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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낙청연은 지도를 보며 말했다.

“무진도 중요하지만 무진의 뒤에는 산이 있어 자연적인 방어벽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적군이 나쁜 의도를 품고 무진을 공격하려 해도 당분간은 이 산을 뚫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쪽이 문제입니다. 이곳이 함락된다면 만족은 막힘없이 곧장 천궐국으로 쳐들어올 수 있습니다.”

부경한의 눈이 번뜩였다.

“진 태위도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엄 태사가 극구 말렸지. 진 태위는 자기 아들을 걱정하는 것뿐이라 공정하게 생각하지 못한다면서 말이다.”

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

“엄씨 가문은 미친 겁니까? 만족이 천궐국을 침범해서 그들이 얻는 게 뭐가 있습니까?”

말을 내뱉자마자 낙청연은 그들이 챙길 이득을 하나 떠올렸다.

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떴고 그녀의 눈동자에는 한기가 감돌았다.

“왕야께서 옥에 갇혀 있으니 만족이 쳐들어온다면 엄씨 가문은 왕야의 손에서 병권을 빼앗을 명분이 생깁니다. 전력을 다해 만족에게 저항해야 한다면서 말입니다.”

“계산을 아주 잘했군요.”

그 말에 부경한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러면 안 되지!”

“만약 병권이 엄 태사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이 천하는 엄씨 가문의 것이 될 것이다!”

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목적일지도 모릅니다.”

낙청연의 미소에 머리털이 쭈뼛 선 부경한은 자세히 생각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지금 어찌해야 하느냐?”

부경한은 초조해 보였고 낙청연은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

“수희궁에 가봐야겠습니다!”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낙청연은 무언가를 놓친 기분이 들었고 정교하게 꾸민 그 방을 다시 한번 뒤져보고 싶었다.

게다가 아직 동서의 비밀도 알아내지 못했다.

그것들을 알아낸다면 돌파구가 생길지도 몰랐다.

“그래. 짐에게 맡기거라!”

잠시 고민하던 부경한은 방법을 떠올렸다.

-

다음 날, 부경한은 수희궁으로 향했다.

최근 마음이 심란하다는 이유로 태후와 함께 엄씨 가문으로 가서 기분전환을 하겠다고 했다.

겉으로는 대신들의 접견을 피하기 위해서였으나 사실은 사정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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