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사진이요? ”왜 봐야 하는거지?그녀는 귀신에 홀린것처럼 벽으로 다가가 손을 들어 경사의 한 모퉁이를 잡고 숨을 죽여 아래로 잡아당겼다.경사가 부드럽게 땅에 떨어졌다.결혼사진이 완전히 드러났다.남자와 녀자의 얼굴은 갑자기 엄혜정으로 하여금 악귀를 보는것처럼 놀라 얼굴빛을 잃고 몇걸음 뒤로 물러서게 하였다.머리속에 옛 기억이 스쳐 지나가고 잊을수 없는 악몽이 다시 그녀의 정신세계를 휩쓸었다.그녀는 무섭게 목을 돌리는데 녹슨 쇠마냥 뻣뻣해졌다.흉악한 웃음을 띤 육성현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녀는 혼비백산하여 뒤로 물러섰다. “당신... 당신...”“남편을 보고도 알아차리지 못하다니, 그래 내가 당신을 어떻게 벌줘야지?” 본색을 드러낸 육성현의 얼굴은 음산하고 무섭고 험상궂어졌다.“아니... 그럴수가... 그럴수가 없어... 당신, 당신은 죽었어, 그게 아니야...” 엄혜정은 공포에 질려 고개를 저었다.김하준일리가 없어, 그는 이미 죽었어, 죽었어!“그렇게 간절히 내가 죽기를 원해?” 육성현이 그녀에게 다가왔다.“가까이 오지 마! 오지 마!” 엄혜정은 옆으로 빠져나와 두걸음쯤 도망치다가 잡혀서 침대에 내팽겨졌다. “아!”“난 네 남편이야! 너 경찰하구 짜서 나를 엿먹이구 날 죽이려고 했지? ” 육성현은 그녀의 목을 꽉 조르는데 얼굴은 모질고 비뚤어졌다.“윽... 아니...” 엄혜정은 목이 졸리면서 산소가 단번에 출입할수 없게 되였고 온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으며 발버둥치듯이 손으로 육성현을 두드렸다.그녀의 힘이 육성현의 강한 폭력을 당해낼리가 없었다.“안타까운걸, 당신을 실망시켰어, 나는 아직 살아있어!” 육성현은 무섭게 말했다. 그녀의 몸에 포복하고 얼굴은 그녀의 몸에 붙었고 숨결은 광란적이였다. “그리고, 배속의 아이는?”목을 잡았던 육성현의 손이 멈추자 엄혜정의 큰 눈에서 고통이 번쩍였다.육성현의 손이 힘을 빼서야 엄혜정은 비로소 순조롭게 숨을 쉬며 크게 호흡하는데 몸은 끊임없이 떨렸다.“내가 물어보지 않아? 아이는? 날
그녀는 지금까지 왜 눈앞의 사람이 김하준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육성현은 또 누구지?김하준은 또 어떻게 육성현으로 변한것일까?"알 필요 없어 , 넌 다만 내 사람이고 난 네 남편이란걸 알면 돼." 육성현은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엄혜정은 놀라서 울면서 용서를 빌며 그의 팔을 잡았다. "하준씨, 나한테 이러지 마. 내가 아무 일도 모르는걸로 하고 나 좀 보내줄래? 우린 끝났어..."육성현은 그녀의 얼굴을 움켜쥐는데 거의 그녀를 깨뜨릴 기상이다. "끝이라구? 아니!내가 너에게 맹세했던 것을 기억해? 나는 많은 돈을 벌어 너에게 주겠다고 했는데 식언은 아니지?"엄혜정의 눈가에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러니까, 내 곁에 있어, 죽고싶어도 내 곁에 있어!""아니!" 엄혜정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침대 반대편으로 올라가 침대에서 내려 침실 입구로 물러났다."나는 당신 곁에 있지 않을 거야, 절대로!"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달아났다.문이 갑자기 열리자 밖에서 엿듣던 하녀가 아아 하고 땅에 자빠졌다.엄혜정은 언제 그런걸 신경쓸새 없어 다리를 뻗어 도망쳤다. 신발도 미처 신지 못하고 맨발로 차가운 땅을 밟았다.육성현은 문어귀에서 땅에 무릎을 꿇은 하녀를 보고 앞을 지나갔다.엄혜정은 대문을 뛰쳐나왔지만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것을 발견했다.집이 호화롭고 매우 커서 산으로 둘러싸이고 물을 마주하고 있는데 그녀는 단지 앞으로 돌진할 뿐 방향을 분별하는것을 잊었다.양쪽으로 갈라지는 길에서 그녀는 어디로 갈지 몰랐다.허둥지둥 왼쪽 길을 골라 나른한 다리를 짚고 걸으면서 눈물을 흘렸다."엄혜정!""안돼......" 엄혜정은 놀랐다. 그가 쫓아왔다! 앞길이 아직 먼데 그저 달리기만 하면 틀림없이 들킬 것이다. 그리하여 옆의 관목숲으로 꺾어드는데 여린 발바닥이 나뭇가지를 밟았다. 그녀는 아파할 겨를도 없이 관목숲의 뒤에 숨어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쫓아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엄혜정은 자신의 입을 막고 숨을 죽여 숨까지 들킬까봐 소리를 죽였다.공기가
엄혜정은 목이 뻣뻣해져서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온몸이 떨렸지만 그렇다고 세게 떨지도 못했다. 폭이 너무 크면 그 손이 마치 칼처럼 그녀의 혈맥을 그을가봐서였다..김하준의 무서움을 너무 잘 아니까!"하준씨......" 엄혜정은 목소리가 떨렸다.육성현은 참을성 없이 그녀를 안고 데려갔다.엄혜정은 반항력이 전혀 없이 그의 품에 주저앉아 저택으로 돌아가 침대에 던져버려졌다."아!" 엄혜정은 탄력이 있는 침대에 떨어졌다.발목이 차가워지고 그녀의 몸은 움츠러들었지만 육성현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그의 손바닥에 있는 발목은 마치 쇠사슬에 묶인것 같았다.육성현은 발바닥의 상처를 보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쓰다듬었다."찢어졌군."엄혜정은 병적인 김하준을 보면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두려워하는것 외에 이미 다른 정서가 없었다."아파?" 육성현은 얼굴을 들어 다시 부드럽게 물으면서 손으로 그녀의 얼굴의 눈물을 닦았다. "울지마. 내 말을 들으면 당신을 다치게 하지 않겠어."말을 마치고 그녀를 안고 머리를 가슴에 눌렀다.엄혜정은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그것은 그녀를 더욱 두렵게 할 뿐이다.그녀의 눈물이 소리없이 얼굴에 흘러내렸다.......헬리콥터가 아파트공터에 직접 떨어지고 원유희는 비행기에서 내려 이곳을 바라보는데 아직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진선우은 도중에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김신걸을 만나 또 무슨 미친짓을 하는지 물러보려고 했다.엘리베이터를 나서니 입구에 있는 고건이 보였다.”어떻게 여기 있는가요?"고건은 그녀를 보고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답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들어가십시요. 김대표님이 오래동안 기다렸습니다.”원유희는 미간을 찌푸리고 의심스럽게 문안으로 들어갔다.뒤에서 고건이 문을 닫고 떠났다.원유희는 닫힌 문을 보면서 점점 더 기괴함을 느꼈다.거실에는 김신걸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고 욕실에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그녀는 다가가서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김신걸
그녀는 눈을 뜨자마자 고개를 들어 김신걸의 깊고 끝이 없는 검은 눈을 마주보았다.어제밤의 기억이 미친듯이 머리속으로 밀려드느데 마치 미칠것 같았다.분명히 눈앞의 남자는 이미 그가 원하는것을 얻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을 노려보며 은근히 이를 악물었고 그의 얼굴에는 격분한 심정이 드려다보였다.그녀는 얼굴을 돌리고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일어나자마자 뻗은 팔에 허리가 감겨 다시 끌려갔다-"아......" 원유희는 튼튼한 남자의 몸에 다시 엎드렸다."너 왜 또 그래?""나한테 뭘 요구할게 없어? 응?" 김신걸은 기분이 아주 좋아서 말했다.원유희는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서 거의 힘들지 않게 말했다. "첫째, 나에게 자유를 주든가, 둘째, 윤설이와 갈라지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라고 말했다.김신걸의 침묵을 보고 원유희는 이것이 결과라는것을 알고 더 이상 그의 대답을 바라고 싶지 않았다."날 놔줘......아......" 원유희의 시선이 회전하고 그녀는 위에 올라탄 침략적인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네가 원하는 자유는 바라지 말아.”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윤설과의 결별여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었다.윤설은 저녁에 여러 곳을 찾아다녔지만 김신걸을 찾지 못했다.그녀는 할수 없이 어전원에서 혼자 지내야 했고 밤새 잠에 들지 못했다.김신걸이 어떤 여자를 찾았는지? 어떤 낯선 여자와 놀아나고 있는거은 아닌지.그녀는 질투가 나서 미칠것 같았다!날이 어두워질 때부터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김신걸은 전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핸드폰이 침대 머리맡에서 울리자 윤설은 흥분해서 달려갔다. 전화가 오는것을 보고 받자마다 지체없이 물었다."신걸씨 지금 어디야?""윤설아가씨, 죄송합니다. 바빠서 이제야 당신의 전화를 보고 회답합니다."라고 고건이 말했다."나에게 그런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아요. 나는 단지 김신걸씨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요!""윤설아가씨 왜 그러십니까? 무슨 급한 일이 있는가요?""보아하니 신걸씨가 불편해 하는것 같은데
윤설은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하여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고 본색를 들어낼까봐 전화를 끊었다.핸드폰을 침대에 던져도 화가 풀리지 않는다.그가 어렵게 얻은 기회인데,원유희가 없어 자신에게 올 줄 알았다.결국은? 창녀한테 줬어, 씨발!마음속의 분노는 어떻게 해도 가라앉지 않는다!옷을 갈아입고 어전원을 떠나 집까지 참은 뒤에야 제멋대로 화를 냈다.땅바닥에 펑하고 내려던졌다."왜 그래?" 장미선은 "방금 산 한정판 가방인데 부숴버리면 얼마나 아깝냐"며 가방을 집어들었다.소파에 앉은 윤설은 울었다."왜 내가 아니야? 왜 나는 안되냐고! 한 번 자는게 그렇게 어려워?""한번 잔다고?" 장미선은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김신걸은 지금까지 윤설에게 손 대본적이 없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무슨 일이야? 엄마한테 말해, 엄마가 대신 결정해줄게."윤설은 말하고싶지 않았고 마침 전화소리가 울렸다.신걸인가?그는 급하게 가방 안의 핸드폰을 꺼내어 전화 온 사람이 바로 김신걸이라는 것을 보고 지체없이 받았다."신걸, 괜찮아? 어디야?""나한테 볼일 있어?""전에 고건씨랑 연락해봐서 다 알았아. 넌... 넌 날 찾았어야지. 너 니까 상관없어. 약혼자잖아."라고 윤설은 부드럽게 말했다."지나간일은 됐어.""너 지금 회사에 있어? 내가 찾으러갈까? 너가 정말 너무 걱정되."라고 윤설은 걱정하고 있다."아니야, 일 다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김신걸은 거절했다."알…알겠어, 몸 조심해."통화가 끝나자 윤설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신걸이와 무슨 일이 있었니?" 장미선이 물었다."아무일도 없으니까 이렇게 밉살스러운거야!" 윤설은 주먹을 꽉 쥐며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그건 분명 그의 기회였는데!"무슨 일이 일었으면 좋겠어?" 장미선이 계속 물어봤다."아버지가 사고를 당한 후부터 신걸이가 나에게 냉담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해"라고 윤설이가 말했다.이것은 그녀의 느낌이다.특히 컴퓨터 안에 있는 사진과 동영상을 본후로는 1초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넌......나를 강요하는 것 말고는 또 뭘 할줄알아?""너가 통곡하게 만들거야." 김신걸의 얇은 입술은 붉어진 그녀의 작은 얼굴에 붙어 작게 말했다.원유희의 눈동자 속 물안개가 가볍게 떨렸다. 듣고싶지 않았다.“저녁에 여기에 오면 보내줄게.”"내가 왜 또 와야해?" 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렸다.김신걸은 그녀를 놓아주고 방으로 갔다."약성이 재발할 것이다.""뭐?" 원유희는 따라가며 그의 뒤에서 소리쳤다."재발 할수있어? 거짓말이지? 사실이라고 해도 왜 윤설을 찾지 않니?""그녀가 다칠 수 있어."원유희는 발걸음을 멈추고 입술을 깨물며 앞쪽의 넓고 우람한 뒷모습을 노려보았는데안색이 좋지 않았다.그래, 약을 먹었는데, 손을 댈때 경중을 몰라 윤설을 다치게할까봐, 하지만 나는 죽을 만큼 못살게 당해도 싸다는 거지!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파트에서 나왔다.제멋대로 문을 닫는 소리를 들으면서 김신걸의 검은 눈동자가 깊고 어두웠다. 이렇게 생기바랄한거보니 사정을 봐주지 말았어야 했다.괜찮다, 남은 것은 저녁에 해도 된다.원유희는 회사로 돌아와 앉자마자 몸이 부서질거 같았다.아파트를 떠나기 위해 그녀는 가는 내내 몸의 불편함을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엎드려서 쉰지 3분도 안됐는데 사무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바쁘게 일어나 “들어오세요.”오서진이 들어와서 "원 사장님 돌아오셨습니까?”"네, 다른 사람들은 오전에 돌아왔죠?""진 변호사님과 우 부사장님은 돌아왔는데 엄비서는 아직입니다.""엄비서가 아직도 A시에 있어요?" 원유희는 의아해했다."왜 혼자 두고 왔어요?""계약 쪽에 작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육성현씨가 엄 비서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당엄비서는 우리 회사 사람이기 때문에 상황을 파악하는 데 실수가 없을 것입니다. 큰 문제가 아니여서 진 변호사님과 우 부사장님을 먼저 돌아왔습니다." 오서진은 옆 소파를 한 번 보고 "원 사장님의 물건을 가져 왔습니다."고 말했다.그것은 원유희가 육성현의 저택에 두고 온 가방
원유희는 시선을 가늘게 세우고 얼굴빛이 차가웠다.그러네, 김신걸과 똑같게 말하네!윤설은 김신걸이 마음에 둔 사람이고 그녀는 해독제를 가지러 온 값싼 물건에 불과하다.이미 잘 알고 있으니 이리저리 말할 필요가 없다.정말 윤설에게 어젯밤 여자가 나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걸 알면 그녀는 화가나서 얼굴이 어느정도까지 삐뚤어질지 모른다.이성적으로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필경 앞으로 아이들과 윤설은 같은 집에 있어야 한다."좋은 일 아닌가? 김신걸의 슈요를 분담할 다른 여자가 있으니 너와 나도 좀 편할 수 있어."라고 그녀가 말했다.원유희의 이런 개의치 않는 말투는 윤설로 하여금 자신의 주먹이 마치 솜을 두드린 것 처럼 쓸모가 없다고 느끼게 했다.아니, 쓸모가 없는 게 아니라, 겉으로는 괜찮는척 하고 속은 틀림없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계속 기름을 끼얹었다."신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은 네가 그에게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는 것을 설명한다.그러나 나는 다르다. 약혼녀의 자리는 안전하다. 아무리 여자가 많아도 이 사실을 바꿀수없다. 천국에서 지옥까지 떨어지는 느낌을 느껴봐라!"윤설은 돌아서서 나갔다.원유희는 문을 열고 곧 나갈 윤설을 보고 물었다. "너가 약을 넣은거니?"등을 돌린 윤설은 눈에서 허탈함이 스쳐 돌아섰지만 얼굴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했다. “내가 넣었다고? 그럴 필요 있다고 생각하니?"라고 말하고 비웃으며 가버렸다.원유희도 자신이 묻는 말이 좀 우스웠다.윤설이 김신걸과 자려면 약을 써야 할 지경인가?틀림없이 밖에서 접대할때 어느 여자가 침대에 오르고 싶어했겠지!필경 김신걸은 어떤 신분인가?여자가 스스로 침대에 오르고 싶을 뿐만 아니라 높이 올라가고 싶은 장사를 하는 남자들도 그의 침대에 여자를 보낸다. 그럼 작은 수단을 쓸 것이다.이 부장은 슬금슬금 주차장으로 가서 차 옆으로 다가갔다.윤설은 차창을 내려 물었다. "원유희는 언제 돌아온거야?""오늘 오후에야 회사에 왔
"괜찮아요, 어차피 아빠도 육씨 집에 대해 말한 적이 없어요. 우리도 없는 걸로 합시다. 장사는 장사니까 크게 신경쓰지마세요."라고 원유희가 말했다.병원에서 떠난후 원유희는 또 어전원으로 갔다.세 아이는 그녀가 오는걸 보고 신나서 덮쳐왔다. "아......잠깐만......"원유희는 이를 악물었다. 허리야......세 아이는 엄마가 그들과 놀고 있는 줄 알고 작은 손과 짧은 다리로 엄마의 몸으로 기어올랐다.“엄마엄마, 또 출장 갔다면서?”"외할아버지 회사를 관리하는게 많이 힘들어?""나는 엄마를 도와 관리하고 싶어. 이러면 엄마는 덜 힘을테니까!"원유희는 그들의 부드럽고 어수룩한 작은 얼굴을 보면서 매우 뿌듯했고 피로감은 모두 치유되였다.그들의 작은 얼굴을 받쳐들고 한명씩 앙물었다. 말랑말랑하고 향기로웠다."그래, 너희들이 크면 엄마는 퇴직하고 매일 집에서 햇볕을 쬐고 늦잠을 자고 너희들이 나를 먹여 살리기를 기다리고 있을게.""응, 우린 열심히 클거야!"원유희는 눈이 빠지도록 웃었다.그들에게 책임감을 주는 것도 좋은 것이다.게다가 이 늙은 엄마는 먹여 살리기 쉽다. 밥만 주면 된다.밖에서 자동차의 엔진 소리가 울렸다."아! 아빠 왔다!"세 아이는 즐거워하며 엄마를 끌고 마중을 나갔다.롤스로이스가 멈추자 김신걸은 차에서 내렸다. 몸을 돌리자 계단에 서 있는 원유희와 세 아이를 보았다. 검은 눈동자는 자신도 모르게 멍해졌다. 그 화면은 마치 온유한 아내와 아이들이 그가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눈빛이 얼떨떨하다."아빠!" 조한은 아빠가 그들을 못 본 줄 알고 손을 흔들었다.유담은 귀엽게 깡충깡충 뛰고 있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이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지만 뒤에 있는 롤스로이스는 차고로 들어갈 의사가 없었다. 좀 있다가 다시 나가야 되는건가?문득 아파트에서 김신걸이 한 말이 생각났다. 밤에는 거기에서 산다는걸…김신걸이 계단을 올라갈 때 위에 서 있던 유담은 곧바로 아빠의 품에 뛰어들어 깔깔거리며 환하게 웃었다.
육성현은 흠칫 놀랐다. 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그래? 혜정아, 다 오해야. 나 지금 다 고쳤어. 진짜야, 어서 내려와. 물만두가 식겠다.”“오지 마!”엄혜정은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다가오면 뛰어내릴 거라고 얘기했어!”“그래, 안 갈게.”육성현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혜정아, 진짜야.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우선 먼저 내려와. 내려오면 내가 다 설명해 줄게. 다 오해야.”“사실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냥 유희의 말이 날 깨닫게 했을 뿐이야.”엄혜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근데 나 지금 다 알게 됐어. 증거는 없지만 넌 김하준이잖아. 난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네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근데, 넌 어떻게 네 아이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어? 김하준,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다 존재해?”“혜정아, 내려와서 천천히 얘기하자, 응? 거긴 너무 위험해.”“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기분을 모르지? 너도 한번 느껴봐야 해.”엄혜정은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안돼!”육성현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옷자락도 미처 잡지 못했다.그는 엄혜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밑에 서 있던 하인 중 그 누구도 엄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다 죽일 거야!”육성현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눈에 거슬리는 하인들을 모조리 걷어차 버렸다. 그는 엄혜정 옆으로 기어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혜정아, 혜정아.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엄혜정은 눈을 떴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초점이 점차 사라지는 눈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김하준,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거야…….”이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엄혜정은 숨을 끊게 되었다.“그래, 만나지 마,
퇴원한 후, 엄혜정은 방에 혼자 남았을 때 원유희에게 연락했다.“유희야, 괜찮아? 김명화가 널 납치했다고 들었는데, 구출됐다고?”“응, 괜찮아. 지금은 집에 도착했어.”“다행이다.”원유희는 그녀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부모님이 돌아가신 일 말이야. 나 다 알게 됐어.”원유희는 순간 멈칫했다.‘다 알았다고?’“미안해 혜정아,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괜찮아, 나랑 아이를 생각해서 숨긴 거잖아.”엄혜정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네가 김명화를 죽였어?”“아니. 그날에 크루즈에서 김명화가 도망쳤거든. 우리가 김명화를 찾았을 땐 이미 주검으로 됐어. 그 주검도 바다에서 건져낸 거야.”“육성현도 있었지?”“응, 얘기해줬어?”엄혜정은 덤덤하게 물었다.“육성현을 의심해 보지 않았어?”원유희는 흠칫했고 아무런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김명화를 죽인 사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 말이야…….”“그럴 리가?”원유희는 당황했다. 그녀는 엄혜정이 왜 육성현을 의심하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무슨 단서라도 발견한 거야? 아니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유희야, 저 사람 진짜 육성현이 아니잖아. 김하준이라고. 나 그 사람 잘 알아.”엄혜정은 목이 메였지만 울먹이면서 끝까지 말했다.“난 그 사람 고칠 줄 알았어,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혜정아, 아직 조사하고 있어.”“그럼 너희들도 육성현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맞지?”“오해일 수도 있어.”“오해일 리가 없어.”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유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그리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엄혜정은 서재에서 나온 육성현을 보면서 얘기했다.“나 물만두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 예전에 빈민가에서 자주 사주던 물만두 말이야.”“그래.”육성현은 엄혜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먼저 우유 좀 마시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어안았다.“김명화가 죽었대. 복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네가 무사히 지내야 장인어른 장모님이 안심하시지 않겠어? 침착해.”엄혜정은 울면서 그의 품에 쓰러졌다.그러고는 배가 간간이 쑤시자, 엄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렀다.육성현은 그녀의 상황을 바로 눈치채고 기사에게 소리쳤다.“얼른 병원으로 가!”“얼른!”염민우도 재촉했다. 그는 얼른 엄혜정의 손을 잡았는데, 그녀의 손이 얼음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아직 나도 있잖아. 그러니까 아무 일도 생기면 안 돼. 누나, 꼭 버텨줘.”엄혜정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난 부모님을 가질 자격이 없는 걸까……?’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병원에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육성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지금 안정을 취해야 한대.”엄혜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민우는?”“밖에 있어. 너무 걱정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어.”엄혜정은 육성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두 사람 너무해.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숨길 수가 있어?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육성현, 우리 부모님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나랑 통화하게 했어? 네 아이디어지? 넌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잖아!”“혜정아,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너한테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네 옆에는 나랑 아이가 있고, 민우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너밖에 없어. 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민우는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엄혜정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엄혜정도 염민우가 더 고통스러워질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때 엄혜정은 염민우가 갑자기 엄청나게 말라갔던 것이 생각이났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일이 바쁜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염민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울지 마. 의사가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알았어요…….”염민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입구에 서 있는 엄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누…… 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엄혜정은 멍하니 거기에 서서 염민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얘기하고 있던 사람을 봤다.“하늘나라라뇨? 저희 부모님이 왜 하늘나라에 계셔요?”“아니야,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하고 있었어.”엄혜정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똑똑히 들었다. 엄혜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급하게 핸드폰을 찾았다.핸드폰을 못 찾자 바로 차로 뛰어갔다.“누나!”염민우는 엄혜정을 쫓아갔다.“뭐 하려고 그래?”“엄마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지금 여행 중이시니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엄혜정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사실대로 얘기해줘. 엄마 아빠 왜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은 거야? 거짓말하지 마! 사실 줄곧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임신했는데 엄마랑 아빠가 계속 안 오시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두 분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거야?”염민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고 말했다.“더 이상 묻지 마…….”“염민우! 계속 우물쭈물 얘기 안 하면, 나 이젠 널 안 봐!”염민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집에 오는 게 아니었어, 그나저나 아저씨는 왜 또 그런 허튼소리를 해서 참…….’“맞아, 누나 임신 3개월쯤 되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셨어.”엄혜정은 몸이 휘청거렸다. 염민우는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침착해요! 엄마랑 아빠는 누나가 무사하기를 원하셨을 거야. 난 누나가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 장례식 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어.”엄혜정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염민우를 바라보았다.“너 이러고도 내 친동생이 맞아? 어떻게 안 알려줄 수가 있어! 아기만 중요하고 부모님은 안 중요할 것 같아? 너…….”너무 충격 받은 엄혜정은 눈앞이 점점 캄캄해지더니 기절을 하고 말았다.“누나!”
육성현이 다가와 물었다.“유희야, 괜찮아?”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너 안색이 안 좋은데, 왜 그래?”“김명화가 죽었어요.”김신걸이 얘기했다.“해독제는 찾았어요?”원유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쉽네. 그럼 감염된 사람들은 우선 좀 참아야겠어.”원유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나 바로 김신걸을 밀쳤다.“날 만지지 마!”육성현은 그제야 원유희의 볼 아래의 병변 부위를 발견했다.“유희야, 김명화가 너한테도 독을 썼어?”김신걸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관없어.”“안돼. 우리 둘다 아이들하고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면 애들이 걱정할 거야.”원유희는 거절했다.김신걸은 줄곧 원유희와 스킨쉽이 있었다. 원유희는 그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방금도 널 안았는데, 감염되면 진작에 감염됐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래도 싫었다.“아니, 그래도 만지지 마.”해독제도 못 가진 상황에 김명화는 의문스럽게 죽었다. ‘여기 김명화를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었단 말이지?’김신걸은 김명화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던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럼 분명 다른 사람이 한 짓이었다.‘무슨 목적으로? 김신걸도 감염되면 배후의 사람을 어떻게 잡아내지?’‘다른 조직의 사람도 이곳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내려가자.”김신걸은 원유희의 말대로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원유희가 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떠날까 봐서 걱정이었다. 김신걸은 더 이상 그런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을 따라 떠났다.육성현은 먼 곳에 있는 김명화의 시체를 봤다. 그리고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떠났다.이제 아무도 김명화를 죽인 사람이 육성현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엄혜정은 이미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 어떠한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육성현은 잠깐 해독제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생각하려 했다.엄혜정은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배는 이미 많이 나
김명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진선우는 킬러들과 격투하고 있었고, 매번 그들의 치명적인 곳을 공격했다.진선우가 실력이 없었다면, 킬러들은 진작에 그를 해결했을 것이다.김명화는 무엇을 깨닫고 손을 돌려 원유희를 잡으려 했다.원유희는 후퇴하는 동시에 다른 힘에 의해 품에 안겼다.“이거 놔!”원유희는 낯선 남자인 줄 알고 발버둥 치려 했다.“유희야.”원유희는 멍하니 고개를 돌렸고, 익숙한 얼굴을 보자 아주 기뻤다.“김신걸?”“나야.”김명화는 서로 애틋한 두 사람을 보자 화가 더 났다.“원유희, 역시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긴 사람, 너였어.”김명화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그쪽이 너무 방심한 탓이죠.”‘내가 예전에 김신걸의 곁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일이 김명화에게 착각을 준 거야?’“왜, 날 죽이려고? 네까짓 게?”김명화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다른 출구로 달려갔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이미 그곳에 서서 그를 막았다.김명화는 총을 꺼내 쏘자, 한 경호원은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경호원은 얼른 옆으로 비켜 숨었다.일반인들은 그 출구를 포기했을 것이다. 김신걸의 사람들이 숨어있었기에, 그 출구는 아주 위험했다.하지만 김명화는 기어코 사격을 하면서 길을 텄다.안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피하면서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경호원들의 반격에 김명화는 하마터면 맞을 뻔했다. 그러다가 몇발 더 쏘고는 바로 달렸다.김명화는 크루즈에 오래 있었다. 하여 갓 크루즈에 올라온 김신걸의 사람들보다 이곳을 훨씬 더 잘 알았다.몇 개의 모퉁이를 돌면 은폐하기 적합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김명화는 다시 부하들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제야 김명화는 김신걸의 사람들이 진작에 올라왔고, 자기 쪽 부하들은 아마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도망치지 못한다면 김신걸에게 잡힐 것이 뻔했다.김명화는 죽어도 김신걸에게 잡히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갑자기 한 사람의 인기척이 났다. 김명화는 본능적으로 총을 들었다
원유희는 지금 약 때문에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크루즈 곳곳에는 CCTV가 있었다. 방에 들어올 때, 그 윗부분에 CCTV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몰래 뭔가를 찾아보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김명화는 일찌감치 그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떠나기 전에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겨주었기에 그가 곧 이곳을 찾아올 거라 믿었다.다만 김신걸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날이 밝는 무렵, 원유희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다.이어 문이 펑 하고 열렸고, 원유희는 반응하기도 전에 멱살이 잡혔다.“연락을 어떻게 한 거야?”말을 마치고 원유희의 몸을 수색하려 했다.“아! 미쳤어요? 나 핸드폰 없어요!”“김신걸이 왔다고 널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가더라도 널 끌고 갈 거야. 가자!”“아니…….”원유희는 힘 없이 밖으로 끌려 나갔다.김명화는 원유희를 다른 방으로 보냈다.“우린 여기서 김신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원유희는 고개를 들어봤다. 입구에는 많은 폭탄이 놓여있었다.그걸로 부족한지 김명화는 원유희의 몸에 폭탄을 묶었다.“미쳤어요?”김명화는 원유희의 얼굴을 꽉 쥐었다.“김신걸이 널 어떻게 구할지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다.”원유희는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김신걸이 왜 이렇게 왔을까? 너무 눈에 띄잖아.’다시 들어보니 이미 헬리콥터 소리가 나지 않았고, 밖에는 다른 인기척도 없었다.한 남자가 와서 말했다.“헬리콥터가 지나갔어요. 그냥 순찰하다가 지난 것 같아요.”김명화는 멍하니 서 있었다.원유희는 그를 비웃었다.“저 소리에 이렇게까지 놀랐단 말이에요?”“닥쳐!”김명화의 표정은 엄청나게 나빴다.“난 신걸이랑 아이들이 감염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연락하지 않을 거고요. 배고픈데 이 폭탄들이나 좀 뜯어줄래요?”김명화가 경각심을 낮추었을 때, 크루즈 밑에서 잠수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10명 좌우로 보이는 사람들은 갈고리를 가드레일에 던지고 밧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김명화가 갑자기 뒤에서 무슨 짓을 할까 봐, 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누울 수가 없었다.“너 기억나? 어릴 때 김신걸이 널 괴롭히면 넌 우리 집에 달려와서 내 침대에서 잤잖아.”“기억 안 나요.”“기억하는 거 다 알아. 난 그때 정말 널 도와주고 싶었어.”원유희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반박하지 않았다.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전의 김명화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요.”김명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죽어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원유희는 지금의 김명화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아무리 유년 시절이 불행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낙으로 삼으면 안 되죠!”“정말 고상한 척하네. 김신걸은 사람은 죽인 적이 없대? 육성현은 없대? 왜 걔네들이 사람을 죽인건 용서하면서, 난 용서하지 못하는 건데? 그 사람은 네 남편이고 네 가족이니까? 비겁하고 이기적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참, 너도 사람을 죽였잖아. 네가 죽인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아들이야.”원유희는 기분이 착잡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김명화는 원유희의 반응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쉽게, 편하게 살자.”“이렇게 예전의 저질렀던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명분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요?”원유희는 김명화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신을 용서하기 싫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해요? 차라리 해독제를 그냥 줘요. 시장에 유통하지 말고요.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은 없던 거로 할게요.”“정말?”김명화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물론이죠.”원유희는 김명화의 말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그래. 해독제를 줄 수 있어. 근데 대신 넌 나랑 평생 같이
“밥 안 먹으면 너만 손해야.”김명화는 그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맞네,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무슨 힘으로 김명화를 상대하겠어?’잠시 후, 납득이 간 원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김명화는 그녀가 고기를 입에 넣는 것을 보고 물었다.“어때?”“설마 그쪽이 한 거예요?”원유희는 귀찮다는 듯이 그를 한번 힐끗 쳐다봤다.“맞아, 내가 직접 했어.”‘이게 뭐 자랑할 일인가?’“수고했네요,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니.”“내가 힘들 것 같으면 같이 할까?”“할 줄 모르는데요.”“정말 상전 팔자구먼.”김명화는 원유희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봤다.원유희는 김명화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원유희는 김명화가 자신을 괴롭히고, 김신걸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이곳에 데려온 줄로 알았다.근데 직접 밥도 해줄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설마 요리에 무슨 수작을 부린 거 아니죠?”원유희는 젓가락을 멈추었다.김명화는 손에 있는 젓가락을 흔들었다.“나도 먹고 있잖아.”“먼저 해독제를 먹었겠죠.”“그런 거 아니야.”“그럼 내가 묻힌 진물은? 그건 어떻게 해결한 거죠?”원유희가 물었다.“해독제가 있으니까 괜찮은 거잖아요.”“해독제 가지고 싶어?”“줄 생각은 있고요?”“착하면 줄게.”원유희는 의심스러웠지만 말하지 않았다.어차피 금방 왔으니 당장 해독제를 받을 수는 없었다. 하여 원유희는 일단 참고 해독제를 발견하면 김명화를 바로 제압하는 것을 선택했다.밥을 다 먹고 나머지는 부하가 다 치웠다.“같이 샤워할까?”김명화가 물었다.원유희는 그를 차갑게 보며 말했다.“아니요. 먼저 씻어요.”원유희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갔다.원유희는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하자고 했다. ‘근데 자는 건 어떡하지? 정말로 같이 자야 해?’원유희는 침대를 봤다. 두 사람이 자고도 넉넉한 침대였고, 중간에 뭘 놓을 수도 있었다.김명화가 만약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원유희는 같이 죽을 각오도 했다.10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