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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김신걸을 따라 룸에서 나온 고건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

“대표님, 왜 그러세요?”

“누군가 내 잔에 약을 탔어. 가서 조사해 봐.”

김신걸이 말했다.

‘감히 내 잔에 약을 타다니… 평생 이런 짓을 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줄거야.’

“네?”

그의 말에 고건은 깜짝 놀랐다. 그는 급히 경호원들에게 룸에 가서 누가 김신걸의 잔에 약을 탄 건지 조사하라고 했다. 그러다가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차를 대기 시키라고 분부했다.

막 전화를 끊었는데, 친구와 이곳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 윤설과 마주쳤다.

윤설은 김신걸을 발견하고 반가운 얼굴로 그에게 다가왔다.

“너도 여기에 밥 먹으러 온 거야?”

“응.”

김신걸은 울렁이는 속을 가까스로 꾹 억눌렀다. 그는 윤설과 별로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윤설의 눈에는 김신걸만 보이는지 그녀는 계속 김신걸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가는 거야? 난 사실 밥을 먹든 말든 상관없거든요. 우리 같이 가.”

“아니. 난 처리할 일이 있어서 회사로 가봐야 해.”

두 사람을 가만히 지켜보던 고건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누군가 김신걸의 잔에 약을 탄 게 사실이라면 김신걸은 이렇게 정신이 멀쩡할 수가 없었다. 약은 남자를 충동적으로 만드니까 말이다.

게다가 눈앞에 있는 윤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먹잇감이니 그저 윤설을 데려가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김신걸은 왜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 걸까?

“회사로 간다고?”

윤설은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김신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이렇게 늦었는데 무슨 회사… 잠깐만, 손이 왜 이렇게 뜨거운 거야? 어디 아파?”

하지만 김신걸은 바로 손을 뺐다.

“괜찮아. 고 비서.”

잠시 후, 김신걸은 바로 차에 올라탔다. 고건도 바로 그의 뒤를 따랐다. 윤설도 다급히 따라왔지만 고건이 재빨리 차 문을 닫았다.

“대표님은 회사에 가서 일을 처리해야 하니 먼저 돌아가세요.”

“몸이 불편해보이는데 무슨 일을 처리한단 말이예요? 무슨 일이 있는데 일부러 저한테 숨기는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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