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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태상황, 이제 글도 쓸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까? 왜 아직도 이렇게 힘을 못 씁니까, 주먹도 못 쥘 정도로 말입니다.”

태후는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그러나 달빛 아래, 태상황의 손목에는 은빛이 스쳤다. 그의 손목에는 바늘이 꽂혀 있었다!

부경리는 이 모습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지금 이게…”

낙청연은 곧바로 부경리의 입을 막으며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다.

부진환도 옥에 가둬졌으니 황상은 태후를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엄 태후에게 엿듣고 있다는 것까지 들키면, 둘은 죽은 목숨인 게 틀림없었다.

태후는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지금 걱정되는 건 제가 아니라…”

“그 섭정왕 아들, 부진환이라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그때 제가 그렇게 막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섭정왕으로 봉하여 우리 엄가를 상대하려 하지 않았습니까?”

“그 아이에게 큰 희망을 걸었겠지요. 여국의 그 요괴 같은 어미만 아니었다면, 왕좌에 앉을 사람은 제 아들 차례가 되지 않았겠지요.”

“황제가 되지 못하니 섭정왕으로 봉하여 권력을 나눈다, 참으로 묘한 생각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아이는 결국 패하고 말았군요.”

“지금 부진환은 옥에 가둬져 온갖 고문을 겪을 겁니다. 태상황의 병이 낫지 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둬 변경으로 유배시키겠습니다.”

“하지만 태상황의 병이 낫게 된다면, 목숨을 거둬 술안주로 만들어버릴 겁니다.”

태후는 다정하게 웃으며 나긋나긋하게 말했지만 악독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각도에서 태상황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태상황은 분노하고 증오에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음이 참 아프지요?”

“그럼 이걸 꼭꼭 숨겨두십시오. 낙청연에게 발견되는 날에는 그 아이도,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태후는 약이 든 병을 태상황의 베개 아래에 숨겨두었다.

낙청연의 생각이 맞다면, 그건 아마도 명왕익의 독일 것이다, 이는 태상황의 병을 더 위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태상황의 병이 낫지 않는다면 이를 빌미로 낙청연에게 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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