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도 당연히 걱정되었다. 하지만 엄씨 가문이 이러는 이유는 부진환에게서 병권을 빼앗기 위해서였기에 절대 그들의 뜻대로 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오늘 수희궁에서 단서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증거를 충분히 모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게 유인할 생각입니다.”낙청연은 천천히 침상 옆으로 다가갔다. 태상황은 자지 않고 깨어있는 상태로 그녀의 얘기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낙청연은 허리를 숙이고 물었다.“태상황, 저는 예전과 같은 방법을 쓸 생각입니다. 태상황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래 주실 수 있겠습니까?”태상황이 몸을 움직일 수 있게 침을 놓으면 그의 몸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태상황의 동의가 필요했다.태상황은 서슴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힘껏 그녀에게 눈짓했다.낙청연은 당황했다.“지금 당장 침을 놓으라는 말입니까?”태상황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지금 침을 놓으면 내일에 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하지만 태상황은 마음이 조급했고 지금 당장 침을 놔달라는 의지가 무척 강했다.부경한이 다가와 탄식했다.“넌 부황의 뜻을 이해할 수 있으니 부황의 뜻대로 하거라.”그렇게 낙청연은 태상황에게 침을 놓아 강제로 몸의 감각을 회복시켜 움직일 수 있게 했다.침술이 끝난 뒤 태상황은 일어나기 위해 버둥거렸고 낙청연과 부경한은 다급히 그를 부축했다.태상황은 다급한 발걸음으로 비틀거리며 침상 오른쪽 벽으로 향하더니 장롱을 가리켰다.낙청연이 장롱을 열어보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태상황의 손가락은 여전히 그곳을 가리키고 있었다.자세히 살피던 낙청연은 벽에 있는 기관을 발견했고 그것을 꾹 눌렀다.기관이 눌리면서 정교한 나무 상자가 시야에 들어왔다.낙청연은 그 나무 상자를 태상황에게 건네려 했으나 태상황은 나무 상자를 가리킨 뒤 낙청연을 가리켰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제게 주는 것입니까?”태상황은 고개를 끄덕였다.열어 보니 안에는 용과 호랑이가 조각된 작은 옥새가 있었다.부경한도 그것
은침이 태상황의 손목에 박혀 들어가자 태상황은 붓을 놓치고 뒤로 넘어졌다.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구석에 있는 그자를 보았다.류 공공!“부황!”부경한은 다급히 태상황을 부축했다.태후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태상황의 손을 힘껏 움켜쥐었고 그 은침은 태상황의 손목에 깊이 박혀 들어갔다.태상황은 매우 아팠지만 소리를 낼 수도, 피할 수도 없었다.곧이어 태후는 몸을 일으키며 낙청연에게 호통을 쳤다.“낙청연, 태상황께서는 아직 다 낫지 않으셨다. 태상황을 그만 고생시키거라!”“태상황께서는 이 글을 적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얼마나 진이 빠졌겠느냐? 넌 대체 뭘 위해 이러는 것이냐?”“난 이런 일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태후는 말을 마친 뒤 백관을 물러나게 했다.사람들은 잇따라 자리를 떴고 침궁을 나와서야 의논하기 시작했다.“태상황께서는 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싶었던 것이오? 태후 독이라니?”“태후 마마의 체내에도 독이 있다는 말 아니겠소?”“태후 마마도 독에 당했다고?”“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소. 거 참 답답한 일이군.”진 태위는 눈살을 찌푸렸다.“태후 마마가 독을 썼다?”그 말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안색이 달라지더니 조용히 하라는 듯이 검지를 손가락에 가져다 댔다.“진 태위, 말을 조심하시오.”“모든 건 태상황께서 나으신 뒤에야 알 수 있소.”“우리는 제멋대로 추측하지 않는 것이 좋겠소.”“증거도 없는 일을 입에 올렸다가는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소.”그렇게 사람들은 흩어졌고 더는 의논하지 않았다.멀지 않은 곳 처마 밑에서 엄 태사는 조용히 그들을 지켜보았다.그는 그들의 말을 들었다.엄 태사의 눈동자에서 한기가 느껴졌다.어찌 됐든 더는 태상황을 살려둘 수 없었다.더는 지체할 수 없다!태후도 침궁을 떠났고 문밖으로 나설 때 그녀는 심각한 얼굴로 엄 태사와 눈빛을 주고받은 뒤 그와 함께 떠났다.낙청연은 허리를 숙여 태상황의 손을 확인해 보았다. 다행히 잠깐 아픈 것일 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부경한은
침상 위의 사람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다급히 피했다.류 공공의 안색이 돌변했다.태상황이 아니다!비수가 맹렬히 날아들어 상대를 죽이려 할 때, 류 공공은 상대의 얼굴을 보았다.성백천!그의 비수가 돌연 멈췄다.그는 이를 악물면서 손을 거두어들였고 허리를 숙여 태상황이 침상 밑에 숨은 것은 아닐까 확인했다.하지만 태상황은 없었다.성백천은 무척 긴장했지만 호통을 치며 말했다.“류 공공, 태상황의 곁에서 여러 해 시중을 들었으면서 어찌 이럴 수 있소!”“아직 돌이킬 수 있소!”류 공공은 주위를 둘러봐도 태상황이 보이지 않자 조바심이 들어 성백천의 멱살을 덥석 잡았다. 비수가 성백천의 목에 닿았다.“태상황을 어디에 숨긴 것이냐!”성백천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나는 모르오. 안다고 해도 얘기하지 않을 것이오!”류 공공은 비수를 손에 꽉 쥔 채 그를 위협하려고 했으나 도저히 그를 상처입힐 수 없었다.바로 그때, 누군가 천천히 침궁 안으로 들어왔다.류 공공은 깜짝 놀라 성백천의 멱살을 잡으며 날카로운 비수를 그의 목에 가져다 댔다.낙청연은 서서히 걸음을 옮겨 방 안으로 들어왔다.“류 공공, 당신이었군.”류 공공의 날 선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졌다.그 눈빛은 옥에서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의 눈빛과 똑같았다.“태상황은 어디에 있는 것이냐! 낙청연, 태상황을 내놓는다면 한 번 살려주겠다.”“그렇지 않으면 두 사람 모두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낙청연은 냉소를 흘리며 태연자약한 얼굴로 대꾸했다.“날 죽인다고 했소? 그렇게 확신하시오?”“성백천은 죽이든 말든 마음대로 하시오. 어차피 이름도 없는 일개 태의일 뿐인데 죽어도 상관없지.”“오히려 태상황을 지키다가 죽었으니 큰 공을 세운 셈이지. 일이 끝나면 태상황의 앞에서 성백천을 위해 논공행상을 주청할 것이오.”류 공공은 그녀의 말을 듣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낙청연은 두 손을 뒤로 하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그녀는 류 공공이 자기 아들을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확
”당연히 본왕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이다.”낙정은 표정이 쭈그러들더니, 이를 악물었다. “낙월영?”설마 낙월의 눈이 정말 곧 멀게 된 것인가? 그래서 낙월영이 중간에서 기산 송무를 가로챈 것인가?낙월영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그녀가 말을 했거늘!하필 엄 평소는 이토록 중요한 임무를 낙월영에게 맡기다니!하지만 그 기산 송무는 그녀가 어렵게 구한 건데!정말 얄밉다!“섭정왕이 사실대로 말했으니, 그럼 나도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어쨌든 누군가는 나의 기산 송무를 위하여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돌연 낙정의 눈빛이 매서워졌다.손을 휘두르더니, 골정(骨釘) 두 개가 부진환을 향해 날아가, 그의 어깨에 박혔다.푸—피가 왈칵 뿜어져 나왔다.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극심한 통증으로 부진환은 조금도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낙정은 부진환이 아무 소리도 내지 않자, 입가에 냉랭한 미소를 지었다.“이 세상에, 나의 쇄골정 세 개를 맞고도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쇄골정이 체내에 들어가면 뼈를 으스러뜨리고 심장이 타들어 갈 테니,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그러나 만약 쇄골정을 뽑아낸다면 경맥이 훼손되고 무공을 잃을 것이니, 그때부터 폐인이 되는 것입니다.”부진환은 고개를 숙이고, 억지로 통증을 참으며 한 마디 신음도 내지 않았다. 오직 입가에서 피가 한 방울씩 뚝뚝 바닥에 떨어질 뿐이었다.낙정은 손을 들었다. 손끝에는 세 번째 쇄골정을 쥐고 있었다.“자, 어디 한번 생각해봅시다. 이 세 번째 것은 어디에 심어드릴 까요?”부진환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네가 원하는 건, 그저 내가 순순히 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 그래야 네 주인한테 가서 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꿈도 꾸지 말거라. 본왕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자신의 의도를 들킨 낙정은 노한 표정으로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어쩐지 나를 보내더라고요. 정말 보통 형벌로는 확실히 당신을 어쩔 수 없군요
형구방에도 아무도 없었다.사람은?“섭정왕은? 섭정왕은 어디에 있는 것이냐?” 부경리는 급히 한 옥졸을 부여잡고 추궁했다.“오늘 아침에 데려갔습니다.”부경리는 다급히 물었다: “어디로 데려갔느냐?”“잘 모르겠습니다.”“그 사람은 섭정왕인데, 어찌 황상의 명도 없이 함부로 데려가게 두었느냐!”부경리는 몹시 화가 나, 상대방을 떨쳐냈다.그는 곧바로 대뢰 안을 찾아보았다. 한 바퀴를 찾아보았지만, 확실히 셋째 형은 보이지 않았다.엄가가 그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럼, 어디로 옮겼을까!--침궁에서, 낙청연과 류 공공은 십여 차례 격전을 벌였지만, 결국 낙청연이 그를 제압했다.다만 싸우는 과정에서, 낙청연은 류 공공의 무공 수법을 보고 그도 여국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게다가 그는 여국 제사장 계통이었다.그리고 류 공공도 동시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왜냐면 그는 낙청연의 몸에서 여국의 무공 수법을 보았기 때문이다.낙청연은 천궐국 승상의 딸인데 어찌하여 여국의 무공을 할 줄 아는가?다만 그는 탐구할 틈도 없이 낙청연에게 제압됐다.바로 이때,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시위들이 빠르게 침궁을 포위했다.태후가 위풍당당하게 걸어 들어왔다.태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더니 말했다: “낙청연이 황상을 모해했다. 애가에게 딱 걸렸으니, 또 할 말이 있느냐?”“여봐라, 낙청연을 잡아라!”낙청연은 비수를 류 공공의 목에 갖다 댔다.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태후를 보며 말했다: “만약 태후께서 저를 잡는다면, 저는 이 사람을 죽여버릴 겁니다.”태후는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 “죽일 테면 죽이거라.”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정말입니까? 태후, 마음이 아프지 않겠습니까?”“어쨌든 십여 년을 함께한 사이인데, 태후 마마께서는 전혀 옛정을 고려하지 않으십니까?”이 말을 들은 태후의 안색은 확 변했다.그녀는 류 공공과 눈길을 주고받더니, 류 공공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었다.낙청연의 뜻깊은 말은, 이
낙청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태후를 쳐다보며 물었다: “부진환은 어디에 있습니까?”“말하지 않으며, 우리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낙청연은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옥패를 꽉 쥐었다.류 공공은 순간 마음이 떨렸다. 만약 이 일이 폭로되면 끝장이다!태후가 결심을 내리지 못한다면, 그가 내리겠다!류 공공은 마지막으로 태후를 다정하게 쳐다보더니, 낙청연의 손을 덥석 잡고, 비수를 자기 가슴에 꽂아 넣었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태후는 얼굴빛이 확 변했다.류 공공은 힘없이 쓰러졌다. 눈빛은 줄곧 태후를 바라보더니, 입을 벌렸다. 그러자 입안에서 피가 왈칵 뿜어져 나왔다.낙청연은 그가 죽음으로 이 일을 끝낼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가 죽으면, 설령 그와 태후 사이에 정말 사사로운 정이 있다고 해도, 증거는 사라지게 된다.태후는 갑자기 손을 앞으로 뻗었다. 마치 누군가 그녀의 심장을 쥐여 짜는 것 같았다.태후는 다급하게 앞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이성은 오히려 그녀에게 말했다. 태후로서, 태감의 생사를 신경 쓰면 안 된다고!”태후는 억지로 눈물을 삼켰다. 남에게 절대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된다.낙청연은 류 공공 목에 있는 가면이 깨진 것을 보더니, 바로 손을 뻗어 가면을 확 벗겨냈다.가면 아래 숨겨진 류 공공의 그 얼굴을 보고 낙청연은 하마터면 숨이 멎을 뻔했다.낙청연은 목이 메였다.“탁성 삼촌(澤成叔)……”그 순간, 낙청연은 머리 위에서 천둥이 내리치는 것 같았다.탁성 삼촌이라니!어떻게 탁성 삼촌이란 말인가!기억 속에 그 자유롭고 소탈하며, 자유분방한 남자의 얼굴에 지금은 산전수전 모두 겪어온 노련함과 침착함이 더해졌고, 그해 떠날 때의 자유분방하고 소탈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탁성은 낙청연의 목소리를 듣더니,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너……너는……”낙청연이 어떻게 그를 알고 있는 걸까?낙청연은 손수건을 꺼내 그의 상처를 눌렀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이곳에 있었다.낙청연은 태후를 쳐다보며 말했다: “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 물었다: “탁성 삼촌, 이궁의 난은 삼촌이 한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낙청연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으며, 마음이 조마조마했다.답을 알고 싶었지만, 또 알게 될까 봐 두려웠다.탁성 삼촌은 눈을 감았다. 그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가 한 것이다.”낙청연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삼촌이 어떻게……”“여인 한 명을 위해 그렇게 많은 무고한 사람을 해치고, 또 자기 동족에게 뒤집어씌웁니까?”그는 여비에게 뒤집어씌웠다. 여비는 여국의 공주였다!탁성 삼촌의 두 눈에는 죄책감이 가득 서려 있었다. 그는 입가에 피를 머금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얼마나 악랄한 짓을 많이 했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첫걸음을 내디딘 그 순간부터 나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단다.”“그녀와, 갓 태어난 성백천을 지키기 위해 나는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죽여야 했다. 한 명을 죽여도, 한 무리를 죽여도 사람을 죽인 건 변함없으니까!”“이 모든 죄를 내가 다 책임지겠다.”낙청연은 눈물을 글썽이며 피식 웃더니 말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삼촌이 다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탁성 삼촌, 설사 누군가를 사랑하더라도, 옳고 그름은 구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삼촌이 사랑한 여인과 아들의 목숨은 목숨이고, 다른 사람의 목숨은 목숨이 아니란 말입니까? 삼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망쳤는지 아십니까?”탹성은 입을 벌리자, 피가 마구 뿜어져 나왔다. 그는 이미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탁성은 낙청연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종묘 태호 연못(太湖池)안에 나의 친서를 남겨 두었다. 거기에 내가 평생 지은 죄를 기록해 놓았으니, 네가 가지고 가서 죄연석(罪淵石)에다 놓아주거라. 내가 생생세세(生生世世) 속죄하겠다.”죄연석은, 여국 사람이라면 모두 두려워하는 곳이다.곧 죽을 사람도 그곳은 두려워한다.그곳은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영생영세(永生永世) 제명에 죽지 못한다.한세상 또 한세상을 살아도 온갖
성백천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곧이어 낙청연은 경공으로 파손된 지붕 위에 날아올라 갔다. 지금, 태상황은 지붕 위에서 자고 있다.낙청연은 태상황을 등에 업고, 지붕 위에서 훌쩍 뛰어내렸다.성백천은 다급히 앞으로 달려가 태상황을 부축하여, 침상에 눕혔다.그때 태상황을 놀래지 않게 하려고, 그는 태상황에게 수면을 돕는 탕약을 먹이었다. 그래서 지금 태상황은 아직도 깊이 잠들어 있었다.또한 만일을 대비하여, 태상황을 지붕 위에 숨겨두었다.--“셋째 형!” 부경리가 끝내 어두운 그 방에 도착했을 때, 그는 피범벅이 된 부진환을 보고 안색이 확 바뀌었다.부진환은 이미 숨이 간들간들했다. 그는 눈앞의 사람을 똑똑히 볼 수조차 없었으며, 의식이 몽롱한 상태에서 계속 무언가를 외치고 있었다.부경리는 황급히 앞으로 달려가 밧줄을 풀고, 그를 등에 업더니 말했다: “셋째 형, 다 지나갔소. 이제 괜찮소. 어서 상처를 치료하러 가지요.”말을 하며 부진환을 등에 업고 황급히 그곳을 떠, 궁에서 나왔다.부진환은 그의 등에 업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무언가를 외쳤다.부경리는 한참을 듣고서야, 그가 청연 두 글자를 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순간, 부경리의 마음은 몹시 착잡했다.“셋째 형, 걱정하지 마시오. 낙청연은 무사하오.”“낙청연은 곧 돌아올 것이요.”부경리는 부진환을 업고 섭정왕부로 돌아왔다. 섭정왕부 전체가 난리 났다. 부진환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분주히 의사를 불러들였다.부경리는 생각 끝에, 소유에게 송천초를 모셔 오라고 시켰다.낙월영은 부진환이 구조되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다급히 방 안으로 달려와, 손수건으로 부진환 얼굴의 핏자국을 닦아주며, 침상 옆에서 줄곧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왕야……”“어떻게 이럴 수가, 어떻게 이렇게 심하게 다칠 수가 있습니까……”낙월영은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부진환은 어렴풋이 깨어나, 희미한 그림자를 보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 “청연, 청연이냐……”이 말을 들은 그 순간, 낙월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