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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안지연은 앞서가는 엄혜정을 보면서 보면 볼수록 화가 났다.

‘그저 비서 주제에 대체 무슨 자격으로 이런 럭셔리한 집에서 살 수 있는 건데? 게다가 내가 쟤를 모셔야 한다니? 쟤가 나보다 잘난 게 뭐가 있다고?’

홀에 들어갔을 때 안지연은 기회를 노려 발을 뻗어 엄혜정을 넘어뜨리려고 했다.

“아!”

엄혜정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안지연은 엄혜정이 넘어지는 모습을 보며 비웃었다. 하지만 입꼬리가 아직 다 올라가기도 전에 옆에 인기척이 들려왔고 고개를 들어 보니 육성현이었다. 안지연은 깜짝 놀라 가슴에 묻을 정도로 머리를 한껏 숙이었다.

안지연은 무척 당황했고 불안해졌다.

‘조금 전 일을 다 보셨을까?’

엄혜정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는데, 몸이 한순간에 가벼워지더니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일으켜 세워주는 것이 느껴졌다. 하녀의 힘이 왜 이렇게 센지 의아해하고 있을 때 고개를 들어보니 안경을 끼고 있는 육성현이 보였다.

엄혜정은 손을 빼서 그와 거리를 두려 했다.

‘아까 어떻게 넘어졌더라? 옆에 하녀밖에 없었는데.’

그러다가 자신을 대하는 안지연의 태도를 떠올리자 바로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육성현이 봤을까?’

“다쳤어요?”

엄혜정은 육성현을 힐끗 쳐다보았다. 진실한 감정을 숙이고 담담한 척을 하는 육성현이었지만 그 얼굴에서 보이는 잔인함 때문에 엄혜정은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뇨, 괜찮아요.”

“걸어봐요, 좀 봐요.”

육성현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고 억지로 안으로 데리고 갔다.

엄혜정을 소파에 앉히고 그녀의 손을 보았는데 손바닥이 약간 까진 거 보고 집사더러 구급상자를 가져오라고 했다.

구급상자가 아직 가져오지 않았지만 육성현은 핏이 쭉- 빠진 슈트를 입은 채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엄혜정 손바닥에 있는 상처를 빤히 쳐다보더니 고개를 숙여 변태적으로 혀를 내밀어 피를 흘리고 있는 상처를 핥았다.

“아…….”

엄혜정은 아파서 눈살을 찌푸렸다.

“싫어요…….”

“아파요?”

엄혜정은 겁을 먹어 입을 열지 못했다. 이때 구급상자가 도착했다.

육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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