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가 뒤틀린 느낌이 들더니 엄혜정은 그 자리에서 토했다.“웁……웁!”“아가씨, 괜찮으세요? 아가씨…….”엄혜정은 하녀를 힘껏 밀치고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몇 걸음도 걷지 못하고 땅에 쓰러졌다.엄혜정은 침대에서 천천히 깨어났고 침대 옆에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을 때 속눈썹까지 다 떨렸다.“의사가 와서 검사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렇대요. 어젯밤에 내가 너무 심했어요?”육성현이 부드럽게 물었다.엄혜정은 육성현이 자기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바삐 힘껏 뿌리치고 일어섰다.“궁굼해서 그러는데요, 안지연 씨 어디에 갔어요?”“누구요?”"어제 나를 걸어 넘어뜨린 그 하녀요."“꺼지라고 했죠. 감히 당신을 다치게 하더니. 내가 당신을 얼마나 아끼는데.”육성현은 변태적인 집착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 사람을 해고한 거에요 아니면 강에 던져 악어에게 먹였어요?”엄혜정은 목이 멘 상태로 이 말을 꺼냈다. “아니라고하지 마요. 절벽에서 그 사람의 머리 끈을 발견했어요. 그 사람이 할 일 없어 그곳에 갈 가능성은 없잖아요? 아님 집 주소라도 알려줘요,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야겠어요.”육성현은 어두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좀 더 쉬어야겠어요.”“당신……당신이 너무 무서워요. 나갈래요, 갈래요!”엄혜정은 이불을 뿌리쳤지만 육성현에게 끌려갔다. 육성현은 엄혜정을 침대에 눕혔고 힘이 어찌나 센지 엄혜정은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당신이 누구인지 잊지 마요, 부인." 육성현의 손에 있는 혼인 신고서가 보였고 엄혜정은 눈물을 흘렸다.엄혜정은 지난번에 어쩔 수 없이 서명한 혼인 신고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난 당신 와이프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요. 예전도 그렇고 지금도 마음이 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거예요! 놔요!”멘탈이 붕괴한 엄혜정은 울부짖었다.“김하준, 이 괴물아!”“그럼 앞으로 매일 매일 나 같은 괴물이랑 같이 자고 같이 살아야 하겠네요?”육성현은 엄혜정의 손을 위로 올렸고
엄혜정이 방에 있을 때 하녀가 와서 육원산이 그녀를 만나겠다고 한 것을 전했다.엄혜정은 바로 내려갔다.로비에서 양복을 입은 정정한 남자를 보았는데 원유희의 할아버지였다.걸어가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다.“자네가 그 유희 비서인가?”"예, 저는 엄혜정이라고 합니다."“엄혜정이든 엄예정이든 일을 잘하면 될 것을 왜 몸까지 파는가?”육원산은 상냥하지 않았다.“넌 여기에 있으면 안 되네.”"만약 갈 수 있다면, 전 바로 떠났을 거예요.”육원산은 의아했다.“그럼 뭐 우리 성현이가 자네를 강제로 안았다는 말인가? 너무 오만하네.”"당신은 당신의 아들에 대해 잘 아세요? 아들이 달라진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어요?”“무슨 소리인가?”육원산이 물었다."지금의 육성현은 진정한 육성현이 아니에요. 김하준이라는 사람인데 제 전남편이기도 해요. 다들 저 사람에게 속은 거에요.”엄혜정은 사실을 말해야만 자신을 구할 수 있다고 느꼈다."뭐라고요?" 육원산은 위엄있게 엄혜정을 바라보았다.“진짜예요! 비록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지만 확실해요. 지금의 육성현은 김하준이고 제 앞에서 인정까지 했어요!”엄혜정은 마치 동아줄이라도 잡은 듯 사실을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가족이 낯선 사람으로 대체되고 이렇게 치밀한 계략을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원산은 믿지도 않았고 화까지 냈다."허튼소리!"“진짜예요! 안 믿기면 가서 조사해봐요, 뭐라도 꼭 나올 거예요! 김하준은 감옥에서 죽었는데 잘 찾아보면 꼭 수상한 점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육원산은 일어섰다.“무슨 자극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말을 마음대로 하면 안 돼. 성현이의 허락도 필요 없고 내가 자네를 돌려보낼 것이네. 앞으로 다시는 세인시에 오지 말고 성현이 앞에 나타나지 마!”엄혜정은 계속 논쟁하려고 하다가 육원산의 사람들에게 저택에서 쫓겨났다.그 소식은 회사에 있는 육성현에게 전해졌다.육성현은 회의하고 있는데 비서가 와서 몇 마디 말하자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먼저 나가요, 좀 있다가 다시 얘기해요.""예." 오서진은 나가면서 사무실 문을 닫았다.원유희는 누가 쫓아오냐고 묻지 않았는데 엄혜정은 김신걸이 있든 말든 상관할 처지가 아니었기에 다급하게 먼저 입을 열었다.“사장님, 저희 다 속았어요. 지금의 육성현은 가짜 육성현이고 김하준이에요!”“김하준이……누구죠?”원유희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엄혜정의 얼굴,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제 남편이었는데 죄를 지어서 경찰한테 잡히고 5년 전에 감옥에서 죽었어요. 근데…근데 그 사람이 왜 갑자기 나타났는지 왜 육씨 가문의 후계자 육성현의 신분으로 나타났는지, 분명히 이 안에는 내막이 숨겨져 있을 거예요. 김하준이 왜 죽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왜 육성현으로 되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그는 틀림없이 진정한 육성현을 죽였고, 육성현인 척 연기하고 있는 거예요!”원유희는 이 이야기를 경악하고 무의식중에 김신걸을 봤다.김신걸은 얼굴이 무거워 말이 없다.‘어쩐지 엄혜정이 면접을 볼 때 평생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더라니, 이런 속사정이 있었구나.’"그러나 이전에 육성현 씨랑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아무런 문제도 없었어요. 그 사람은 육씨 집안이 사람이 맞는걸요?”원유희는 수상한 점을 말했다.“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닐까요?”“그 사람이 직접 저랑 얘기했어요, 그리고 방에는 저랑 김하준의 결혼사진까지 걸려 있었어요. 그래서 유전자 검사 결과가 꼭 문제 있다고 봐요. 결과를 조작했을 수도 있잖아요.”엄혜정은 김하준의 얘기를 하자 저도 모르게 소름 끼쳐 몸을 떨었다.“제가 육 어르신이랑 얘기했는데 절 안 믿으셨어요. 사장님, 사장님은 꼭 절 믿어야 해요, 다 사실이에요!”김신걸은 입을 열었다.“그 김하준이라는 사람에 대해 말해봐요.”“저랑 김하준은 엄청 가난한 곳에서 같이 자랐는데 서로 다른 집에 입양되었어요. 그 사람이랑 결혼하기 전에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지 못했어요. 잘해 주었고 하는 행동도 다 정상이었는데 결혼하고 보니까 그 사람은 진짜 괴물이었어
원유희는 김신걸의 농담을 알아듣고 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았다.“맞아, 바로 경험담이야. 다 김 선생님 덕분에 이런 경험담도 생겼지.”김신걸은 원유희를 보며 손짓했다.원유희는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김신걸과 눈이 마주치고 망설이다가 그래도 그쪽으로 걸어갔다.그의 앞에 도착하자마자 김신걸은 원유희를 확 잡아당겨 자기 무릎에 앉혀 유희를 깜짝 놀라게 했다.“여기 사무실이야, 선 넘지 마.”"내가 뭘 하고 싶을 것 같아?"김신걸의 시선이 너무 부담스러워 원유희는 입을 오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줄게.”원유희는 흠칫했다.“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할 말이 있으면 해!"김신걸은 애초부터 그냥 말만 할 생각이 없었기에 원유희를 이렇게 앉혔을 것이다."어떻게 할 거야?" 김신걸이 그녀에게 물었다.“유전자 검사를 한 번 더 해야지. 문제 생기면 위약금도 받아내고. 지금은 그냥 견제할 수밖에 없어. 근데 그 사람 목표는 혜정 씨니까 회사까지 뭐 피해 보지는 않겠지만. 근데 문제없으면…….”"문제가 없으면 상관하지 마.”원유희는 멍해졌다.“안 한다고? 혜정 씨를 그냥 놔둘 거야?”“그 두 사람 사이의 일은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 없잖아.”"안돼!"원유희는 몸부림치며 그에게서 일어났고, 태도는 강경했다.“내 회사 직원이고 내 실수인데 그냥 이렇게 지켜볼 순 없어.”그녀는 사무용 의자에 앉아 침울하고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이뿐만 아니라 엄혜정의 경력은 그녀로 하여금 이전에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게 했다. 하지만 원유희는 엄혜정보다 운이 좋은 것일 수도 있다. 당시 그녀의 곁에는 아직 그녀를 돕는 사람이 있었다. 비록 효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누군가가 그녀에게 아이디어를 냈다.원유희는 엄혜정은 가족 친구 없이 혼자 제성에서 지내는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만약 아무도 그녀를 돕지 않았다면, 그녀는 얼마나 무력했을까?’원유희는 그녀가 그런 남편을 가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가봐, 나 바빠.”
가게에 도착했는데 끔찍한 소식을 들었다.“네? 잃어버렸다고요?”엄혜정은 급해 났다.“어떻게 잃어버릴 수가 있죠? 여기에 맡겼고 돈까지 지불했잖아요. 잘 돌봐주겠다고 얘기까지 했잖아요! 게다가 계속 갇혀있을 텐데 어떻게 잃어버린 거죠?”"죄송합니다만, 우리 직원들이 먹이를 줄 때 우리를 닫는 것을 잊어버렸어요. 다시 보니까 이미 스스로 도망갔어요. 지금까지 찾지 못했어요.""그럼 나한테 전화했을 때 이미 잃어버린 거예요?""네."엄혜정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의 핸드폰은 줄곧 육성현에게 있었는데, 그럼 육성현이 받은 게 분명했다.푸딩이를 잃어버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혼자서 의지할 데 없었는데 푸딩이는 줄곧 그녀와 함께 있다.정신과 의사도 반려동물을 키우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족, 친구처럼 그녀와 함께 있었는데, 잃어버릴 줄은 몰랐다.엄혜정은 거리로 달려가 길을 따라 푸딩이의 이름을 불렀다.지금 이 순간의 푸딩이가 어디에 숨어서 그녀가 찾으러 가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반드시 푸딩이를 찾아낼 거야!’낮부터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계속 찾았지만 푸딩이를 찾지 못했다. 엄혜정은 길가에 앉아 자신의 인생이 엉망진창이라고 느꼈다.어릴 때부터 남에게 입양되어 집이 생긴 것에 기쁨을 느꼈다. 커서 자신도 가정을 이루어 김하준의 아이를 낳는 것을 기대했고 세 식구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김하준의 곁에서 벗어나기 위해 밤낮으로 고통 속에 살았다.김하준이 죽은 후, 그녀는 점점 악몽에서 깨어났지만, 뜻밖에도 김하준은 육성현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났다. 그리고 자신이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눈물이 뚝뚝 떨어지자 엄혜정은 바쁘게 닦았다. 그녀는 지금 또 푸딩이까지 잃어버렸는데 김하준이 나타나서 생긴 나비효과라고 생각했다.엄혜정은 저녁에 집에서 혼자 잤는데 푸딩이 없어서 편안하게 자지 못했다.다음 날 아침 일찍 또 푸딩이 찾으러 나갔고 CCTV도 확인해보았다.CCTV를
원유희는 김신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원래 김신걸은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그가 왔다.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육성현이 이쪽으로 왔다.원유희는 그가 고의로 이 시간에 나타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다.“그래서 엄혜정이 얘기하는 것을 다 부인한다는 거죠?”김신걸이 입을 열었다."이틀 동안 엄혜정의 과거를 조사해 봤는데 김하준이랑 닮은 거 인정해. 근데 외모 빼고 같은 구석이 없어. 그런 가난한 곳은 한 번도 발을 들여놓지 않았어.”육성현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엄혜정은 그가 한 말을 믿지 못하고 급히 해석했다.“거짓말하는 거예요! 아니에요! 나랑 김하준이 맞다고 인정했잖아요. 날 방에 가두고, 왜 배신하고, 왜 감옥에 보냈냐고 따졌잖아요. 제가 헛들은 게 아니에요!”육성현은 엄혜정의 폭로에 대해 조금의 수상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김신걸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완벽했다."당신을 조사할 때, 김하준이 죽고 오랫동안 정신과 의사를 본 것을 발견했는데 맞아요?”엄혜정은 확실히 정신과 의사에게 치료받았고 부인하지도 않았다.“그 의사를 만나러 갔는데, 자꾸 헛것을 본다고 들었어요. 김하준의 모습이 보이는 환각이 생기고 악몽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한 번은 한밤중에 정신과 의사에게 전화를 걸어 김하준이 집 문을 두드린다고 말했잖아요. 내 말이 틀렸어요?”육성현이 물었다.엄혜정은 표정이 멍해졌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지만 또 말할 수 없어 아주 고통이었다.“혜정 씨, 이게 다 사실이에요?”원유희가 물었다.엄혜정은 떨림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확실히 자극받았고 소문이 자자한 지경이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어요. 하지만……의사 선생님은 제가 이미 회복되었다고 말했다고요""내가 김하준이라는 증거가 뭐예요?""집에 나와 김하준의 결혼사진이 있는데 그게 바로 증거이에요!”“그게 더 이상하잖아요. 내 방에 왜 당신과 당신 전남편의 결혼사진이 있어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진찰을 잘못한 것 같아요. 당신 아직 다 회복되지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얘기해요.”김신걸은 목소리가 약간 낮고 포스가 장난 아니었다. 원유희의 얼굴은 의견으로 가득 차 있었다. ‘태도 좀 좋으면 안 돼?’“사장님, 저 먼저 돌아갈게요." 엄혜정이 말했다."검사가 끝나면 연락할게요." 원유희는 그녀를 위로했다.“낯빛이 안 좋아 보여요, 잠 못 잤죠?”“제가 키우던 푸들이 없어져서 계속 찾았는데…….”"잃어버렸을 거예요."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렸다."얼마나 됐어요?”"일주일 정도요.”원유희는 이러면 결과가 나쁠 것이라고 예상했다.원유희는 어떤 사람들은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엄혜정이 엄청 괴로울 것임을 대충 짐작이 갔다.“내 생각에 다른 사람이 데리고 가지 않았을까요? 그렇게 귀여운 친구를 길가에 떠돌게 할 순 없잖아요. 언제 나타날지 모르니 걱정하지 마요.”엄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무실을 떠날 준비를 했다."혜정씨, 그렇지 않으면 요 며칠 내 아파트에서 사는 게 어때요?" “저…….”엄혜정은 솔직히 좀 마음이 흔들렸다. 육성현이 제성에 있기 때문에 두려운 것도 사실이었지만 민폐가 될까 봐 또 한편으로 걱정했다."잠깐만요." 원유희는 서랍에 가서 열쇠를 가져다주었다."택시를 타고 가면 찾기 쉬워요."엄혜정은 손바닥의 열쇠를 보고 눈시울이 촉촉해졌다.“……민폐가 되지 않을까요?”"괜찮아요, 난 거기 안 살아요. 일이 해결될 때까지 거기 살아요!"......감사합니다엄혜정은 원유희가 마치 자신을 꿰뚫어 보고 자신의 불안함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회사를 나가자 그녀는 현기증이 났다. 지금 유일한 희망은 육성현의 유전자 검사 결과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너 뭐 하러 왔어?" 원유희는 소파에 앉아 가지 않는 김신걸을 바라보았다.‘쟤는 엄청 바쁜 거 아닌가? 천하의 김신걸이 왜 이렇게 한가해 보이지?’“유전자 검사 결과는 변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김신걸은 원유희의 문제를 무시하고 말
“당연히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 있겠지. 그리고 육씨 집안 옛날에 조폭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어두운 쪽에 있는 사업을 다 돌렸어.”로얄 그룹이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성공한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이렇게 되면 이 일은 더 복잡해진다. 그리고 이 육성현도 겉으로 본 것처럼 이렇게 무해하지 않을 것이다.“지금 육성현의 아내까지 되었으니 더 이상 끼어들지 않는 게 좋아.”김신걸은 여전히 이 말을 반복했고 원유희는 확실히 곤란함을 느꼈다.‘예전에는 혼인 신고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혼인 신고까지 해버렸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이혼을 강요할 수도 없고.’"육성현은 엄혜정을 위해 일부러 왔으니,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야."김신걸이 살짝 얘기해주면 원유희는 그의 뜻을 다 알 수 있었다. 로얄 그룹은 세인시의 최고 권력자인데 육성현과 맞서면 어떤 좋은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원유희는 자기 주제를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원유희는 아버지가 있었고 그들의 몸에는 육씨 집안의 피가 흐르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들을 상대할 명분이 없었다.그렇다고 엄혜정이 육성현에게 당하는 것을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엄혜정이 육성현 앞에서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구태여 알아볼 필요도 없었다.“그리고 육 어르신이 이 일을 알고 있다면?”김신걸은 또 그녀에게 물었다."아니면, 그 사람이 주모자라면."원유희는 더 할 말이 없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사람과 아예 관계가 없게 되었고 엄혜정만 재수 없게 된다.“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가 입술을 깨물면 생각했다.‘한꺼번에 말을 다 할 수 없니? 내 마음을 들썩들썩하게 했잖아!”“만약 육원산이 주모자였다면 그는 틀림없이 사람들에게 육성현이 가짜라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을 것이야. 그렇다면 그가 왜 엄혜정을 쫓아냈는지는 말이 되지. 육 어르신은 엄혜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육성현의 곁에 머물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들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하게 했다."원유희도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