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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정말 괜찮습니다. 고마워요. 저 먼저 자리로 돌아가 볼게요.”

엄혜정은 정중히 거절한 뒤 육성현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고는 곧바로 룸으로 돌아갔다.

육성현은 세면대 앞으로 다가가 거울 속 자기의 모습을 확인하고 안경을 고쳐 쓰더니 이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점심시간이라 술자리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고 술이 약한 사람들도 그저 원유희처럼 조금 해롱해롱할 정도로 취해있었다.

엄혜정도 룸으로 다시 돌아온 뒤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솔직히 그건 육성현의 도움도 조금 있었다. 그가 우리 유희의 비서를 괴롭히지 말라고 말을 하며 그녀의 술을 대신 막아줬니 말이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더 이상 그녀에게 술을 권하지 않았다.

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맨 먼저 든 생각은 방이 이상하다는 거였다.

커다랗고 호화로운 방은 호텔이라기보다 개인 별장에 더 가까웠다.

기억을 되짚어 보자 호텔에서 나와 원유희와 함께 차에 오른 것까지는 생각났다. 하지만 그 뒤는 기억나지 않았다…….

이에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 방을 나섰다.

긴 복도를 지나 느낌대로 걸어가고 있을 때 그녀는 마주 향해 걸어오는 남자의 실루엣에 걸음을 멈췄다. 그건 자신에게 뼛속 깊은 공포를 선사했던 사람의 얼굴을 보자 나타난 본능적인 반응이었다.

“잘 잤어요?”

육성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엄혜정은 비로소 점차 마음을 가라앉혔다.

“성현 대표님, 여긴 어디죠? 제가 왜…….”

그녀는 주위를 한참 둘러보고 나서야 이곳이 육성현의 저택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혜정 씨가 차에 오르자마자 바로 잠들었어요. 내릴 때가 되어서도 깨어나지 않아 유희와 함께 여기로 데려왔어요.”

“그럼 유희 대표님은요?”

“지금 다른 직원들과 함께 로얄 그룹에 있어요. 거의 4시가 다 되어 가니 혜정 씨는 갈 필요 없어요.”

엄혜정은 자기가 술 때문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낭비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건 비서가 되어서 하지 말아야 할 실수였다.

이에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낮게 중얼거렸다.

“그럼 전 이만 호텔로 돌아갈게요.”

“제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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