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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엄 태사는 그의 말에 살짝 놀라더니 이내 웃어 보였다.

그는 티 나지 않게 두 손을 등 뒤로 하여 뒷짐을 졌다. 그리고 턱도 살짝 쳐들면서 마치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듯이 위엄 있는 모습을 보였다.

엄 태사가 웃으며 말했다.

“폐하,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하지만 폐하께서 절 삼촌이라고 불러주셨으니 저 또한 삼촌으로서 인정을 고려해야겠지요.”

“폐하께서 섭정왕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겠다고 하셨으니 잠깐 멈추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폐하. 증거를 찾기 전까지 섭정왕은 무사할 것입니다!”

“밤이 깊었으니 폐하께서는 일찍 쉬십시오. 전 먼저 물러나 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엄 태사는 예를 갖춘 뒤 걸음을 옮겨 자리를 떴다.

옥에서 나온 엄 태사는 걸음걸이가 몹시 거만해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경리는 화가 나서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섭정왕이 옥에 갇히기 전, 엄 태사는 이 정도로 건방지지 않았다.

부진환이 옥에 갇히고 부경한 옆에 그의 힘이 되어줄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난 뒤 황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

부경한은 헐레벌떡 부진환에게 다가갔다.

“셋째 형님!”

“엄 태사가 벌써 형님을 고문하려고 할 줄은 몰랐소!”

부진환은 힘없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전 괜찮습니다. 저 때문에 그와 충돌할 필요는 없습니다. 괜히 궁지로 몰았다가는 폐하께 불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부경한은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여기서 나갈 방법이 있소?”

부진환은 무덤덤한 얼굴로 대답했다.

“낙청연에게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최대한 그녀에게 협조해주세요.”

그 말에 부경한은 다소 놀랐다.

“낙청연 말이오? 셋째 형님, 낙청연이 형님을 구할 것이라는 걸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것이오? 왜 이렇게 그녀를 믿는 것이오?”

부경리도 말했다.

“그러게요. 예전에 왕비를 그렇게 대했으면서, 제가 왕비라면 형님을 구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의 말을 들은 부진환은 속이 시끄러웠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낙청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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