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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고개를 돌린 원유희는 기세등등한 손예인의 얼굴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하필 이때…… 손예인과는 더 엮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를 향해 다가온 손예인이 혐오 섞인 눈빛으로 원유희를 바라보았다.

“원유희, 정말 살다살다 너 같은 애는 처음 본다.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 너 안 만나겠다잖아. 도대체 무슨 염치로 여기서 버티고 있는 거야? 남자가 그렇게 고파?”

“신걸이한테 할 말이 있어서 그래.”

‘제발 가라…… 너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제발 좀 가라고…….’

“무슨 일? 아~ 너희 그 천박한 고모네 집안일? 그거라면 포기해. 오빠가 네 부탁 한 마디에 포기할 것 같아? 울면서 바지가랑이를 붙잡아도 눈 하나 깜박 안 할 걸? 그리고 오빠는 오늘 내가 만나기로 했으니까 이만 돌아가.”

경비원이 손예인 대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고 마지막으로 그녀를 노려봐준 손예인이 엘리베이터와 함께 사라졌다.

혼자 남겨진 원유희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오늘만 안 만나주는 거면 다행이게. 상황을 보아하니 내일도 딱히 마음이 바뀔 것 같지 않아.’

“네가 아무리 엉겨붙어도 내 계획은 바뀌지 않아.”

김신걸의 말이 다시 머리속에서 메아리쳤다.

그녀의 몸뚱아리 따위 별 가치가 없다는 말처럼 들려 수치심이 밀려왔다.

그렇게 원유희는 빨개진 눈으로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 채 건물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무거운 마음으로 회사 돌아가려던 그때, 고모의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쉴새 없이 몰아치는 원수정이 원망스러웠지만 전화를 받는 것 말고 그녀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유희야, 어떻게 됐어? 김신걸 그 자식 만났어? 뭐래?”

“만났는데…… 안 된대요.”

“아니 왜? 여채아 그 여자도 풀어줬잖아? 그런데 왜 이건 안 된대? 유희야, 좀 더 매달려봐. 응?”

“고모, 죄송해요…… 전 이미 최선을 다했어요.”

말을 마친 원유희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김신걸에게 부탁을 해? 무슨 자격으로…….’

한편, 사무실로 들어온 손예인이 온갖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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