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47화

진 어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낭자의 말에 따르겠습니다.”

낙청연은 부설루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고 돌아갔다. 다른 곳에 간 적은 없지만 그 소식은 아주 빠르게 퍼졌다.

낙해평은 그녀의 친아버지였다. 친아버지가 땅에 묻히는 날 딸인 그녀는 부설루에서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냈고 심지어 술을 마시며 경축했다. 그러니 좋지 않은 소문이 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낙청연은 신경 쓰지 않았다.

밤이 되어 섭정왕부로 돌아오니 낙월영이 서글피 울고 부진환이 옆에서 그녀를 위로하는 모습이 보였다.

낙청연은 신경 쓰지 않고 그들을 에돌아 처소로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부진환이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를 불러세웠다.

“멈추거라!”

고개를 돌리니 부진환의 잔뜩 좁혀진 미간과 날카로운 눈빛이 보였다.

“오늘 어딜 간 것이냐?”

“부설루에 갔습니다.”

낙청연은 덤덤히 대꾸했다.

“오늘 네 아버지가 땅에 묻히는 날인지는 알고 있느냐?”

부진환은 미간을 잔뜩 구기며 그녀를 보았다.

그곳에 가지 않은 건 둘째 치고 부설루에 가서 유유자적하게 놀다 오다니, 아버지가 죽어서 기쁘다는 걸 동네방네 알리는 일이 아닌가?

밖에서 좋지 않은 소문들이 돌고 있었다.

그는 낙청연이 왜 굳이 트집 잡힐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안다고 해서 제가 꼭 가야 합니까? 낙해평에게 그럴 자격이 있습니까?”

낙청연은 코웃음을 쳤다.

그녀는 낙해평을 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낙월영은 훌쩍이며 말했다.

“언니, 아버지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싶지 않더라도 왕야의 체면을 생각하셔야지요. 오늘 사람들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아십니까? 언니, 언니는 혼자가 아닙니다. 언니가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은 왕야를 떠올릴 것입니다.”

낙청연은 차갑게 웃으며 낙월영을 보았다.

“그렇게 왕야의 명성을 생각하면서 왜 낯짝 두껍게 왕부로 시집온 것이냐? 네 명성이 어떤지는 너도 잘 알고 있겠지. 너조차도 왕야의 명성에 먹칠할까 걱정하지 않는데 내가 왜 그래야 하느냐?”

낙월영이 무슨 자격으로 그녀의 앞에서 왕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