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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원유희의 심장이 살짝 조여들었다.

‘김신걸 경호원이네…….’

혼자 뒷좌석에 앉은 그녀는 전쟁터에 나가는 결사대의 마음이 이런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까지 보낸 거면 희망이 있는 걸까? 뭐가 어떻게 되든 고모한테 도움만 될 수 있다면 뭐든 좋아…….’

하지만 김신걸이 정말 그녀의 부탁을 또 들어줄까?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끝없이 밀려들고 회사 앞에서 내리는 그녀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권력의 상징인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빌딩이 그녀의 영혼을 짓누르는 듯했다.

원유희는 보디가드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의 최고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비서실 고건 비서가 그녀를 다시 사무실 앞으로 향했다.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린 원유희가 사무실로 들어가고 고건이 문을 잠가바렸다.

마지막 퇴로까지 막힌 느낌에 원유희의 심장이 거세게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훤한 낮임에도 불 하나 켜지 않은 사무실은 밤처럼 어두웠고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그대로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

한발자국 옮길 때마다 주위를 둘러보는 그녀는 마치 어둠속에서 맹수를 피하는 초식동물과도 같았다.

분명 어딘가 맹수가 있다는 걸 알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 그 언제든지 몸을 숨긴 맹수가 나타나 그녀의 목을 물어뜯을 수 있다는 생각에 끝없는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무슨 일이야?”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원유희는 심장이 멈추는 것만 같았다.

홱 고개를 돌린 원유희의 시야에 사무실 의자에 앉은 검은 그림자가 들어왔다.

흐릿한 그림자였음에도 그 남자의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원유희는 알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원유희가 대답했다.

“전…… 전화했는데 안 받아서…… 고…… 고모부 회사에 왜 그런 거야?”

“대신 사정이라도 하려고 온 건가?”

김신걸의 목소리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끔찍했다.

“아니.”

원유희가 다급하게 부정했다.

고모의 편을 든다는 걸 알면 괘씸해서라도 도와주지 않을 게 분명할 터.

“그…… 그냥 나 때문인가 싶어서…….”

“그래? 왜 그렇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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