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으면 전 이만 일 하러 갈게요.”엄혜정은 뒤로 물러나 몸을 돌렸다.육성현은 그녀가 규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로 부르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김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들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것을 걱정한 적도 없었다.테이블 위의 핸드폰이 울리자 육성현은 전화를 받았고 육 어르신의 소리가 들려왔다.“저녁에 밥 먹으러 와.”"알았어요."엄혜정이 퇴근할 때 육성현은 이미 사무실에 없었다. 그가 이렇게 일찍 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사장님도 안 계시고 퇴근 시간도 되었으니 그녀는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다. 엄혜정은 건물에서 나와 지하철 방향으로 갔다.올 때는 기사 아저씨가 데려다주었는데 회사 앞까지 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혹여나 비싼 차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신분을 궁금해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그녀를 마중하는 차를 보지 못하고 육성현의 검은색 벤틀리를 보았다. 그곳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이 마치 길을 막는 호랑이 같다.엄혜정은 그가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걸어갔다. 부하가 문을 열어주더니 엄혜정은 안으로 들어갔다.육성현은 회사 서류를 덮었다.엄혜정은 그런 육성현을 보자 정말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그녀는 오늘 색다른 육성현을 보게 되었다.도박장에서 편안하게 앉아 입에 담배를 물고 카드놀이에 전념하던 김하준이 사장님 역할도 훌륭하게 해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러나 그녀는 김하준의 현재 인생은 연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단지 연기를 잘해서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뿐, 그가 정말 이런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다른 사람들이 봐요.”차가 도로에 진입했고 엄혜정은 그의 차에 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다음에는 혼자 갈게요. 기사도 있잖아요.”“널 생각해서 주차장에 끌고 가려는 것을 참았어.”엄혜정은 대답할 말이 없었다. 육성현은 확실히 숨기려고 이곳에 주차한 게 틀림없었다."오늘 기분이 어때?"육성현이 물
“염감탱이한테 가서 밥 먹고 올게. 금방 돌아올게.”엄혜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육성현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그 차를 예민하게 알아차렸다. 그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외투를 팔꿈치에 걸치고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화기애애한 말소리가 들렸고 안에서 염정은은 육원산을 모시고 작은 테이블 앞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염정은은 육성현을 보더니 눈이 반짝이었다. 하지만 재벌가 아가씨로서 염정은은 자기만의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그날 육성현이 자기한테 준 모욕을 잊지 않았다.“시간을 딱 맞춰서 왔구나.”육원산이 위엄있게 말했다.“정은이 나랑 같이 있어 줘서 다행이지, 너는 하늘이 두쪽 나도 아비 보러 오지도 않아.”육성현은 외투를 소파에 던지고 앉아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말했다."저 바쁜 거 잘 알잖아요.""아무리 바쁘더라도 주변의 중요한 사람들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육성현은 초조하고 짜증 난 기분은 꾹 참았다. 그는 저 영감탱이가 무슨 의도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그래, 기왕 겉치레하는 바에 제대로 해보자!’“정은이도 있다고 일찍 얘기해주셔야죠, 그럼 얼른 달려왔죠.”염정은에게 화해의 시그널을 보낸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염정은은 싸우러 온 게 아니었기에 당연히 눈치 빠르게 이어서 말했다.“아저씨 혼자 있을까 봐 왔는데 당신도 올 줄 몰랐어. 회사에서 오느라 많이 배고팠죠? 아저씨, 우리 식사 시작할까요?”육원산은 화기애애한 두 사람을 보면서 일어섰다.“가자, 밥 먹으러 가자, 너를 굶기면 정은이가 또 뭐라고 하겠다.”밥을 먹고 육성현은 육원산이랑 잠깐 수다 떨었는데 대부분 다 회사 일에 관한 것들이었다. 육성현은 처음에는 한두 마디 했는데, 뒤로 갈수록 입을 열지 않았다. 염정은도 있었기에 뭐라고 하기 곤란한 육원산은 육성현보고 염정은을 바래다 주라고 했다.“혼자 운전해서 왔잖아요?”육원산은 애써 참았다.‘얘는 왜 이렇게 눈치 없어!’육성현은 1초도 더 있고 싶지 않아 일어섰다."데려
“아니면?”엄혜정은 바로 메이드더러 침대 시트를 바꾸라고 했다. 바꾸고 나서 그녀는 침대에 올라가려 했지만 육성현에게 안겨 움직이지 못했다."다음에 다시 침대에 올라가는 것을 보게 해주면, 진짜 삶아버릴 거야.”“약자를 괴롭히면 안 돼.”“네가 약자야?” 육성현은 그녀를 누르고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내가 약하지 않았더라면, 당신은 지금 이미 죽었을 거예요.”엄혜정은 마음속으로 원한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이 말은 육성현에게 김하준이 어떻게 감옥에 들어갔는지 다시 일깨워주는 것과 같았다. 배우자의 배신으로 하게 된 감옥살이를 떠올리게 했다.엄혜정은 말을 다 하고 나서 말이 심했다는 것을 깨닫고 다급히 화제를 돌렸다.“잘래요…….”“날 또 배신할 거야?”육성현이 물었다.엄혜정은 일단 기회가 생기면 틀림없이 사실을 대중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속으로 다짐했다.“혜정아, 또 배신하면 그땐 내가 인정사정없다고 뭐라고 하진 마.”육성현은 그녀의 얼굴에 키스했고 엄혜정은 놀라서 심장이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육성현이 농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고 그의 잔인함을 본 적도 많았다. 지금 그의 곁에 남아 있는 것도 자기 목숨을 그의 손에 쥐어준거랑 같았고 언제든지 죽을 위험이 있었다.다음 날 회사에 출근한 엄혜정은 이른 아침부터 부서 직원들이 재잘재잘 가십거리를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그나저나, 우리 사장님이랑 염정은 아가씨는 언제 결혼할까?”“인터넷에서 얘기했잖아,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고.”“그니까, 두 사람 껴안고 있는 거 봐, 사이도 좋고 선남선녀고 집안도 걸맞고, 정말 너무 부러워!”엄혜정은 몇몇 동료들이 모두 휴대전화를 들고 보면서 가십거리를 얘기하는 것을 보았다.‘육성현과 염정은에 관한 것 같은데…….’엄혜정은 앉은 후 호기심에 휴대전화를 꺼냈고 바로 실검에 염정은과 육성현의 이름이 나란히 있는 것을 발견했다. 클릭하고 보니 가로등 아래에서육성희에게 안겨있는 염정은의 모습이었는데 엄청나게 보기 좋았고 훈훈해 보였다.
“여기서 널 다 벗길 수도 있어.”엄혜정은 깜짝 놀랐지만 건달 김하준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당신을 싫어하게 만들지 마.”“걱정하지 마, 밖에 아무리 많은 여자를 둬도, 육성현 부인은 너 하나야. 아무도 못 뺏어가.”육성현은 악랄하게 웃었다."당신 마음대로 해요." 엄혜정은 어이없이 그의 손을 뿌리쳤다.“전 아직 할 일이 있어요, 놓아줘요.”“날 모시는 게 네가 할 일이야.”육성현은 사람을 놓아주지 않고 일할 마음도 없었다. 다만, 테이블 위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엄혜정은 핸드폰에서 온 전화의 이름을 보고 말했다.“방해하지 않을게요, 이만 나가보겠습니다.”이 말을 다 하고 그녀는 일어나서 사무실을 떠났다.육성현은 닫힌 문을 보고 의자에 앉은 채로 두 다리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리곤 반갑지 않다는 듯이 전화를 받았다.“나 지금 바빠.”“인터넷에서 도는 사진 봤어? 나 정말 화가 나 죽겠어, 누가 찍었는지 프라이버시라는 거 몰라? 변호사를 찾아야 할 것 같아.”“로얄 그룹 변호팀 괜찮은데, 도와줘?”“됐어, 내가 처리할게! 사실 그냥 겁만 줘도 앞으로 함부로 못 찍을 거야.”“그래.”육성현은 핸드폰을 던졌다.‘염정은 이 XXX이, 감히 이런 수를 써? 로얄 그룹을 이미 물려받았다면 널 진작에 악어 사료로 썼어!’그는 육성현으로서 사는데 너무 답답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그의 기분이랑 감정을 알게 해선 안 되고 예측할 수 없고 짐작할 수 없는 사람으로 되어야 했다.예전이었다면 그는 인터넷에서 그런 사진을 보자마자 바로 염정은의 머리를 벽에 박았을 것이다!원유희는 요 며칠 회사에 드나들었다. 그녀는 온종일 별장에 있으면 사람이 미쳐버릴 것 같다고 느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배 속의 아이를 지워야 한다는 것이다.원유희는 자리에 앉아 심심풀이로 핸드폰을 보다가 우연히 실검을 보게 되었다.‘육씨 그룹 후계자랑 재벌가 아가씨?’사진을 열어보니 과연 그 재벌가 아가씨는 엄혜정이 아니었다.
병원에 도착하자 원유희는 차에서 내려 병원 대문으로 돌진했다."아니, 돈 안 냈어요!" 기사는 얼른 차에서 내려 그녀를 쫓아가 붙잡았다. "아가씨, 돈 내는 것을 잊으셨나요?"원유희는 그제야 생각났다. 급히 뛰쳐나온 바람에 핸드폰이랑 가방을 가져오지 않았고 돈은 말할 것도 없었다."이봐요, 설마 돈도 안 가지고 택시를 잡은 거예요?”기사는 원유희의 뚱한 표정을 보자 순간 예감이 좋지 않았다."죄송해요, 돈을 가져오는 것을 잊었어.......“뭐라고요? 그럼 먹튀 하려고 했어요? 안 돼요, 몰라요. 돈 없으면 가족한테 연락해요. 헛걸음할 순 없잖아요!”돈을 받기 전에 기사는 원유희를 보내주려 하지 않았다.“저......가족 없어요. 부모님은 다 돌아가셨어요.......”원유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기사님, 주소 하나 남겨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나중에 돈을 보내드릴게요, 네?”“재수가 없어서, 웬!”기사는 화가 나서 차를 타고 떠났다.원유희는 굳은 표정으로 그곳에 서 있었다. 병원은 아주 가까이 있었지만 돈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에 아이를 어떻게 지울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그저 넋을 잃은 채로 멍하니 계단에 앉아 있었고 눈물이 앞을 가려 다른 사람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갑자기 몇 대 차가 병원 입구에 멈췄고 스케일이 너무 커서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그곳을 보게 만듥었다. 김신걸은 롤스로이스에서 내려 원유희 앞으로 걸어갔다. 원유희는 고개를 들지 않았고 표정조차 없었다. 김신걸은 애써 꾹 참으며 허리를 숙여 원유희를 안았다. 그리곤 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놔! 안 가!”원유희는 두 다리를 버둥거렸다. 하지만 아무런 소동도 없었고 김신걸에게 끌려 차에 올라탔다. 차에 오르자마자 원유희는 닫힌 차 문을 다시 열려고 아등바등 애썼다.“내릴거야! 놔! 이 아이를 꼭 지울 거야, 안 낳을 거라고!”김신걸은 난폭하게 원유희를 잡아당겨 안았다. 그리고 사악한 얼굴로 그녀를 쏘아보았다.“똑똑히
“사진을 보냈는데 답장이 없으셔서 전화를 드렸습니다.”김신걸은 전화를 끊지 않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진선우가 보낸 사진을 보았는데 CCTV에서 캡처한 사진인 것 같았다.라인은 퍼펙트 성형외과에 들어가서 피부 관리를 받은 후, 떠나기 전에 윤설이 있는 방으로 갔다. 하지만 라인이 윤설을 찾아가는 것 빼곤 다른 증거가 없었기에 라인을 잡아 와도 그저 지인을 보고 인사하러 갔다고 발뺌할 수 있었다.“똑바로 감시해, 빼놓은 흔적 없이 제대로!”"네!""그리고 이 여자는 프로니까 들키지 마." 김신걸은 주의를 주었다."네!"전화를 끊은 후 김신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김명화랑 관련이 있을까?’안방으로 돌아온 김신걸은 침대 옆에 앉아 아직 깨어나지 않은 원유희를 내려다보았다.“찾으면 이렇게 아파하지 않아도 돼.”윤설은 파혼당한 후부터 집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 많이 충격받은 모양인지 꾸미지도 않았다.이런 윤설을 보자 장미선은 몹시 초조해졌다.“이렇게 포기하면 안 되지! 신걸이가 잠깐 머리가 어떻게 돼서 너랑 이렇게 얘기했을 거야. 걔가 널 얼마나 아끼고 그랬는데, 너도 잘 알잖아. 지금 엄청나게 후회해서 네가 다시 잡아주기를 기다릴 수도 있어.”“신걸 씨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파혼하다뇨?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면 제가 쪽팔려서 어떻게 살아요?”윤설은 화장대 앞에 앉아 자기 얼굴을 바라보았다.“아무리 예쁘게 생겨도 무슨 소용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다 절 우습게 생각할 거잖아요! 특히 원유희, 지금 얼마나 득의양양하겠어요!”“파혼은 해도, 아직은 너랑 신걸만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 다른 사람들은 아직 모르니까 넌 충분히 기회가 있을 거라고! 네가 지금 포기해버리면 누가 제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원유희.......”“그러니까! 기억해, 원유희는 지금 정신이 이상해지고 있다고. 점점 더 악화하면 걔가 무사할 거라고 생각해?”장미선은 그녀를 일깨워 주었다. 이 얘기를 듣자 윤설은 메이드를 시켜 원유희에게 약을 먹인
한달음에 찾아온 송욱은 들어오자마자 원유희의 몸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원유희는 비록 쓰러졌지만 몸에 큰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임신으로 인해 정서가 많이 불안정할 거예요. 다 유희 씨 뜻대로 해주면 돼요.”“쟤 뜻대로? 쟨 지금 아이를 지우려고 하고 있고! 떠나려고 한다고!”김신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난 못해!’경호원은 원유희가 지금 세쌍둥이를 봐도 몸을 돌려 피한다고 했다.“그거 말고요. 산모랑 좋게 좋게 얘기하셔야 해요.”김신걸의 표정은 굳어졌다. 그는 자신이 이미 충분히 좋게 좋게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감정을 억누르고 있었고 쉽게 화를 내지도 않았다.‘그래도 부족해?’ 김신걸은 귀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송욱은 바로 눈치채고 나갔다.김신걸은 날로 수척해지는 원유희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했다.‘암튼 아이를 지우는 것 빼고 다른 건 다 네 뜻대로 할게.’다음 날 아침, 원유희는 일찍 깨어났는데 깨어나자마자 자기가 김신걸의 품에 안겨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원유희는 일어날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김신걸이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안았다.“뭐해.”“출근하려고.”원유희는 허리에 있는 손을 뿌리치자마자 김신걸이 자기를 덮친 느낌을 받았다.“아.......”김신걸은 원유희의 위쪽에서 말을 했다.“오늘 좀 데리고 놀러 가줄게.”‘.......어디로?”“다 괜찮아, 아직 할 일 없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녀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잘 몰랐다. 모르고 있었지만 동시에 반항할 수도 없었다. 김신걸은 줄곧 강하게 나왔기에 순종할 수밖에 없었다.10시가 조금 안 되었지만 그들은 문을 나섰다. 점심 먹으러 외출했는바 레스토랑에 도착해서 테이블 앞에 앉자마자 김신걸은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원유희는 엄청나게 당황했지만 당황한 기색과 초조함을 억누르고 있다. 그녀는 레스토랑이 너무 시끄럽다고 느껴졌고 머리가 혼란스럽게 되기 시작했다.“어디 아파?’김신걸이 물었다.“.
회복하려면 김신걸을 떠나는 것 빼고 다른 방법은 없었다고 생각했다. 김신걸의 곁에 있으면 안 되었고 그의 아이를 낳는 것은 더더욱 안 되었다.원유희는 짐승이 아니라 사람이고 인권이 있었다. 김신걸이 원유희에게 입힌 상처는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고 곧 그녀를 무너뜨릴 것 같았다.......식당을 나서자 그녀는 몸에 비치는 햇빛조차 거슬려 적응하지 못했다.원유희는 몸을 돌려 차에 올랐다.김신걸은 원유희의 기분이 좋지 않을까 봐 어쩔 수 없이 타협하여 그녀를 별장으로 데리고 돌아갔다.원유희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고개를 돌리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첫 번째 계단에 발을 디디자마자 몸이 가벼워졌고 누군가에게 안겼음을 알아챘다. 원유희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김신걸은 그녀를 침대에 눕혀놓고 말했다."낮잠 좀 자, 옆에 있어 줄게.”“나가.......”원유희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김신걸이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소리 크기였다.김신걸은 굳은 표정으로 감정을 억눌렀다.“누워있어.”원유희가 누운후 김신걸은 그녀에게 이불을 잘 덮어준 후 방에서 나갔다. 문을 닫은 후, 기분이 안 좋은 김신걸은 무서운 기운 뽐내며 걸어 나갔는데 메이드 옆에 지나갈 때면 겁먹은 메이드는 숨 쉴 수조차 없었다.김신걸은 서재로 돌아와 어두운 얼굴로 검은 의자에 앉았다. ‘아이를 낳으면 다 괜찮아지겠지.’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아주머니가 밖에서 말했다.“선생님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이 손님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김영이었다. 이 별장은 이혼했을 때 김영이가 원수정에게 준 별장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사람이 죽고 별장만 홀로 남아있게 될 거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누가 당신보고 묘지에서 나와도 된다고 했죠?”김신걸은 엄청 사나워 보였다.자신을 원수처럼 대하는 아들을 보자 김영은 어색해졌다.“그냥 와서 보려고.”“보고 싶으면 저승에 찾아가서 봐요.”이 말을 듣자 김영은 순간 화났다.“신걸아, 난 네 아버지야. 아버지랑 이게 무슨 말버릇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