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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육원산은 이 소녀를 보자마자 표정이 확연히 변했다. 그는 당연히 눈앞에 있는 소녀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육성현이 이미 그에게 알려줬기 때문에 그도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다만 막상 마주하니 왠지 감개무량하고 마음이 무거웠다.

“아버지.”

육성현이 그를 불렀다.

“형 딸 유희예요. 유희야, 이분은 네 할아버지야.”

원유희는 그를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차마 입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앉아.”

육원산이 말했다.

자리에 앉은 후, 육원산은 원유희를 빤히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어째 네 아버지랑 많이 닮지 않은 것 같구나.”

육원산은 친손녀를 만나자마자 친절하게 대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렇게 말했다.

“제 아버지 얼굴을 기억하세요?”

불친절한 육원산의 태도에도 원유희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몇십 년 동안이나 무관심했으니, 얼굴을 기억할리가 없겠지.’

“걔는 내 아들이야. 아무리 몇 년이 지나도 잊을 수가 없지.”

육원산이 말했다.

“네가 나를 원망하고 네 아버지를 대신해 불평불만을 털어놓는 거 나도 알아. 하지만 옛일은 그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전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온 거예요.”

원유희는 육원산을 진심으로 좋아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육원산보다 그녀의 아버지를 더 관심했다.

“네 아버지는 천성이 나약했어. 걔가 하는 일은 내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내가 하는 일은 걔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어. 그것 뿐이야.”

“아니요. 그렇지 않아요. 아버지는 조금도 나약하지 않으세요. 제 아버지는 정직하고 성실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예요. 우리 아버지의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요?”

원유희가 반박했다.

“내가 알기론, 네 아버지는 자기 아내랑, 네 어머니 사이의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들었어. 이게 나약한 게 아니고 뭐야?”

“그건 아버지가 딸을 너무 아껴서 그런 거예요. 게다가 아버지는 그때 제 존재도 모르셨고요. 이런 인생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고 고달픈 삶인데 가족으로서 어떻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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