 엄혜정이 무의식중에 보았다.그녀는 몰래 원유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침대에 앉자마자 탁자 위에 놓은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번호를 보자 육성현의 번호였다.“여보세요."“뭐해?”“그냥 방에 있어요.”“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밥을 먹지 않으니까 안 기다려도 돼.”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아내를 위해 특별히 먼저 연락하는 남편 같았다. 하지만 엄혜정은 종래로 그를 기다리지 않았으며 언제 돌아오는가 하는 것은 더더욱 개의치 않았다.가능하다면 육성현이 영영 나타나지 않는 것을 바랐다. 다만 그런 생각은 비현실적이었다."알았어요."저녁에 엄혜정은 혼자 먹었는데, 다 먹고 나서 푸딩이를 안고 방으로 돌아갔다.9시까지 육성현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룸에서 다른 사람이랑 술을 마시고 있던 육성현은 엄혜정에게서 걸려 온 전화임을 확인하고 순간 멈칫했다. 그리곤 일어서서 전화 받으러 갔다.“나 보고 싶어?”“밖에 딴 여자 있는 거 아니겠지? 다른 여자 생기면 날 좀 보내줘.”엄혜정이 말했다.“벌써 집착하는 거야?”육성현은 엄혜정이 사랑스럽다는 듯이 웃었다.“사람 시켜서 널 데리러 갈게. 겸사겸사 새로운 구경 해봐.”전화를 끊은 후 육성현은 룸으로 돌아와 앉았다.빡빡이 머리를 하는 이덕이 물었다.“형님, 바쁘세요?”또 다른 털털해 보이는 남자 최광영이가 말했다.“여기서 뭐 하는 거야? 너, 우리 형님 옆으로 가!”여자는 일어서서 허리를 비틀어 육성현 쪽으로 갔다.“이 천한 계집애를 봐라, 형님 곁으로 가고 싶어서 안달 났지?”최광영이가 퉤 소리를 내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웃기 시작했다.여자는 배시시 웃으면서 앉으려고 했는데 채 앉기도 전에 육성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꺼져, 필요 없어."“형님, 왜요? 관심 없어요?”“아, 다른 곳에서 이미 놀다 오셨구나, 하하하!”“좀 이따가 너희 형수님이 올 거야.”육성현이 말했다. 그는 손에 담배를 끼고 코 밑에
육성현은 손가락으로 담배를 가지고 놀았다."누구도 그녀를 건드리지 마. 게다가, 만약 그녀가 아니었다면, 너희들이 지금 이렇게 생활이 좋은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해?”이덕은 웃으며 소파에 기대었다.“그건 그래요. 복이랑 화는 같이 온다잖아요. 게다가 형님이 개의치 않으시다잖아, 너희들이 왜 더 난리야? 언제 힘들게 보낸 적이 있었어?”최광영은 이미 할 말을 잃었지만 그래도 화가 가시지 않았다. 다만 육성현이 그 여자를 계속 원하고 있기에 그들도 별다른 방법은 없었다.육성현은 냉담하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들을 쓸어보았다.“덕이랑 많이 배워 좀. 내 일을 망치면 너희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다들 예전에 김하준을 따라 목숨 걸고 싸워보았기에 이 말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엄혜정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길가에 서서 두 손을 주머니에 꽂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육성현을 보았다.육성현은 다가가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고개를 숙이고 다가가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음...... 술 냄새......." 엄혜정은 거부했다.“술 냄새가 향수 냄새보다는 낫잖아.”성현은 그녀의 귓가에 사악하게 속삭였다.“......도대체 뭘 보여주고 싶은 건데?”엄혜정이 물었다."들어가." 육성현은 그녀를 껴안고 술집으로 향했다.엄혜정은 육성현을 따라 이런 장소에 출입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그녀는 김하준이 도대체 무엇을 숨겼는지 보고 싶었다. 그리고 원유희는 육씨 집안에는 비밀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 비밀은 틀림없이 육성현과 관련되는 것이다.그래서 엄혜정은 이렇게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는 집에 갇혀서 아무것도 알 수 없기에 이런 방법이 유일했다.술집은 괜스레 야릿한 분위기가 풍기었고 음악, 불빛은 하나같이 현란하고 환상적이었다.무대 아래에는 모두 밤을 즐기는 젊은 남녀였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조금 전의 시끄러움은 들리지 않았다.룸 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간 엄혜정은 안에 앉아 있는 남녀를 보았고 모든 사람 곁에는 다 여
“형수님도 참, 무슨 농담을. 우리 같은 무식한 사람이 어떻게 로얄 그룹에 갈 수 있겠어요. 굴욕을 찾아서 당하는 것도 웃기잖아요. 그냥 가끔 와서 술을 마셨어요.”이덕은 수다를 떠는 것처럼 농담했다.“제가 이 술집을 열었어요. 얘네들은 여기서 절 좀 도와주고 형님은 가끔 오셔서 물 마시고 가요. 형님 지금 로얄 그룹을 관리하고 있어서 아주 바빠요. 근데 걱정 마요, 제가 형수님 대신해서 우리 형님을 잘 감시해줄게요. 다른 여자를 찾자마자 바로 알려드릴게요.”엄혜정은 그들이 이렇게 하든 말든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신경 쓰는 것은 이덕이 뜻밖에도 술집의 사장이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사람이 들락거리는 난장판인 곳, 이것은 엄혜정이 생각하고 있는 술집의 이미지였다. 그래서 그들 성격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들어올 때만 해도 장사가 잘되는 걸 보니 경영이 잘 되는 모양이다. ‘감옥살이한 후 갑자기 착해진다고? 그럴 리가.......’“형수님, 한 잔 올리겠습니다." 이덕은 술잔을 들었다.엄혜정은 거절하지 않았고 잔을 가지려는 찰나 최광영이 말했다.“형수님은 이 술을 마셔야죠. 우리 형님 와이프인데 이 정도는 껌이죠, 아니에요?”최광영은 아주 독한 양주 한 병을 들고 얘기했다.육성현은 눈빛으로 그를 경고했다.이덕도 입을 열었다.“형수님이 어떻게 그걸 마시겠어.......”“마실 수 있어요.”엄혜정은 그의 말을 끊었다. 이덕은 멍하니 육형을 바라보았다.최광영은 허벅지를 두드리며 말했다.“역시 우리 형님의 여자는 달라. 자, 제가 다시 따라줄게요.”최광영은 다시 잔을 들고 독한 술을 따랐다.엄혜정의 주량은 뭐 더 말할 것 없이 적었다. 하지만 그녀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지금 만약 쉽게 물러난다면 앞으로 어떻게 그들과 지낼 것인가?’엄혜정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 번이라도 실수하는 것을 노리고 있었다.목을 젖히고 잔에 든 술을 입에 털어 넣은 후 바로 삼켰다. 독한 술은 엄혜정을 자극했고 기침하게 만들었다.그러나 그 냄새가
엄혜정은 반항할 능력이 조금도 없었고 육성현이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차에서 방까지 엄혜정의 의식은 아주 흐리멍덩했다. 그녀는 육성현이 시키는 대로 했다.이튿날 깨어나자 엄혜정은 어젯밤에 발생한 일을 떠올리면서 너무 황당해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두 잔의 술을 마신 것도 후회하지 않았고, 술집에 간 것도 후회하지 않았다. 만약 가지 않았다면 이덕 그 무리를 발견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멍-!” 엄혜정은 고개를 돌려 카펫 위의 푸딩이가 자기를 향해 작은 꼬리를 흔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좀 이따가 안아줄게.”엄혜정은 처참한 몸을 정리해야 했다. 오후에 엄혜정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푸딩이를 안고 거리로 갔다.하지만 한 매점 앞에서 염정은을 만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친구들과 함께 쇼핑하러 나온 염정은도 이곳에서 엄혜정이랑 만날 거라고 상상하지 못한 게 뻔했다.“여기서 옷을 사요?”염정은은 위아래로 그녀를 훑어보았는데, 입고 있는 것은 모두 고급 브랜드였다. 특히 발에 있는 그 신발은 한정판으로 전 세계에 몇 켤레밖에 없었다.‘근데 조사해봤는데 쟤 빈민가에서 태어났다고 하던데, 무슨 돈이 있어서. 아, 육성현이 사준 게 분명해.’“아니요, 마침 이 앞을 지나가고 있었어요.”“이 사람은 또 누굴까? 정은아, 너한테 이런 친구가 있었어? 얼른 소개해줘봐.”옆에 있던 친구는 엄혜정의 옷차림이 범상치 않은 것을 발견했고 게다가 얼굴까지 예뻤다.“금방 사귄 친구야. 뭐 따로 소개할 필요가 있겠어, 오늘 저녁에 파티 있는데 올래요?”염정은이 물었다.“맞아, 정은이 생일이기도 해. 친구로서 꼭 와야 해요!”염정은은 망설이는 엄혜정을 보며 말했다.“설마 날 거절하려는 건 아니겠죠?”옆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빵 터졌다.“누가 감히 널 거절하겠어? 그럴 일은 없어.”“갈게요.”염정은은 엄혜정에게 파티 주소를 알려준 후 떠났다. 엄혜정은 저 사람들은 자기랑 같은 레벨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염정은의 미움을
‘어쩐 일로 온 거지? 염정은 생일 파티에 일부러 온 걸까? 통화할 때만 해도 아무런 얘기도 없었는데…….’그녀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때, 아름다운 한 여성이 옆으로 뛰어갔다.염정은은 육성현의 곁으로 갔다.“성현 씨, 왔어? 난 또 자기 안 오는 줄 알았잖아. 역시 자기 마음에 아직도 나…….”염정은 말하다가 입을 다물었고 표정이 굳어졌다. 육성현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았고 곧장 앞으로 갔기 때문이다. 마치 염정은을 보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그리곤 엄혜정 앞으로 걸어갔다. 다른 아가씨들은 이 모습을 보고 저마다 의심하기 시작했다.‘무슨 사이래?’방금 그녀들은 모두 육성현이 염정은을 무시한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염정은의 굳은 표정도 다 보았다.하지만 아무리 빈민가의 여자가 정말 요행으로 육성현과 관계를 가졌다고 해도 그녀들은 엄혜정을 염정은 급으로 보지 않을 것이고 자기랑 같은 급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그래서 누군가가 이간질하려고 했다.“육 선생님, 방금 이 아가씨가 우리 앞에서 자기가 육성현의 여자라고 허세를 떨었는 데 사실 아니죠? 저 여자 같은 신분이 어떻게 감히 육 선생님이랑…….”엄혜정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육성현이 올 줄 알았더라면 엄혜정은 절대로 육성현의 여자니 뭐니 하는 얘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육성현은 엄혜정 쪽으로 다가가 허리 굽혀 물었다.“진짜야?”엄혜정은 속으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육성현의 이름을 대는 것은 정말로 이성적이지 않은 행동이라고 반성했다.‘평소에 날 봐주긴 하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함부로 하는 것도 봐주진 않을 것 같은데…….’“맞아요, 정말로 그렇게 얘기했어요. 저희가 뭐 모함하는 거 아니에요. 억지로 그런 거짓말을 해서 자존심을 지키려는 거겠죠.”“심지어 저딴 저렴한 선물을 가져오다니, 정말 할 말 없네요.”“맞아요, 육 선생님의 취향을 다들 잘 알고 있는데, 어떻게 저딴 여자를 좋아하겠어요?”육성현은 고개를 돌려 그 사람을 보았다.“무슨 취향인데?
“안으로 들어가…….”엄혜정이 막 막으려고 했다.육성현은 한 손으로 푸딩이를 잡고 들어 올렸다. 푸딩이의 네 발은 공중에서 대롱대롱했다."이렇게 잡지 마요." 엄혜정은 푸딩이를 빼앗아 품에 안았다.육성현의 안색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날 잡아서 보신탕을 좀 해 먹을까?”엄혜정은 흠칫 놀랐다.“푸딩이랑 왜 이래요? 당신을 물까 봐 걱정해서 그런 거예요. 그나저나 밥 먹었어요?”이 말을 듣자 육성현은 바로 화가 식었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녀를 껴안고 나갔다.“가자,밥 먹으러 가자."그들은 9층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에 갔는데 야경을 보기 좋은 곳에 앉아서 식사하면서 도시 야경을 보았다. 시 중심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라 가장 번화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고 그 아름다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뭘 선물했는데? 어디 한번 봐봐.”엄혜정은 그가 왜 선물에 관심이 있는지 몰랐지만 가방에서 꺼내 그에게 주었다.육성현은 상자를 열고 안에 있는 팔찌를 보았다.“확실히 싸구려네.”그렇게 말한 뒤 자기 슈트 안주머니에 넣었다.“뭐 하는 것에요?”엄혜정은 이해하지 못했다.“앞으로 천만원 안 되는 액세서리는 버려.”“나 돈 그렇게 안 쓰는 거 잘 알잖아요.”“배워, 정 못 배우겠으면 브랜드 측 보고 직접 집으로 보내라고 할 테니까 집에서 골라. 어차피 나 지금 제일 많은 게 돈이야, 맘껏 누려도 돼.”예전에 김하준도 돈을 많이 벌어주겠다고 했고 그때 엄혜정은 엄청 기쁘고 스윗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부담스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우리 쓰는 돈이 다 진짜 육성현의 돈인데, 만약에 찾아와서 우리 보고 달라면 어떡해요?”“걱정하지 마, 평생 못 돌아올 거야.”육성현은 엄혜정이 자기를 떠보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으면 그저 신경 쓰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엄혜정은 시선을 떨구고 건성으로 스테이크를 썰었다.‘돌아오지 않는다고……설마, 이미 김하준에게 살해당한 건…….’엄혜정의 손에 든 접시가 갑자기 없어졌고 육성현은 그녀를
“뭐 하려는 거에요?”엄혜정은 첫눈에 이 남자가 누군지 알아보았고 구역질 나는 옛일이 생각나자 당황하기도 했다.유씨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거 보면 아마 여기서 청소하고 있는 것 같았다.“오랜만에 옛친구를 만났는데 반가워서 얘기하고 싶어서 그러지.”유씨는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너 돈 많은 남자를 찾았구나? 네 남자는 네가 예전에 아이를 지웠던 일을 알고 있대?”협박하는 말투였다. 엄혜정은 그가 다시 자신을 만질까 봐 그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걱정하지 마, 네가 고분고분 말 잘 들으면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야.”유씨는 찌질하고 역겨운 표정과 말투로 얘기했고 손을 뻗어 엄혜정의 손을 잡으려 했다.그때 엄혜정은 몸을 돌려 유씨의 안 무릎을 발로 걷어찼다.“아!”유씨는 너무 아픈 나머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화난 유씨는 다를 절뚝거리며 삿대질했다.“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네가 아직도 화나고 있는 거 알겠는데 근데 네가 그때 발버둥 치지 않았다면 아이가 유산할 일도 없었을 거잖아?”검정색 구두는 갑자기 멈췄다. 엄혜정은 고개를 들자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육성현을 보고 심장이 쿵쿵 빨리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씨는 아직도 자각하지 못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네가 그때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했다면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일도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 우리 잘못은 아니지. 네가 애초에 계란으로 바위를 칠 생각을 하지 말았어야지. 여자는 그럴 때 그냥 말을 들으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김하준 그 건달XX도 없어도 우리가 널 보호할 수 있어…….”“그만 해!”엄혜정은 그를 멈추었다.“왜?”유씨도 갑자기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독사가 혀를 날름거리면서 자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기분이 들어 저도 모르게 뒤돌아보았는데 익숙한 얼굴을 가진 육성현을 보고 깜짝 놀라 다리가 나른해져 바닥에 주저앉았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생각했다.육성현은 공포에 떨고 있는 유씨를 보지 못한 것처럼
그러나 육성현 그 공격을 다 피하고 그녀를 꽉 잡았다.“혜정아, 내가 가르쳐준 호신술로 날 상대하려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놔줘요…….”엄혜정은 거부하면서 숨을 헐떡였다.김하준은 싸우면서 자랐고 매번 싸울 때마다 피를 꼭 봤다. 하여 엄혜정은 아예 그의 상대가 아니었다. 육성현은 그녀를 주차장 방향으로 데려갔다.“차 여기에 없어.”차는 이미 주차장에서 나와 둘이 있는 방향으로 오고 있었고 육성현은 그녀를 차에 태운 후 흥분한 표정을 하면서 바로 안았다.“그래, 네가 내 아이를 지울 리가 없지, 틀림없이 무슨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어!”엄혜정은 육성현의 변태적인 모습을 보고 벌벌 떨었다."그렇다고 사람을 그렇게 때리면 안 되는데…….”“안된다고? 그 사람이 감히 내가 없는 틈을 타서 너를 노리고 심지어 널 유산하게 만들다니, 그런 사람은 천번 만번 죽어도 돼!”엄혜정은 매우 실망했다. 그녀는 왜 형요림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불가능한 일이었다.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본성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육성현은 괴물 본능을 갖고 있었다.그러다가 육성현의 몸에 있는 핸드폰이 진동했다. 그는 먼저 엄혜정을 놓아주고 의자에 앉아 전화를 받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육성현의 표정은 아직도 아주 어두웠고 엄혜정을 보고 억지로 화를 참았다.“내 주위에 많고 많은 게 여자고, 엄혜정이 없더라도 다른 사람이 있을 건데, 보기 불편하다면 꺼지라고 해요!”“적어도 좀 자제해야 하고 어느 정도 겉치레는 해야 하지 않겠어?”육 어르신은 엄청나게 화났다. 염씨 집안이랑 정략결혼을 하려고 하는데 지금 염정은이 원한을 품게 되면 그땐 자신이 직접 가서 사죄를 해야 한다."알았어요. 잔소리 많은 노인네라고.”그가 말하지 않아도 엄혜정은 누가 전화했는지 알 수 있었고 무슨 일 때문인지도 알 수 있었다. 염정은 그렇게 체면을 구겼는데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원래 엄혜정은 좋은 마음을 가지고 파티에 참여했는데 뜻밖에도 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