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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장미선도 딸의 반응을 눈치채고는 여상스럽게 다가가 윤정을 맞이했다.

“왔어? 밥 다 됐어. 바로 먹을 거야?”

하지만 그녀가 손을 뻗어 윤정의 가방을 받으려 할 때 윤정이 한발 빠르게 그것을 아줌마한테 넘겼다.

“지금 먹지 뭐.”

싸늘한 말과 함께 돌아서 식탁으로 향하는 남편을 보자 장미선은 화가 거꾸로 솟았다. 하지만 심호흡 몇 번으로 화를 가라앉힌 뒤 억지 미소를 지은 채 그 뒤를 따랐다.

“당신 좋아하는 반찬으로 준비했어.”

하지만 그때.

“난 됐어요. 두 분이서 드세요.”

윤설이 식탁에 다다를 때 입을 열면서 몸을 틀었다.

“왜 안 먹어? 어디 가려고?’

“먹고 가. 그렇게 급한 거 아니잖아.”

“저 어전원에서 먹을게요.”

장미선과 윤정의 물음에 윤설은 귀찮은 듯 대답했다. 여기에 남아 단란한 가정을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조차 귀찮았다.

게다가 김신걸 더러 아버지를 돌아오도록 협박까지 한 건 어머니와 두 사람이 예전처럼 관계를 회복하는 걸 보고 싶어서였기에 이곳에 있는 게 불편했다.

하지만 어전원으로 돌아가는 길은 심란하기만 했다. 원수정이 돌아온 것도 모자라 집도 돌려주게 되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신걸 씨가 아니라면 원유희 능력으론 어림도 없지. 아, 아닌가? 남자 꼬시는 능력만큼은 대단하니까! 원수정이 돌아왔다는 건 원유희도 돌아왔다는 얘긴데. 귀찮은 것들 왜 다 살아있는 거야? 내가 가만둘 것 같아?’

윤설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이애자에게 전화했다.

“내가 시킨 일은 끝냈어요?”

“아…… 아니요.”

“아직도 안 끝냈다고요? 그렇다면 내가 지금 당장 표원식 씨더러 당신 쫓아내라고 해도 돼요?”

“아니요! 제…… 제가 오늘 내로 무조건 애들 보육원에 맡기고 올게요.”

“오늘 밤 애들 데리고 밖에서 노는척하며 보육원에 버려요. 만약 내일까지 안 하면 아줌마만 손해예요. 난 아쉬울 거 없거든요! 알아들었어요?”

“네, 알겠어요……”

전화를 끊은지 한참이 지났지만 이애자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했다.

그 작은 아이드들을 어떻게 버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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