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눈에 절대로 티끌 하나조차 용납하지 않았다!이튿날 점심이 돼갈 무렵, 유희는 온몸이 부서져가는 느낌에서 깨어났다.눈을 뜬 후 그녀는 지옥에서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듯한 절실함에 한참 동안 적응하려 했다.그녀는 뜻밖에도 신걸과 또다시 관계를 가지다니, 그는 이미 윤설이 있는데 왜 그녀를 가만두지 않는 것일까!다신 안 일어날 줄 알았던 일이 이렇게 발생했다.그녀는 마치 언제든지 신걸에게 억압당할 수 있는 애완동물처럼 조금의 자주적인 권력도 없었다.그녀는 힘겹게 일어나 옷을 입었다.그리고 방에서 나갔다.거실에 있는 가방 안에서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그녀는 원래 몸을 구부리려 했는데 굽히자 바로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앉았다.핸드폰을 보자 낯선 번호인 것을 보고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누구세요?” 그녀는 목이 잠긴 채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원유희 씨, 오늘 왜 출근하지 않은 거죠?”유희는 멈칫했다, 고선덕?“휴가를 내더라도 미리 말했어야죠.”유희는 자신이 출근할 수 없는 이유를 생각하자 화가 났다.“그걸 김신걸한테 물어봐야죠! 왜 나한테 묻는 거에요!”그리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맞은편의 선덕.그럼…… 유급휴가로 해주자!유희는 몸과 마음이 지쳤다.그녀는 해고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게다가 자신이 말한 것도 사실이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아예 일어나지 못했다.신걸은 아주 무서운 맹수였다!수정을 생각하며 유희는 걱정했다.전화가 여러 번 울린 후에야 수정이 받았다. “괜찮아요?”“괜찮아.”“진짜요?”유희가 물었다. 그녀는 괜찮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전화 너머로 전해온 그녀의 비명소리는 엄살이 아니었다.“찰과상이라 괜찮아. 넌 어때? 김신걸 너한테 뭐 하진 않았지?” 수정은 걱정하며 물었다.“아무것도 안 했어요…… 이따 보러 갈게요.”유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수정이 더 이상 묻게 하고도 싶지 않아 바로 전화를 끊었다.핸드폰에 있는 부재중 전화를 보니 원식의 이름도 보였다.이
그녀는 학교에 전화해서 아이들에게 스쿨버스를 타고 동네 이쪽으로 오라고 했다.원식은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무슨 일 생겼어요?”유희는 아이들을 데려오려면 이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원식은 틀림없이 의심할 것이다.“김신걸이 내가 원식 씨 집에 갔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그는 나를 조사하고 있으니 나는 그한테 아이들의 정체를 들킬까 봐 두려워서요.”“……그는 유희 씨한테 무슨 짓 했나요?”“내가 아니라 우리 엄마한테요…… 내가 한 일을 모두 우리 엄마한테 벌을 줬어요, 다행히 위험하진 않았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요.”“정말 미친놈이군요!” 성격이 줄곧 온화하던 원식도 참지 못하고 욕을 하기 시작했다.유희는 전적으로 찬성했다.당연한 거 아닌가?김신걸은 철두철미한 미친놈이었다!“내가 아주머니에게 아이들 따라가라고 할게요. 같은 건물에 살면서 이목을 전이시키는 거죠.”원식이 말했다.유희는 눈시울이 빨개졌다.“나한테 이렇게 잘해 줄 필요 없어요…….”“나는 아이들이 이쪽에서 지내는 게 익숙해져서요. 그들이 떠나면 나는 불편할 거예요. 그러나 다행히 나는 교장이니까 낮에 그들을 볼 수 있어요.”원식이 말했다.유희는 마음속으로 무척 감동을 받았지만 도무지 말을 하지 못했다.“난 여전히 그 생각이에요. 만약 제성을 떠날 수 없다면 직접 김신걸과 모든 사실을 말하는 게 나아요. 그의 아이들이니 그도 손을 댈 정도는 아닐 거예요.”“다…… 다시 생각해 볼게요…….”유희가 말했다.전화를 끊은 후 유희는 그곳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김신걸한테 말한다고?그녀는 여태껏 이런 문제나 결과를 고려할 염두가 없었다.신걸이 어떤 악마인지에 대해 그녀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알고 있었다.호랑이도 자신의 자식을 먹지 않았으니, 그는 확실히 자신의 아이를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그녀는 또 아버지가 어머니를 좋아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화풀이한다는 말을 들었다.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신걸이 아이들을 빼앗아 그녀더러 다시는 접
신걸의 눈에는 윤설 외의 모든 사람들은 아마 벌레만도 못 할 것이다…….“혼자 있었요?” 유희가 물었다.“돈만 있으면 시중드는 사람이 없을까 봐?” 수정은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는 특히 돈을 좋아했다.“네가 별장에 간다고 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너한테 말하고 싶지 않았어.”마침 간병인이 와서 수정에게 저녁에 무엇을 먹을 거냐고 물었다.수정은 2인분을 주문했고 유희가 여기에 남아 밥 먹게 하려고 했다.유희는 거절하지 않았다.“유희야, 미안해. 엄마도 일이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어. 내가 말 몇 마디 좀 해서 두 사람이 말다툼한 거 가지고 그걸 또 김신걸한테 일러바쳐? 윤설도 정말 보통 투정 부리는 게 아냐!”수정은 경멸했다.“그녀는 우리의 잘못을 찾아서 우리가 김신걸에게 당하는걸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앞으로 그러지 말고 그녀를 보면 그냥 피해 다녀요.”“하지만 남자는 딱 이런 여자 좋아한단다. 여린 척, 불쌍한 척, 눈물 두 방울만 짜내면 끝!”수정은 말을 하지 않는 유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윤설은 왜 우리를 그렇게 미워할까? 김신걸과 너의 관계 때문이야? 그건 모두 지나간 일이잖아, 그녀도 참 끈질기네.”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전 세대의 원한이 없었다면 김신걸은 그들 모녀를 이렇게 증오하지 않을 것이고 그녀도 어떻게 해서라도 유희에게 김신걸의 비위를 맞추는 것을 가르쳐 줬을 것이다.신걸과 결혼하면 제성에서 가장 존귀한 여자가 되는 것이었다!그녀도 유희의 엄마로서 이득을 볼 수 있었다.유희는 수정과 있을 때 더욱 말수가 적었다.그래서 수정의 말에 그녀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간병인이 저녁밥을 가져오자 그녀는 수정과 함께 먹었다.두 입 먹자마자 유희는 구역질이 날뻔했는데 이내 입을 가렸다.“왜 그래?” 수정이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감기에 걸렸나 봐요…….”유희가 말했다.수정이 물었다.“이런 날에 감기 걸린다고?”유희는 마음이 씁쓸했다. 이런 날에 감기에 걸린 이유는 그녀가 소파에서
“그래서 이런 식으로 날 상대하는 거야? 너무 비겁해!” 유희는 안색이 은근히 보기 흉했다.“어떤 식? 네가 먼저 나 밀지 않았니?” 윤설은 넌 죽었어 하는 눈빛으로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유희는 그녀를 그냥 가게 할 순 없었다.절대로!신걸은 그녀를 죽도록 괴롭힐 것이다!윤설이 문을 여는 것을 보고 유희는 급히 달려들어 윤설을 잡아당겼다.“가지 마…….”입구에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자 그녀의 말이 뚝 그쳤다.신걸은 음산하게 그녀를 보고 있었다.유희는 숨이 거의 멎었다.윤설은 구세주라도 본 듯 신걸의 품에 달려들었다.“신걸 씨가 와서 다행이야. 나 하마터면…… 하마터면 그녀한테 죽을 뻔했어. 그리고 원수정도 그녀 도와서 나 도망가지 못하게 했어…… 내 머리에 상처가 났는지 좀 봐. 유희는 내 머리카락을 잡고 벽에 부딪혔어…….”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억울한 모습을 보였다.유희는 그녀가 거짓말하는 것에 분노했다. 신걸은 긴장한 채 윤설의 이마가 부은 것을 살펴보고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그는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유희를 쏘아보았다.유희는 놀라서 뒤로 물러섰다.“내가 아니라, 그녀 스스로 벽에 부딪혀서 나를 모함한 거야…….”“내가 스스로 벽에 부딪혔다고? 넌 좀 더 좋은 이유를 꾸며낼 순 없어?”윤설이 물었다.“나 때문에 네 엄마가 입원했다 해서 선의로 보러 왔는데, 너희들한테 이런 대접을 받다니. 나는 이미 사과했어…… 신걸아, 나 정말 네 말 듣고 그녀들을 동정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그녀들을 좋은 사람으로 착각했나 봐.”“윤설, 너 말 똑바로 해! 엊그저께 김신걸이 나랑 하룻밤을 보냈기 때문에 네가 화가 나서 찾아온 거잖아!”윤설은 조금도 찔리지 않았고 오히려 매우 감당하기 어려운 척했다.“신걸 씨, 유희가 이틀 전에 당신이 그녀를 찾아가서 밤을 보냈다고 말했는데, 정말이야? 그녀는 분명 고의로 이런 말을 해서 나를 화나게 하려는 거지, 그렇지?”유희는 그야말로 그녀의 말에 가슴이 꽉 막혔다.이 여자는 말을
“필요 없어, 나는 화 때문에 못 먹겠어. 너라도 사서 좀 먹어.”“아니에요, 입맛 없어요.” 유희는 원래 먹을 때 위가 좀 불편했다.수정은 바깥의 날씨를 보며 말했다.“이제 돌아가봐, 하루 종일 출근했으니 피곤할 텐데 일찍 쉬어. 네 안색은 여전히 좀 안 좋아 보이네. 어차피 병원에 있으니 의사에게 검사 좀 받고 가. 남자는 힘 조절하는 것을 몰랐으니 또 어디 다쳤는지 누가 알겠는가.”“아픈 데 없어요. 놀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럼 저 갈게요.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세요.”유희는 병원을 떠난 후 직접 택시를 타고 돌아갔다.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욕실로 들어갔다.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니 안색이 확실히 좋지 않았다.마치 방금 그가 그녀를 밀칠 때처럼 아픈 것 같았다.유희는 팽팽한 아랫배를 만지며 가볍게 눌렀지만 아프지 않았다.그 후에도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오히려 신걸이 병원에 나타나서 그녀를 놀라게 했다.윤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전에 이미 신걸과 '통화'를 했다는 것을 설명했고, 그녀 자신도 인정했다.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녀가 윤설을 괴롭히는 것을 보았다.정말 좋은 수단이야.그러나 윤설은 그녀의 면전에서 의심스러운 말투로 신걸에게 '불륜'에 대해 물었고, 이런 수단은 억울함 속에 믿음이 들어 있었다.이는 두 가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첫째, 신걸은 신경 쓰지 않는다; 둘째, 신걸은 앞으로 유희를 찾지 않는다.유희는 두 번째 결과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하룻밤을 잤지만 유희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녀는 단지 자신이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하며 이틀만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아이들이 지내는 방을 정리한 뒤 필수품과 장난감을 사서 들여놓았다.그날 오후, 아이들은 아주머니에 의해 돌아왔고, 큰 가방과 작은 가방의 짐을 가지고 왔다.원식도 같이 왔다.“6층이에요?” 원식이 물었다.“괜찮네요, 어린아이들도 단련을 해야 하니깐요.”유희와 원식은 거실에서 이야기할 때 방을
유희는 시선을 떨구며 말했다.“미안해요…….”원식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악마같은 사람대신 사과하지 마요. 언젠가는 해결할 방법이 있을 거예요. 나를 믿어요.”유희는 그게 무슨 방법인지 몰랐다. 그녀는 분명 안경 뒤에 감춰진 원식의 눈빛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원식은 그녀에게 배웅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혼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집에 돌아와서 문을 열자 삼둥이의 작은 머리가 하나 둘씩 튀어나왔다.“엄마, 아빠 갔쪄요?”“아빠더러 자라고 했는데, 아빠가 거절했을 거예요.”“아빤 분명 부끄러워서 그랬을 거양!”유희는 웃으며 유담의 작은 머리를 어루만졌다.“가자, 들어가.”아빠가 부끄럽다고? 정말 어리지만 당찬 아이들이었다.유희는 삼둥이를 달랜 뒤, 방문을 나서자 아주머니가 거실에 있는 장난감을 치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도 같이 치웠다.“아주머니, 세 아이 돌보는 거 힘들죠?”“힘들지 않아요. 정말이에요. 예전에도 아이를 돌봤지만 삼둥이처럼 철이 든 아이는 정말 본 적이 없어요. 밥을 먹으면 각자의 접시를 주방으로 내놓는 걸 처음 봤을 때 엄청 놀랐어요. 교장 선생님까지 유희 씨가 아이를 잘 가르쳤다고 했어요.”유희는 어쩔 수 없단 듯이 웃었다.“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세 아이를 돌볼 수 없었기에 아이들에게 미리 연습 시킬 수밖에 없었거든요.”“그게 가장 좋은 교육방식이죠.”유희는 승진했다.선덕의 조수로.이유는 지난번 고발해서 공을 세웠다는 것이었다.사실 오래된 직원들은 모두 그런 일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말하면 바로 회사에서 잘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유희가 오히려 승진할 줄은 몰랐기에 다른 동료들은 매우 아쉬워했다.만약 그들이 고발했다면 그들은 무조건 승진할 것이다.선덕은 회의하러 갔다.고위층 회의였다.한 시간 후, 선덕은 전화해서 유희에게 서류 좀 보내달라고 했다.출납에 조수로서의 일은 사실 전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이틀
유희는 머리를 굴렸다. 이 고선덕은 세상 물정에 밝고 노련한 사람이었다. 만약 자신이 지난번 전화에서 신걸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이렇게 쉽게 승진할 수 없었을 것이다.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말했다.“총 팀장님께서 믿어주셔서 다행이네요. 저 반드시 열심히 할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총 팀장님을 대신했으면 좋겠네요.”선덕의 표정이 굳어졌다.신걸은 검은 눈동자를 약간 움직이며 무뚝뚝한 표정으로 예리한 시선을 거두었다.“들었나?”선덕은 목청을 가다듬고 대범하게 말했다.“네, 대표님, 저는 똑똑히 들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는 이런 직원이 필요합니다. 유희 씨는 먼저 부서로 돌아가세요.”유희는 허리를 약간 굽히며 미련 없이 몸을 돌려 떠났다.그리고 발걸음에 힘을 살짝 주었다.그녀는 잘릴 가봐 걱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 당장 그녀더러 꺼지라고 했음 좋겠다!아, 아니다…… 그녀는 성질을 부릴 자격이 없었다.명화는 못 가게 그녀를 붙잡아 둘 것이다.골치 아픈 일이었다. 여기저기서 욕을 먹어야 한다니…….그녀는 앞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을 문득 멈추었고 번개에 맞은 듯 멍하니 서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더욱 놀란 모습이었다.방금 나타난 신걸을 보며 그녀는 문득 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구토, 넘어져서 불편한 복부, 설마…… 임신은 아니겠지?애초에 삼둥이를 임신했던 반응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그녀는 열심히 기억을 되새겨 보았다. 아니야, 아니야!어떻게 임신일 수가?매번 그녀는 약을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다음날 그녀는 일어나지 못하더라도, 억지로 일어나서 약을 먹어야 했다. 한 알도 빠짐없이!유희는 이렇게 생각하며 한숨을 돌렸다.퇴근 후, 유희는 회사 입구에 서서 먼저 병원에 가서 수정을 볼 생각을 했다.막 계단을 내려가던 때에 검은색 롤스로이스 한 대가 그녀의 앞에 멈추었다.강한 카리스마가 유희의 얼굴로 덮치며 그녀가 억제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나게 했다.경호원이 앞으로 다가가서 문을 열며 그녀를
“뭐?” 유희는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내려줘.”이런 남자와 1분도 같이 있고 싶지 않았다.“반항하는 거야?” 신걸의 눈빛은 냉담했다.“당신과 거리를 두는 것이 뭐 잘못된 일이야? 잊지 마, 당신은 나에게 자유를 줬어. 물론, 당신의 구역에서 나는 다른 남자를 찾지 않을 거야. 결국 당신은 내가 잘 지내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고분고분 말을 잘 들을 거야. 만약 당신이 굳이 나에게 당신과 잠자리를 강요한다면, 나는 당신의 마음속에서 내가 윤설보다 더 중요하다고 오해할 수도 있어.”신걸의 기운은 이내 싸늘해졌다.“쓸데없는 생각.”도중에 유희는 차에서 내렸고 롤스로이스가 도로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팽팽한 신경이 풀렸다.그녀는 신걸을 마주할 때 실수로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을 할까 봐 정말 두려웠다.병원에 들어가서 병실 입구에 도착하자 그녀는 수정이 돌아가겠다고 소란을 피우는 것을 들었다.의사는 입이 닳도록 타일렀다.유희가 들어가자 병실 안은 조용해졌다.수정은 얼굴이 이내 변하며 바로 미소를 지었다.“유희야, 왔어?”“의사 선생님이 퇴원하라고 하지 않았으니 그냥 가만히 있어요. 왜 소란을 피우고 그래요?”유희가 그녀에게 물었다.“내가 집에서 쉬어도 마찬가지잖아? 병원은 정말 답답해.”“이틀만 더 있어요.” 유희가 의사에게 물었다. “괜찮죠?”“네.”의사가 떠나자 수정이 물었다.“지금 퇴근했어?”“네, 먹을 거 좀 사 왔어요.” 유희는 싸온 음식을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넌 안 먹어?”“먹었어요.” 유희가 말했다.사실 그녀는 요즘 입맛이 정말 별로였다.위장병에 걸린 건 아니겠지?수정은 먹으면서 말했다.“몸이 안 좋아? 너 안색도 여전히 안 좋아 보이던데, 정말 김신걸 때문에 다친 거 아니야?”“아니에요, 넘어져서 다친 정도는 알 수 있어요.”유희가 말했다.“그리고 병원에서 소란 피우지 마세요, 이게 무슨 망신이에요.”수정은 그녀가 자신을 생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