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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아빠는 이혼하고 싶은 이혼하지 못하고 있어서 많이 곤란하시겠다…….’

“엄마, 엄마는 어떻게 생각해요?”

“뭘?”

원수정은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

“아빠로서 딸을 돌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아니야? 20년이나 늦은 부성애인데.”

“사실 전 그것까진 생각 못했어요. 아빠가 누구인지만 알면 됐어요.”

“모든 사람이 다 너처럼 생각하지는 않을 거야. 장미선은 자기 남편에게 또 다른 애가 있다는 것을 안 셈이고 윤설은 또 지 엄마처럼 각박한데 걔네들이 널 달가워하겠어? 김신걸을 믿고 나대기만 하지.”

원유희는 침묵했다. 그녀는 원수정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원수정은 아직 자신의 교통사고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 진실을 모른다. 만약 알게 된다면 얼마나 분노할지 어느 정도 상상이 가능했다.

‘하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든지 장미선 모녀는 우리를 죽여버리려고 안간힘을 쓰겠지.”

다만 원유희는 결코 순순히 당해줄 생각이 없었다.

“아빠가 이혼하는 것을 바라지 않으세요?”

원수정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아직 아빠를 못 잊으셨죠? 아니면 엄마 성격에 진작에 아빠를 쫓아냈을 거잖아요.”

“넌 네 엄마가 그렇게 억지를 부리기 좋아하는 사람으로 보여? 근데 장미선을 화나게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해주지.”

“엄마, 아빠를 이용하지 마요, 엄마가 교통사고 나기 전에 아빠가 그 아줌마랑 이혼하겠다고 얘기한 거 알아요?”

원수정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은 그릇과 부딪히면서 찰랑하는 맑은 소리를 냈다.

“그리고? 이혼했어?”

“그 아줌마가 동의하지 않았고 윤설까지 아빠를 협박해서 지금 엄청 난처한 상황에 빠졌어요.”

“그떄도 윤설을 위해서 우리를 버렸잖아!”

이 일만 생각하면 원수정은 화가 머리끝까지 솟았다.

“네 아버지는 평생 그 딸내미한테 발목이 잡혔구나.”

“아빠가 이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빈털터리로 나오겠다고 얘기했어요. 그리고…….”

“뭐라고?”

원수정의 어조가 높아졌다.

병실 문이 열리자 통화를 끝낸 윤정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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