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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염감탱이한테 가서 밥 먹고 올게. 금방 돌아올게.”

엄혜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육성현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그 차를 예민하게 알아차렸다. 그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외투를 팔꿈치에 걸치고 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화기애애한 말소리가 들렸고 안에서 염정은은 육원산을 모시고 작은 테이블 앞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염정은은 육성현을 보더니 눈이 반짝이었다. 하지만 재벌가 아가씨로서 염정은은 자기만의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그날 육성현이 자기한테 준 모욕을 잊지 않았다.

“시간을 딱 맞춰서 왔구나.”

육원산이 위엄있게 말했다.

“정은이 나랑 같이 있어 줘서 다행이지, 너는 하늘이 두쪽 나도 아비 보러 오지도 않아.”

육성현은 외투를 소파에 던지고 앉아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저 바쁜 거 잘 알잖아요."

"아무리 바쁘더라도 주변의 중요한 사람들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육성현은 초조하고 짜증 난 기분은 꾹 참았다. 그는 저 영감탱이가 무슨 의도인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래, 기왕 겉치레하는 바에 제대로 해보자!’

“정은이도 있다고 일찍 얘기해주셔야죠, 그럼 얼른 달려왔죠.”

염정은에게 화해의 시그널을 보낸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염정은은 싸우러 온 게 아니었기에 당연히 눈치 빠르게 이어서 말했다.

“아저씨 혼자 있을까 봐 왔는데 당신도 올 줄 몰랐어. 회사에서 오느라 많이 배고팠죠? 아저씨, 우리 식사 시작할까요?”

육원산은 화기애애한 두 사람을 보면서 일어섰다.

“가자, 밥 먹으러 가자, 너를 굶기면 정은이가 또 뭐라고 하겠다.”

밥을 먹고 육성현은 육원산이랑 잠깐 수다 떨었는데 대부분 다 회사 일에 관한 것들이었다. 육성현은 처음에는 한두 마디 했는데, 뒤로 갈수록 입을 열지 않았다.

염정은도 있었기에 뭐라고 하기 곤란한 육원산은 육성현보고 염정은을 바래다 주라고 했다.

“혼자 운전해서 왔잖아요?”

육원산은 애써 참았다.

‘얘는 왜 이렇게 눈치 없어!’

육성현은 1초도 더 있고 싶지 않아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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