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연은 앞서가는 엄혜정을 보면서 보면 볼수록 화가 났다.‘그저 비서 주제에 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런 럭셔리한 집에서 살 수 있는 건데? 게다가 내가 쟤를 모셔야 한다니? 쟤가 나보다 잘난 게 뭐가 있다고?’홀에 들어갔을 때 안지연은 기회를 노려 발을 뻗어 엄혜정을 넘어뜨리려고 했다.“아!”엄혜정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안지연은 엄혜정이 넘어지는 모습을 보며 비웃었다. 하지만 입꼬리가 아직 다 올라가기도 전에 옆에 인기척이 들려왔고 고개를 들어 보니 육성현이었다. 안지연은 깜짝 놀라 가슴에 묻을 정도로 머리를 한껏 숙이었다.안지연은 무척 당황했고 불안해졌다.‘조금 전 일을 다 보셨을까?’엄혜정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는데, 몸이 한순간에 가벼워지더니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 느껴졌다. 하녀의 힘이 왜 이렇게 센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고개를 들어보니 안경을 끼고 있는 육성현이 보였다.엄혜정은 손을 빼서 그와 거리를 두려 했다.‘아까 어떻게 넘어졌더라? 옆에 하녀밖에 없었는데.’그러다가 자신을 대하는 안지연의 태도를 떠올리자 바로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육성현이 봤을까?’“다쳤어요?”엄혜정은 육성현을 힐끗 쳐다보았다. 진실한 감정을 숙이고 담담한 척을 하는 육성현이었지만 그 얼굴에서 보이는 잔인함 때문에 엄혜정은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뇨, 괜찮아요.”“걸어봐요, 좀 봐요.”육성현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억지로 안으로 데리고 갔다. 엄혜정을 소파에 앉히고 그녀의 손을 보았는데 손바닥이 약간 까진 거 보고 집사더러 구급상자를 가져오라고 했다.구급상자가 아직 가져오지 않았지만 육성현은 핏이 쭉- 빠진 슈트를 입은 채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엄혜정 손바닥에 있는 상처를 빤히 쳐다보더니 고개를 숙여 변태적으로 혀를 내밀어 피를 흘리고 있는 상처를 핥았다.“아…….”엄혜정은 아파서 눈살을 찌푸렸다.“싫어요…….”“아파요?”엄혜정은 겁을 먹어 입을 열지 못했다. 이때 구급상자가 도착했다. 육성현
침대에 누워있는 엄혜정은 도마 위의 생선처럼 떨고 있었다.“교통사고도 그렇고 양아치한테 괴롭힘 받은 것도……다 당신 작품이죠?”“눈치챘어?”육성현은 엄혜정의 입술에 키스했다. 떼고 싶어도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두 입술이 겹쳤다.“안 그러면 당신이 어떻게 넘어오겠어요? 근데 어떻게 자기 남편도 알아 못 보고 정말 너무 화났잖아요. 그러면 안 되죠…….”“아!”엄혜정은 놀라서 육성현을 밀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하준 오빠…….”“여보라고 불러요, 예전처럼.”육성현은 숨을 거칠게 쉬며 요구했다.엄혜정은 겁에 질려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앞으로 부르면 되죠. 암튼 오늘 밤은 잊을 수 없는 밤이 될 거예요…….”육성현은 이 말을 하고 미친 듯이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엄혜정이 깨어났을 때는 이미 다음 날이 되었다. 옆에는 누구도 없었고 홀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엄혜정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고 눈물이 천천히 눈가에서 흘러내렸다.“깼어요?”육성현은 손에 먹을 것을 들고 들어왔다. 엄혜정은 무거운 몸을 일으키고 두려움과 무서움이 뒤섞인 복잡한 눈빛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육성현은 침대 옆에 앉았고 숟가락으로 손에 쥐어있던 그릇의 죽을 가볍게 저었다. “어제 온 밤 고생했는데 배고프죠? 얼른 뭐 좀 먹어요.”육성현은 숟가락을 엄혜정 입술 앞에 갖다 놓고 먹여주려고 했지만 엄혜정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육성현이 먹여주는 밥을 먹기 싫었다. 손을 들어 힘껏 숟가락을 밀어냈고 탁- 하고 숟가락이 땅에 떨어졌다.육성현은 바닥에 있는 숟가락을 보고 표정이 어두워졌다.“날 찾아내고 또 나랑 결혼해서 괴롭히려는 거 잘 알아요. 맞아요, 경찰이랑 짜고 쳐서 당신을 잡았어요, 나한테 복수하려고 하겠죠! 그럼 그냥 날 죽여요!”“죽이라고요?”육성현은 고개를 돌렸다. 얼굴에 안경을 쓰고 있었지만 그 안경은 육성현 눈에 있는 살기와 냉기를 숨길 수 없었다.”“내가 왜 당신을 죽이겠어요? 안타깝게도 내가 아무리 잘해 줘도 계속 내 마음을 모르네요.
엄혜정은 딱히 대답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그럼 5년 전과 지금이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태도 뭐가 달라요?”염정은 의뢰하고 생각했다. 5년 전에 알게 된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육성현은 아무 여자나 찾는 그런 남자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염정은의 예상과 크게 달랐다.“아쉽지만 계속 절 잘해줬어요. 뭐 달라진 것 없고요.”염정은은 화가 나서 몸을 돌려 가버렸다. 집사가 물었다.“지금 가시려고요?”염정은 집사를 보며 물었다.“어젯밤 여기에 있었죠? 아님 며칠 전부터 쭉 있었어요? 육성현 씨도 그저 그렇군요. 돌아가서 두 집안의 혼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겠어요.”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려 떠났다. 하지만 정은 그곳에 서서 다른 생각을 했다.염정은은 자신과 육성현이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으며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그럼 김하준이 자신을 너무 잘 숨긴다는 것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자신도 한때 그의 연기력에 속아 넘어갔다. 생김새를 제외하면 전혀 같은 사람이 아니었고 심지어 담배까지 끊었다. 키스할 때 담배 냄새는 더더욱 없고 귀티만 느껴졌다.그는 도대체 어떻게 자신을 철저히 다른 남자로 위장하고 냄새까지 변했을까?엄혜정은 머리가 혼란스러워 비틀거리며 걸어 나갔다.“아가씨, 괜찮으세요?"엄혜정은 머리를 마구 흔들기만 하고 나갔다. 밖에 나가서도 그녀의 머릿속은 계속 어지러웠다. 만약 육성현이 자신을 김하준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다면 엄혜정은 그냥 착각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 마 육성현은 직접 인정했다.엄혜정은 심지어 가소롭게도 귀신과 같은 쪽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너무 우스웠다. 엄혜정이 정신을 차리자 악어가 있는 강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끔찍한 곳에서 돌아서려고 했는데 자기도 모르게 계속 다가갔고 그 오솔길을 따라 절벽가까지 걸어갔다.아래의 강은 매우 조용했고 먼 곳에서 비춰내리는 해빛때문에 주위의 나뭇가지가 다 황금색으로 변했다. 아무리 봐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경
위가 뒤틀린 느낌이 들더니 엄혜정은 그 자리에서 토했다.“웁……웁!”“아가씨, 괜찮으세요? 아가씨…….”엄혜정은 하녀를 힘껏 밀치고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몇 걸음도 걷지 못하고 땅에 쓰러졌다.엄혜정은 침대에서 천천히 깨어났고 침대 옆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을 때 속눈썹까지 다 떨렸다.“의사가 와서 검사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렇대요. 어젯밤에 내가 너무 심했어요?”육성현이 부드럽게 물었다.엄혜정은 육성현이 자기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바삐 힘껏 뿌리치고 일어섰다.“궁굼해서 그러는데요, 안지연 씨 어디에 갔어요?”“누구요?”"어제 나를 걸어 넘어뜨린 그 하녀요."“꺼지라고 했죠. 감히 당신을 다치게 하더니. 내가 당신을 얼마나 아끼는데.”육성현은 변태적인 집착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 사람을 해고한 거에요 아니면 강에 던져 악어에게 먹였어요?”엄혜정은 목이 멘 상태로 이 말을 꺼냈다. “아니라고하지 마요. 절벽에서 그 사람의 머리 끈을 발견했어요. 그 사람이 할 일 없어 그곳에 갈 가능성은 없잖아요? 아님 집 주소라도 알려줘요,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야겠어요.”육성현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좀 더 쉬어야겠어요.”“당신……당신이 너무 무서워요. 나갈래요, 갈래요!”엄혜정은 이불을 뿌리쳤지만 육성현에게 끌려갔다. 육성현은 엄혜정을 침대에 눕혔고 힘이 어찌나 센지 엄혜정은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당신이 누구인지 잊지 마요, 부인." 육성현의 손에 있는 혼인 신고서가 보였고 엄혜정은 눈물을 흘렸다.엄혜정은 지난번에 어쩔 수 없이 서명한 혼인 신고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난 당신 와이프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요. 예전도 그렇고 지금도 마음이 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놔요!”멘탈이 붕괴한 엄혜정은 울부짖었다.“김하준, 이 괴물아!”“그럼 앞으로 매일 매일 나 같은 괴물이랑 같이 자고 같이 살아야 하겠네요?”육성현은 엄혜정의 손을 위로 올렸고
엄혜정이 방에 있을 때 하녀가 와서 육원산이 그녀를 만나겠다고 한 것을 전했다.엄혜정은 바로 내려갔다.로비에서 양복을 입은 정정한 남자를 보았는데 원유희의 할아버지였다.걸어가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자네가 그 유희 비서인가?”"예, 저는 엄혜정이라고 합니다."“엄혜정이든 엄예정이든 일을 잘하면 될 것을 왜 몸까지 파는가?”육원산은 상냥하지 않았다.“넌 여기에 있으면 안 되네.”"만약 갈 수 있다면, 전 바로 떠났을 거예요.”육원산은 의아했다.“그럼 뭐 우리 성현이가 자네를 강제로 안았다는 말인가? 너무 오만하네.”"당신은 당신의 아들에 대해 잘 아세요? 아들이 달라진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어요?”“무슨 소리인가?”육원산이 물었다."지금의 육성현은 진정한 육성현이 아니에요. 김하준이라는 사람인데 제 전남편이기도 해요. 다들 저 사람에게 속은 거에요.”엄혜정은 사실을 말해야만 자신을 구할 수 있다고 느꼈다."뭐라고요?" 육원산은 위엄있게 엄혜정을 바라보았다.“진짜예요! 비록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지만 확실해요. 지금의 육성현은 김하준이고 제 앞에서 인정까지 했어요!”엄혜정은 마치 동아줄이라도 잡은 듯 사실을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가족이 낯선 사람으로 대체되고 이렇게 치밀한 계략을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원산은 믿지도 않았고 화까지 냈다."허튼소리!"“진짜예요! 안 믿기면 가서 조사해봐요, 뭐라도 꼭 나올 거예요! 김하준은 감옥에서 죽었는데 잘 찾아보면 꼭 수상한 점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육원산은 일어섰다.“무슨 자극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을 마음대로 하면 안 돼. 성현이의 허락도 필요 없고 내가 자네를 돌려보낼 것이네. 앞으로 다시는 세인시에 오지 말고 성현이 앞에 나타나지 마!”엄혜정은 계속 논쟁하려고 하다가 육원산의 사람들에게 저택에서 쫓겨났다.그 소식은 회사에 있는 육성현에게 전해졌다.육성현은 회의하고 있는데 비서가 와서 몇 마디 말하자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먼저 나가요, 좀 있다가 다시 얘기해요.""예." 오서진은 나가면서 사무실 문을 닫았다.원유희는 누가 쫓아오냐고 묻지 않았는데 엄혜정은 김신걸이 있든 말든 상관할 처지가 아니었기에 다급하게 먼저 입을 열었다.“사장님, 저희 다 속았어요. 지금의 육성현은 가짜 육성현이고 김하준이에요!”“김하준이……누구죠?”원유희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엄혜정의 얼굴,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제 남편이었는데 죄를 지어서 경찰한테 잡히고 5년 전에 감옥에서 죽었어요. 근데…근데 그 사람이 왜 갑자기 나타났는지 왜 육씨 가문의 후계자 육성현의 신분으로 나타났는지, 분명히 이 안에는 내막이 숨겨져 있을 거예요. 김하준이 왜 죽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왜 육성현으로 되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그는 틀림없이 진정한 육성현을 죽였고, 육성현인 척 연기하고 있는 거예요!”원유희는 이 이야기를 경악하고 무의식중에 김신걸을 봤다.김신걸은 얼굴이 무거워 말이 없다.‘어쩐지 엄혜정이 면접을 볼 때 평생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더라니, 이런 속사정이 있었구나.’"그러나 이전에 육성현 씨랑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어요. 그 사람은 육씨 집안이 사람이 맞는걸요?”원유희는 수상한 점을 말했다.“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닐까요?”“그 사람이 직접 저랑 얘기했어요, 그리고 방에는 저랑 김하준의 결혼사진까지 걸려 있었어요. 그래서 유전자 검사 결과가 꼭 문제 있다고 봐요. 결과를 조작했을 수도 있잖아요.”엄혜정은 김하준의 얘기를 하자 저도 모르게 소름 끼쳐 몸을 떨었다.“제가 육 어르신이랑 얘기했는데 절 안 믿으셨어요. 사장님, 사장님은 꼭 절 믿어야 해요, 다 사실이에요!”김신걸은 입을 열었다.“그 김하준이라는 사람에 대해 말해봐요.”“저랑 김하준은 엄청 가난한 곳에서 같이 자랐는데 서로 다른 집에 입양되었어요. 그 사람이랑 결혼하기 전에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지 못했어요. 잘해 주었고 하는 행동도 다 정상이었는데 결혼하고 보니까 그 사람은 진짜 괴물이었어
원유희는 김신걸의 농담을 알아듣고 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았다.“맞아, 바로 경험담이야. 다 김 선생님 덕분에 이런 경험담도 생겼지.”김신걸은 원유희를 보며 손짓했다.원유희는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김신걸과 눈이 마주치고 망설이다가 그래도 그쪽으로 걸어갔다.그의 앞에 도착하자마자 김신걸은 원유희를 확 잡아당겨 자기 무릎에 앉혀 유희를 깜짝 놀라게 했다.“여기 사무실이야, 선 넘지 마.”"내가 뭘 하고 싶을 것 같아?"김신걸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워 원유희는 입을 오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줄게.”원유희는 흠칫했다.“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할 말이 있으면 해!"김신걸은 애초부터 그냥 말만 할 생각이 없었기에 원유희를 이렇게 앉혔을 것이다."어떻게 할 거야?" 김신걸이 그녀에게 물었다.“유전자 검사를 한 번 더 해야지. 문제 생기면 위약금도 받아내고. 지금은 그냥 견제할 수밖에 없어. 근데 그 사람 목표는 혜정 씨니까 회사까지 뭐 피해 보지는 않겠지만. 근데 문제없으면…….”"문제가 없으면 상관하지 마.”원유희는 멍해졌다.“안 한다고? 혜정 씨를 그냥 놔둘 거야?”“그 두 사람 사이의 일은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 없잖아.”"안돼!"원유희는 몸부림치며 그에게서 일어났고, 태도는 강경했다.“내 회사 직원이고 내 실수인데 그냥 이렇게 지켜볼 순 없어.”그녀는 사무용 의자에 앉아 침울하고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이뿐만 아니라 엄혜정의 경력은 그녀로 하여금 이전에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게 했다. 하지만 원유희는 엄혜정보다 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다. 당시 그녀의 곁에는 아직 그녀를 돕는 사람이 있었다. 비록 효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누군가가 그녀에게 아이디어를 냈다.원유희는 엄혜정은 가족 친구 없이 혼자 제성에서 지내는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만약 아무도 그녀를 돕지 않았다면, 그녀는 얼마나 무력했을까?’원유희는 그녀가 그런 남편을 가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가봐, 나 바빠.”
가게에 도착했는데 끔찍한 소식을 들었다.“네? 잃어버렸다고요?”엄혜정은 급해 났다.“어떻게 잃어버릴 수가 있죠? 여기에 맡겼고 돈까지 지불했잖아요. 잘 돌봐주겠다고 얘기까지 했잖아요! 게다가 계속 갇혀있을 텐데 어떻게 잃어버린 거죠?”"죄송합니다만, 우리 직원들이 먹이를 줄 때 우리를 닫는 것을 잊어버렸어요. 다시 보니까 이미 스스로 도망갔어요. 지금까지 찾지 못했어요.""그럼 나한테 전화했을 때 이미 잃어버린 거예요?""네."엄혜정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의 핸드폰은 줄곧 육성현에게 있었는데, 그럼 육성현이 받은 게 분명했다.푸딩이를 잃어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혼자서 의지할 데 없었는데 푸딩이는 줄곧 그녀와 함께 있다.정신과 의사도 반려동물을 키우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 친구처럼 그녀와 함께 있었는데, 잃어버릴 줄은 몰랐다.엄혜정은 거리로 달려가 길을 따라 푸딩이의 이름을 불렀다.지금 이 순간의 푸딩이가 어디에 숨어서 그녀가 찾으러 가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반드시 푸딩이를 찾아낼 거야!’낮부터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계속 찾았지만 푸딩이를 찾지 못했다. 엄혜정은 길가에 앉아 자신의 인생이 엉망진창이라고 느꼈다.어릴 때부터 남에게 입양되어 집이 생긴 것에 기쁨을 느꼈다. 커서 자신도 가정을 이루어 김하준의 아이를 낳는 것을 기대했고 세 식구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김하준의 곁에서 벗어나기 위해 밤낮으로 고통 속에 살았다.김하준이 죽은 후, 그녀는 점점 악몽에서 깨어났지만, 뜻밖에도 김하준은 육성현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났다. 그리고 자신이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눈물이 뚝뚝 떨어지자 엄혜정은 바쁘게 닦았다. 그녀는 지금 또 푸딩이까지 잃어버렸는데 김하준이 나타나서 생긴 나비효과라고 생각했다.엄혜정은 저녁에 집에서 혼자 잤는데 푸딩이 없어서 편안하게 자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일찍 또 푸딩이 찾으러 나갔고 CCTV도 확인해보았다.CCTV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