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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뭐 하려는 거에요?”

엄혜정은 첫눈에 이 남자가 누군지 알아보았고 구역질 나는 옛일이 생각나자 당황하기도 했다.

유씨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거 보면 아마 여기서 청소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옛친구를 만났는데 반가워서 얘기하고 싶어서 그러지.”

유씨는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 돈 많은 남자를 찾았구나? 네 남자는 네가 예전에 아이를 지웠던 일을 알고 있대?”

협박하는 말투였다.

엄혜정은 그가 다시 자신을 만질까 봐 그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네가 고분고분 말 잘 들으면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야.”

유씨는 찌질하고 역겨운 표정과 말투로 얘기했고 손을 뻗어 엄혜정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때 엄혜정은 몸을 돌려 유씨의 안 무릎을 발로 걷어찼다.

“아!”

유씨는 너무 아픈 나머지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화난 유씨는 다를 절뚝거리며 삿대질했다.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네가 아직도 화나고 있는 거 알겠는데 근데 네가 그때 발버둥 치지 않았다면 아이가 유산할 일도 없었을 거잖아?”

검정색 구두는 갑자기 멈췄다.

엄혜정은 고개를 들자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육성현을 보고 심장이 쿵쿵 빨리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씨는 아직도 자각하지 못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네가 그때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했다면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일도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 우리 잘못은 아니지. 네가 애초에 계란으로 바위를 칠 생각을 하지 말았어야지. 여자는 그럴 때 그냥 말을 들으면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김하준 그 건달XX도 없어도 우리가 널 보호할 수 있어…….”

“그만 해!”

엄혜정은 그를 멈추었다.

“왜?”

유씨도 갑자기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독사가 혀를 날름거리면서 자기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기분이 들어 저도 모르게 뒤돌아보았는데 익숙한 얼굴을 가진 육성현을 보고 깜짝 놀라 다리가 나른해져 바닥에 주저앉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생각했다.

육성현은 공포에 떨고 있는 유씨를 보지 못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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