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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낙청연은 경계하며 낙월영을 등 뒤로 끌어당겼다.

태후는 그 장면을 보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별일이구나. 네가 스스로 나서서 낙월영을 보호하는 걸 보게 되다니. 낙월영이 널 어떻게 대했는지 잊은 것이냐?”

“낙월영을 내게 넘기거라. 내가 절대 편히 지내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낙월영은 바짝 긴장하며 낙청연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태후를 보았다. 낙월영이 태후의 손에 들어간다면 태후는 낙월영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낙월영을 이용해 부진환을 괴롭히고 조종할 것이다.

“낙월영도 어쨌든 섭정왕부의 사람입니다. 왜 태후 마마께 넘겨야 합니까?”

“죽인다고 해도 제가 직접 죽여야지요.”

태후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낙청연, 태상황의 명령을 핑계로 부진환을 지키는 건 그렇다 쳐도 낙월영까지 보호하려는 것이냐? 내가 그렇게 쉽게 속을 것 같으냐?”

낙청연은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날 선 눈매로 태후를 노려보았다.

“태후 마마께서 믿든 믿지 않든 상관없습니다. 믿지 못하겠다면 태상황께 확인해보면 되니깐요. 태상황께서는 태후 마마께서 궁금해하는 모든 것에 대답해드릴 수 있습니다.”

태후의 표정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지금 태상황을 찾아간다면 태상황은 낙청연을 도우려 할 것이다.

태상황이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해도 고개를 끄덕이거나 고개를 저을 수 있으므로 낙청연을 어찌할 수 없다.

“잘됐구나. 낙청연, 굳이 나와 척지겠다면 어디 한 번 지켜보마. 네가 태상황을 등에 업고 언제까지 거만 떨 수 있을지 말이다.”

“만약 태상황의 병이 확연히 호전되지 않는다면 넌 사지가 찢길 것이다!”

말을 마친 뒤 태후는 차갑게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낙월영은 그제야 안도하며 천천히 낙청연의 옷자락을 놓았다.

그녀는 복잡한 심경으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낙청연이 태후와 대거리하면서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지키려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낙청연은 낙월영을 데리고 그곳에서 벗어났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도 보았지? 엄씨 가문은 널 죽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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